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넘어 '진짜 전성기'로... V 익스텐션2의 품질과 정성

[게임플] 2017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가 PS4 플랫폼에 출시될 때를 기억한다.

이전까지 '디제이맥스(디맥)'는 추억에 묻힌 IP였다. PSP와 아케이드 시대에 최고의 국산 리듬게임으로 수많은 명곡을 배출했지만, 그뒤 발전 없이 정체되면서 명맥이 끊긴 적도 있었다. 리스펙트 발표 당시에도 별 기대 없이 '추억팔이'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디맥 리스펙트는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신곡들의 질과 양은 기대를 뛰어넘었고, 과거 리소스도 현시대에 맞게 충실히 복원됐다. 팬서비스 콘텐츠와 사후지원도 오래 기다린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이후 '리스펙트 V'로 PC 스팀판이 이식되면서, V 익스텐션이라는 이름의 오리지널 신곡 DLC도 함께 출시됐다. 리스펙트 V로 인해 '디맥'은 진짜 전성기를 맞이했다. 2003년부터 이어진 모든 시리즈를 통틀어 역대 최다 판매량과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 출시된 'V 익스텐션2' DLC는 디맥이 왜 최고 전성기를 맞이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신규 DLC는 항상 평가가 좋은 편이었지만, 이번은 한 단계 진화했다는 말이 적절하다. 또한 그동안 쌓아온 게임 시스템도 시너지를 발휘한다.

V 익스텐션2는 총 20곡의 오리지널 신곡을 포함한다. 그동안 신곡들은 리듬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몇몇 장르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번은 그동안 디맥 시리즈에서 체험하기 힘들었던 장르와 분위기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빠른 템포의 정통 재즈 장르 'Red Eyes', 유로비트와 유쾌한 가사를 결합한 'Over Me', 하드코어 록과 EDM이 결합된 'Won't Back Down', 유명 래퍼 영 잔디스가 참여한 덥스텝 힙합 'Zero to the hunnit' 등 생소하면서도 최상급 품질로 제작한 곡이 수록곡 전반을 채운다.

플레이 뒤편에서 영상을 통해 분위기를 살려주는 BGA의 발전도 매번 언급됐지만, 이번에 특히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 제작한 흔적이 느껴진다. 애니메이션 효과와 연출 구성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예컨대 'Underwater Castle'같은 곡에서 표현한 BGA 내러티브는 예술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큰 영향을 주는 채보 패턴 역시 신선한 시도로 가득하다. 비교적 정성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5버튼이 특히 다채롭게 보강됐고, 8버튼은 그동안 보지 못한 패턴으로 뜻밖의 즐거움을 준다. 물론 입문자들이 편하게 칠 수 있는 쉬운 채보도 모두 준비되어 있다.

시즌패스는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동시에 플레이 동기를 불어넣는다
시즌패스는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동시에 플레이 동기를 불어넣는다

디맥 시리즈의 품질 발전은 개발 시스템의 정착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 개발 스튜디오와 퍼블리싱의 관계는 이상적이다. 네오위즈는 스팀 배급과 마케팅 등 유통 전반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면서도 개발 내용은 관여하지 않는다. 자회사이자 개발사인 로키 스튜디오는 철저하게 개발에 전념하면서 유저와의 소통도 직접 맡고 있다.

스팀 리듬게임의 한계를 벗어내고, 지속 가능한 과금모델로 팬들을 만족시킨 것도 성장의 비결이다. DLC 가격은 유저들의 불만이 없을 만큼 합리적이고, 시즌패스는 게임성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 수집욕을 자극하는 스킨을 보상으로 걸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유튜브에 디제이맥스 아카이브 채널(DJMAX ARCHIVE)을 신설하고 신곡들의 영상을 따로 업로드하는 움직임도 의미가 깊다. 이 채널은 유저 및 리스너들의 음악 재생리스트로 활용되는 동시에, 게임 자료를 간직하는 보관함의 역할도 한다.

사장됐다고 생각했던 한국 PC 리듬게임은 스팀을 통해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이지투' 시리즈 역시 오랜 암흑기를 끝내고 '이지투온 리부트'를 출시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두 게임은 지금도 선의의 경쟁을 거듭하면서 유저 만족을 위해 게임 개량을 계속하고 있다.

과거 국산 리듬게임의 태동기와 암흑기를 대조하면서 V 익스텐션2 DLC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시대에 뒤떨어진 줄 알았던 게임성은 오히려 최신 트렌드로 빛나고 있다. 지금의 발전이 시장 확대로 계속 이어지길, 그리고 부활을 꿈꾸는 또다른 게임들도 이와 같은 발전을 벤치마킹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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