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메이플 비숍 DPM 논란' 각종 RPG 개발사에게 숙제로 남아있는 딜러와 서포터의 관계

기사 요약

- 최근 메이플스토리에서 모험가 리마스터 이후 '비숍' DPM으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서포터와 딜러의 관계를 과연 게임사들이 어떻게 해결할 지 게이머들의 관전 포인트로 자리를 잡았다.

[게임플] RPG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한다.

보통 화력을 담당하는 딜러와 적의 공격을 대신 맞아주면서 파티원을 보호하는 탱커 그리고 이들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포터'가 있다.

여기서 서포터는 일반적으로 파티원 치유에 특화된 힐러, 파티원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버퍼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파티원들을 도와주는 플레이가 취향에 맞는 유저라면 서포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RPG에서는 다른 유저들과 함께 공략하는 MMO 형태의 파티 콘텐츠도 있지만, 자신만의 능력으로 공략해야 하는 솔로 콘텐츠가 존재한다.

그리고 대부분 이러한 솔로 콘텐츠들은 보통 보스를 혼자 공략하거나 어떤 콘텐츠를 혼자 등반하는 등 일정 수준의 화력을 요구하는 콘텐츠가 많다. 로스트아크의 타워, 메이플스토리의 제네시스 무기 해방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때 서포터들은 특성상 자체 화력이 낮기 때문에 솔로 콘텐츠를 공략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서포터 유저 입장에선 게임에 존재하는 콘텐츠를 온전히 즐기지 못해 불만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서포터의 경우 파티 콘텐츠 입장이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탱커와 서포터를 즐기는 유저 수가 딜러 유저 수에 비해 현저히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즉, 개체 수가 많은 딜러들은 파티 입장 시 치열한 스펙 경쟁을 펼쳐야 하고 서포터들은 파티 입장이 비교적 자유로운 대신 솔로 콘텐츠 혹은 도우미(버스) 콘텐츠에 불리하다.

동일한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 서로가 불합리함을 지녔기에 어느 한 쪽을 만족시키면 다른 쪽에서 불만이 새어나오게 되는 구조라 볼 수 있다.

최근 메이플스토리에서 이 관계로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 지난 1월 27일 모험가 리마스터를 진행하면서 서포터 포지션인 '비숍'의 화력이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이는 특정 딜러 직업의 화력을 상회할 정도라는 의견이다.

모험가 리마스터 이전에는 제네시스 무기 해방 퀘스트를 1인 고정에서 최대 2인으로 변경하기 전까지 '비숍'은 해방 퀘스트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상위권 비숍 유저들은 자유 전직을 통해 아크메이지(썬·콜) 혹은 아크메이지(불·독)으로 변경한 후 해방 퀘스트를 공략해야 했다. 

비숍 유저 입장에선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서포터라고 해도 같은 비용을 투자해 세팅했는데, 최상위 콘텐츠를 즐길 수 없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정상이냐는 불만이다.

메이플스토리 김창섭 기획팀장도 이를 인지하고 인터뷰 당시 "비숍의 문제점은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다"며 "모험가 리마스터 이후에는 비숍의 플레이 방식에 따라 화력적으로 큰 도움을 주는 동시에, 솔로 콘텐츠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김 팀장의 답변대로 모험가 리마스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벤전스 오브 엔젤, 인피니티, 언스태이블 메모라이즈(메모리 초이스)의 효과 상향에 힘입어 비숍의 솔로잉 능력이 크게 상승했고 덕분에 진 힐라 해방 퀘스트도 무난하게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결과 "파티 입장도 쉬운 서포터가 솔로 콘텐츠도 잘 해내면 딜러를 왜 키우는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해방 퀘스트를 여전히 버거워 하는 딜러 직업 입장에선 당연한 불만이다.

딜러 입장에선 서포터가 딜러의 영역에 발을 들인 만큼 딜러도 서포팅 능력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할 수 있어 현재 커뮤니티에서는 비숍 하향, 현상 유지, 밸런스 조정에 대한 찬·반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전세계 그 어떤 RPG도 답을 찾아내지 못했다. 전세계 MMORPG 중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파이널판타지14 온라인'도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완벽하게 해결하진 못한 상황이다.

국내 최고의 흥행력을 보여주는 로스트아크에서는 서포터인 바드, 홀리나이트가 서포터 세팅으로는 타워, 권좌의 길, 카오스 던전 보스 구간 등 솔로 콘텐츠를 여전히 공략하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DPS 세팅을 개별적으로 마련하는 서포터 유저들도 종종 보이는데, 과거부터 꾸준하게 언급됐던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을 미뤄보면 딜러와 서포터 영역의 구분선으로 보여진다.

최근 등장한 서포터 클래스인 '도화가'는 서포터라고 보기엔 DPS가 높은 편이라며 논란이 되곤 했지만, 도화가 역시 DPS 세팅을 하지 않으면 솔로 콘텐츠를 즐기기엔 무리가 있어 다른 주제다.

국내 대표 RPG인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버퍼들의 솔로 콘텐츠 플레이를 원활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아이템에 버퍼 전용 옵션을 추가했다.

그리고 파티 모집 시 버퍼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숙련 파티 시스템으로 버퍼의 모집을 최소화시켜 딜러들의 파티 콘텐츠 플레이 환경까지 개선했다.

하지만 이것이 확실한 대처법이라 볼 순 없어 던전앤파이터 측은 "앞으로도 이 부분에서 다양한 시도를 보여줄 것이다"고 예고했다.

즉, 메이플스토리 개발팀도 모험가 리마스터 이후 이 부분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야 할 시기다.

다행히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상위 보스 외 사냥과 보스를 대부분 혼자서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 난이도가 다른 RPG에 비해 수월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비숍을 예전처럼 하향하라는 의견은 아니다. 모험가 리마스터와 함께 진행했던 전 직업 밸런스 조정 패치처럼 유저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딜러 직업군이라면 비숍보다 확실하게 높은 DPM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서 메이플스토리 개발팀이 과거와 다르게 주기적인 밸런스 조정을 통해 유저들의 만족도를 충족시켜 나갈 거라 약속한 만큼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재차 강조했듯이 서포터와 딜러의 관계는 모든 RPG 개발사가 극복하지 못한 영역이다. 이 부분을 고민하지 않기 위해 직업에 따른 역할을 구분하지 않는 시도도 보였지만, 글로벌 흥행 RPG 라인업을 살펴보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협동을 강조하는 RPG에서 역할 구분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이에 따른 각 게임사들의 개선안이 RPG 팬들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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