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 돌보고, 긴 성장을 누리고 싶다면 꼭 맞는 게임

[게임플] 지향점이 여느 게임보다 선명했다. 실제 플레이에서도 성공적으로 드러났다.

모아이게임즈가 자사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 '트라하 인피니티'를 2월 9일 출시했다. 출시 전부터 강조한 부분은 '모바일 최적화'였다. 간단한 조작으로 무한한 성장을 제공하고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편의성을 강조했다.

트라하 인피니티는 화려한 컨트롤의 재미나 깊은 전략성을 원하는 유저를 처음부터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대신 짧은 시간을 활용해 무한한 성장 경험을 얻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었다.

평가 기준도 게임 정체성에 맞추는 것이 옳다. 게임의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적은 터치로 편리하게 성장할 수 있는지, 성장에 따른 체감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 과금에 따른 성장 격차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가 주목할 관점이었다.

게임 실행과 함께 만나는 비주얼은 준수하다. 전작과 같이 언리얼엔진4 기반으로 미려한 세계관을 구성했고, 사냥터마다 개성 있게 유저 캐릭터를 맞이하는 적들의 모델링도 훌륭한 디테일을 가졌다. 최상급 그래픽은 아니지만, 최적화를 비롯한 서비스 환경은 분명 그래픽 대비 뛰어나다.

자동 사냥 중심으로 기획했지만 전투 연출도 기대 이상이다. 주로 리퍼 플레이를 했는데, 스킬을 발동할 때 회전하거나 뛰어오르는 역동적 모션과 순간적인 줌인-줌아웃 연출이 어우러지면서 만족스러운 타격감을 형성한다.

게임의 핵심인 성장 시스템은 여러 갈래로 가지처럼 뻗어나간다. 코어 강화와 아이템 강화, 펫과 탈것, 카드, 업적, 던전 탐험 보상을 완수할 때마다 레벨 및 전투력은 계속 오른다. 초반은 쉴 틈 없이 새로운 시스템이 열려서 어지러울 정도다.

하지만 트라하 인피니티의 최대 미덕은 이런 다양한 강화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 메뉴가 터치 한 번에 자동으로 강화될 정도로 극한의 편의성을 자랑한다. 하나를 강화하고 있으면 또 다른 성장거리가 생길 만큼 템포 역시 빠르다. 대부분 인게임 사냥에서 쉽게 드랍되는 재료라는 것도 좋은 배려다.

글자 그대로, 전투력은 '쉴 틈 없이' 오른다
글자 그대로, 전투력은 '쉴 틈 없이' 오른다

소울메이트 시스템은 트라하 인피니티 사냥의 꽃이다. 시간당 소울포인트를 지급하면 다른 유저의 비동기화 캐릭터를 인공지능으로 불러와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소울메이트들은 정해진 대사들을 채팅으로 보여주기도 해서 그것을 감상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출시 전 개발진의 말대로 2인 파티를 구성해 다니는 데는 무과금으로도 큰 문제가 없었다. 만약 사냥을 돌릴 시간이 부족하고 짧은 시간에 고효율을 봐야 한다면, 몇 시간 4인 파티도 가능하다. 소울포인트를 추가로 얻을 콘텐츠도 꾸준히 열려 있다.

접속하지 않고 있을 때도 일정 시간 경험치를 주는 명상 시스템도 유용하다. 어느 정도 방치 플레이를 허용하는 게임 분위기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명상으로 오르는 경험치와 성장도 역시 기대보다 큰 편이다. 

명상은 인게임에서 아무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진입한다
명상은 인게임에서 아무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진입한다

빠른 성장과 편리한 성장을 충족했다면, 다음 단계는 성장에 따른 만족감 제공이다. 이 면에서도 최고급은 아니지만 충분한 수준으로 보상을 주고 있다.

사냥터 점령전은 실질 이득과 감성적 만족감을 동시에 주는 흥미로운 콘텐츠다. 원하는 사냥터를 골라 그곳을 점령한 유저의 비동기 데이터와 1:1 전투를 펼치는데, 사냥터는 전투력별로 분포되므로 저렙 유저도 큰 부담이 없다. 

점령에 성공하면 그 사냥터 앞에 유저 캐릭터를 본딴 동상이 세워지며, 이것을 지켜보면서 기념 사진을 남기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게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부분을 대부분 제거했기 때문에 편하게 만족을 느끼는 방식이다.

성장을 숫자와 그래프로 보여주는 것도 재미있다. 내 레벨과 전투력이 얼마나 오르고 있는지 일별 추세 통계로 확인할 수 있고, 서버별 유저 평균치도 함께 비교가 된다.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한편, 성장 동기부여를 다지는 계기로 작용한다.

소울메이트는 자기 재화 상황에 맞춰 파티 수준을 선택할 수 있다
소울메이트는 자기 재화 상황에 맞춰 파티 수준을 선택할 수 있다

트라하 인피니티가 기왕 선명한 정체성을 갖춘 만큼, 그 특징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보인다. 지금의 간략한 터치 성장도 더 최소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은 아이템 도감이다. 하나하나 항목 필터를 다시 누르고 등록할 아이템을 채워넣어야 하는데, 게임의 정체성에 비해 귀찮은 편이다. 지정 등급 이하의 장비는 자동으로 도감에 등록되거나 하는 옵션이 생긴다면 좋을 것이다. 아이템 강화도 마음만 먹으면 더 간략화할 만한 부분이 드러나 있다.

과금은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있다. 과금을 전혀 하지 않아도 무한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 무과금으로 플레이해본 결과, 게임의 기반 시스템에서 어떤 플레이로도 시간에 따른 성장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확인된다.

다만 과금을 했을 경우 성장폭이 기본부터 달라지는 점은 장기 운영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유저들의 과금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쉬지 않고 성장하다 보니 아주 미세하게만 상승폭이 커져도 나비효과가 되어 시간이 흐를수록 큰 차이가 나는 현상이 보인다. 특정 성장 체크포인트에서 어느 정도씩 차이를 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까마득한 전투력의 사냥터들이 유저를 기다리는 중
까마득한 전투력의 사냥터들이 유저를 기다리는 중

겨냥하는 유저층 범위가 선명하기 때문에 추천도 쉽다. 만일 긴 시간 컨트롤이나 머리를 사용하기 부담스럽고, 틈틈이 짬을 내서 돌보는 것만으로 MMORPG 속 성장을 끊임없이 느끼고 싶다면 트라하 인피니티는 안성맞춤 게임이다. 

군단 관련 콘텐츠도 업데이트가 기대되는 대목이자, 향후 핵심 엔드콘텐츠로 보인다. 아직도 열려야 할 지역이 까마득하게 많은 만큼, 편안한 캐릭터 성장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라하 인피니티는 '무한'을 전면에 내걸고 등장했다. 그리고 무한한 성장을 제1 목표로 시스템을 완성시켰다. 앞으로 긴 시간, 그 무한을 충족시킬 수 있는 운영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