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를 초월한 신규 프로젝트 '그랜드크로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게임플] 넷마블의 목표는 미디어 경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27일, 4년 만에 넷마블이 NTP를 개최했다. 공개된 신작 숫자는 그동안의 공백을 반증하듯 20종에 달했다. 방준혁 의장은 단상에 올라 블록체인을 동반한 메타버스 사업의 거대한 그림을 오랫동안 설명했다.

행사는 질의응답을 포함해 2시간 반에 걸쳐 진행됐다. 긴 시간 수많은 발언 가운데, 내용의 핵심은 IP 보유였다. 넷마블이 오랜 기간 안고 있던 숙제와 연결된다. 

넷마블은 외부 IP를 모바일에서 살리는 능력이 탁월했다. '일곱개의 대죄'는 모바일에서 놀라울 만큼 진화된 카툰 그래픽과 최적화를 동시에 보여줬다. '제2의 나라' 역시 콘솔 원작에 밀리지 않는 풍경을 모바일 멀티플레이 화면에 담았다.

하지만 이런 작업은 한게가 있었다. 넷마블의 높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항상 비슷한 규모 게임사들 중 압도적으로 적었다. 성공한 게임을 다른 영역으로 활용하는 일도 제약이 생겼다. 직접 넓히고 키워나갈 수 있는 재료가 필요했다. 

미디어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다. 진화를 위해서는 IP를 직접 들고 있어야 했고, 플랫폼의 영역을 모바일에서 넓혀야 했다. 제 5회 NTP는 그 과제를 반영하고 있다. 신작 중 자체제작 IP는 65%, 20종 중 13종이었다. PC와 콘솔 크로스플랫폼도 크게 늘었다.

넷마블의 현재 위치와 미래 목표를 겹쳐봤을 때, 시선에 들어오는 낯선 타이틀 하나가 있다. '그랜드크로스'. 넷마블에프앤씨가 멀티플랫폼으로 개발 중인 대형 IP다. 

그랜드크로스는 시리즈물을 넘어 미디어를 아우르는 유니버스로 설계를 시작했다. 게임 외 웹툰, 웹소설과도 연계해 대형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게임은 현재 스트리밍 소재 수집형 RPG '그랜드크로스 S', 글로벌 실시간 전략게임 '그랜드크로스 W' 2종이 공개됐다.

그 설계는 이미 진행 중이었다. 작년 8월 카카오페이지에 출시된 웹소설 '현재 멸망 n% 진행 중'은 죽으면 계정이 삭제되는 게임 '그랜드크로스'를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참여하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밖에도 장르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그랜드크로스 세계관 속 다양한 작품이 얽혀나갈 계획이다.

작품 기획 단계부터 거대한 미디어 세계관을 설계하는 방식, 해외에서는 이미 낯설지 않은 프로젝트다. 반면 국내는 일단 작품 하나를 출시하고, 흥행 여부에 따라 뒷이야기를 새로 구상해야 하는 형태가 많았다. 

그랜드크로스의 지향점이 또렷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보는 게임'이 설정으로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 실제 인플루언서와 결합하는 콘텐츠도 필요하며, 최대한 현실과 가상을 가까운 거리에서 엮어야 한다. 

현재 밑그림은 그 숙제를 차근차근 실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넷마블의 첫 시도는 가치가 크다. 시작부터 치밀하게 완성된 '뉴 월드'를 한국 게임계에서 만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가 생긴다.

메타버스는 플랫폼 위의 플랫폼이다. 거대한 세계관 하나가 자리잡고 있고, 그 안으로 PC나 모바일 등 디바이스를 초워한 콘텐츠들이 모여 사회 생태계를 이루는 형태다. 방준혁 의장이 메타버스를 "두 번째 현실"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현실을 새로 창조하는 대작업이 실현까지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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