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로스트아크 등 착한 과금으로도 매출 상위권을 달성하는 사례 점점 늘어나길 바라

[게임플] 최근 넥슨의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초반 흥행에 힘입어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2위에 등극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여타 모바일 게임과 비교하면 과금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줄여 화제를 모았다. 주요 과금 요소 중 하나인 '바인드 큐브'의 레어 아바타 합성만 봐도 성공률이 20%다.

당장 구글 매출 TOP10 모바일 게임 하나만 확률형 아이템을 살펴봐도 0~1%가 쉽게 보이는데, 종결 아이템 중 하나의 성공 확률이 20%라는 것은 비교적 높은 확률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높은 난이도로 게이머들에게 과금을 유도하는 구간이나, 강제로 특정 과금 아이템을 요구하는 방식을 지양해 이용자가 과금을 하지 않아도 온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과금 부담감을 줄인 요소 중 하나다.

게이머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극도로 낮은 확률에 익숙해진 탓인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확률형 아이템을 보면서 "착한 과금이다", "진짜 혜자네" 등 과금 요소에 대해 호평했다.

그런데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매출 2위 달성은 "잘 만든 게임의 경우 게이머들이 매출을 책임져 준다"는 공식을 입증한 대목이다.

비슷한 사례로 스마일게이트RPG의 핵앤슬래시 MMORPG '로스트아크'와 액토즈소프트가 국내 서비스하는 MMORPG '파이널판타지14 온라인'이 있다.

로스트아크의 경우 국내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 강화 시 특정 확률로 파괴되는 시스템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강화를 실패할 때마다 장인의 기운이라는 포인트가 점점 쌓이도록 만들었다.

해당 장인의 기운이 100%까지 도달하면 강화 확률도 100%로 변경돼 확정적으로 이용자가 다음 단계를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이는 강화 최종 단계인 25강까지 유효하다.

나머지 과금 상품도 비슷하다. 로스트아크의 경우 돈을 지불하면 승리하는 'Pay to Win(이하 P2W)'이 전혀 아니라고 볼 순 없지만, P2W보다는 플레이 시간과 육성 캐릭터 수에 따라 플레이 환경이 쾌적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특별한 과금을 하지 않아도 시간만 투자한다면 엔드 콘텐츠까지 올라갈 수 있고 이 시간이 다른 국내 MMORPG에 비해 단축된 편이다.

파이널판타지14 온라인의 경우 얼마 남지 않은 정액제 게임이다. 19,800원으로 게임 내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과금 요소라고 해봤자 외형 아이템 혹은 외형 변경 아이템 정도다.

두 게임의 특징은 모두 게이머들에게 '잘 만든 게임이다'라고 인정 받았다는 것이다. 덕분에 게이머들은 게임사가 과금을 유도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응원의 마음을 담아 유료 상품을 구매한다.

실제로 로스트아크는 시즌1 대비 신규 및 복귀 이용자가 대폭 유입했고 이와 비례해서 매출 또한 크게 상승했다.

이에 로스트아크 금강선 총괄 디렉터는 "유저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매출 17%를 포기하고 골드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겠다"고 전했는데, 유저들은 로스트아크에게 힘내라며 로아샵에서 판매하는 유료 상품과 특별 굿즈샵 상품들을 모두 구매해 보답했다.

아무리 첫 이미지로 잘 만들었다는 극찬을 받은 게임이라도 악랄한 과금 모델을 선보이고 이용자들에게 이를 강제로 구매하도록 유도한다면 평가는 상반된 방향으로 달라지기 마련이고 이용자들도 지갑을 열 때 얼굴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재미있고 만족도가 높은 게임을 선보인다면 자연스럽게 게임사 자체 팬층이 형성되고 게이머들의 지갑은 기분 좋게 열린다"

지난해 정부에서도 게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를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고 수많은 게임 전문가들도 "국내 게임들의 확률형 게임 구조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로스트아크, 파이널판타지14 온라인이 현재 게임업계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한 셈인데, 앞으로도 해당 게임들이 보여준 과금 모델 방향성을 토대로 더욱 발전해 게이머들과 게임사가 모두 웃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게임 시장이 형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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