언리얼 엔진5와 '포트나이트' - 'PS'와 IP 인프라

[게임플] 글로벌 게임플랫폼 홀더와 물리엔진 제작사가 손을 잡았다.

에픽게임즈는 소니와 완구기업 레고의 모기업 커크비에게 총 20억 달러(약 2조 5천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통해 에픽게임즈의 기업 가치는 315억 달러(약 38조 원)으로 추산됐다. 

소니의 단독 투자액은 10억 달러였으며, 이번이 에픽게임즈를 향한 세 번째 출자다. 2020년과 2021년에도 총 4천 5백억 달러를 지불해 지분을 사들인 바 있다. 소니는 이제 에픽게임즈 지분 4.9%를 소유해 사업 협력에서 앞서나가는 위치에 서게 됐다. 

소니가 가진 노림수는 '메타버스'로 압축된다. 미래 엔터테인먼트 주도권을 쥘 가상공간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경쟁 플랫폼 홀더인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거대 인수합병을 통해 신사업을 준비하는 사이에서 에픽게임즈와의 궁합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언리얼 엔진5 데모 영상의 한 장면
언리얼 엔진5 데모 영상의 한 장면

에픽게임즈는 세계 최고 품질의 물리엔진을 구현하는 기업이다. 언리얼 엔진은 독보적인 그래픽과 편리한 개발 환경을 내세웠고, 소규모 개발사에 친화적인 구매 모델을 추가 도입하면서 시장을 선도했다. 특히 신형 엔진인 '언리얼 엔진5'는 루멘과 나나이트 등 AI를 활용한 최신 기술로 차세대 퀄리티를 갖춰 게임체인저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에픽게임즈의 중요 무기는 하나 더 있다. 게임 '포트나이트'다. 출시 후 2년 동안 약 9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고, 2020년 말 동시 접속자 1,5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최고 인기 게임의 자리를 증명했다. 

포트나이트는 게임뿐 아니라 소셜미디어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트래비스 스콧, 아리아나 그란데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포트나이트를 통해 가상공간 공연 투어를 펼치기도 했다. 메타버스 공간에 활용 가능한 틀을 모두 갖춘 셈이다. 

소니는 구동 플랫폼과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하드웨어 및 소프트 판매는 매년 상승세를 그렸고, 이에 힘입어 지난 연간 영업이익 1조 엔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PS5 역시 초반 공급 물량 난항에도 불구하고 작년 연말 기준 출하량 1,730만을 넘겼다.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유통하면서 쌓인 콘텐츠와 IP의 질과 양 역시 독보적이다. 여기에 PS VR 개발로 기틀을 다진 가상현실 기술, 전자와 금융 등 소니그룹이 가진 인프라가 에픽게임즈와 결합할 경우 시장을 뒤흔들 여지는 충분하다.

여기에 '레고'가 합류하면서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저연령층을 비롯해 폭넓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 포트나이트가 '로블록스'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면, 레고는 확장성 높은 콘텐츠를 그 속에 제공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밑그림은 서로 다른 형태를 띤다. 소니는 에픽게임즈 투자를 통해 게임과 음악, 소셜이 결합된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노리는 모습이다. 퀄리티와 창의력으로 뭉친 두 기업의 동맹 밑그림이 채색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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