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안내부터 시스템 통일 등 명확한 기준 필요

[게임플] 셧다운제를 대체하는 게임시간 선택제가 곳곳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게임시간 선택제는 부모 등 법정대리인과 만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의 요청에 따라 게임 이용 시간을 원하는 시간대로 설정할 수 있는 제도다. 이는 2012년부터 존재했으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해당 제도는 얼핏 보면 게임 이용 시간을 강제적으로 지정해주던 셧다운제와 비교해 자율성이 부여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또한 게임시간 선택제는 부모 혹은 자녀가 직접 게임사별로 제공하는 사이트에 방문해 신청한 다음부터 이용 제한 시간이 적용되는데, 신청 양식 및 시스템 등이 제각각이다 보니 이를 이용하는 부모와 자녀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아울러 하나의 게임사에서 신청하면 모든 게임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사마다 따로 신청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불편함을 야기한다.

이에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게임사별로 신청하던 게임시간 선택제를 게임문화재단이 일괄적으로 신청을 받고 적용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다만, 원스톱 서비스는 현재 정부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단계에 있다. 아직 개발조차 시작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정부가 처음으로 원스톱 서비스에 대해 언급한 시기는 작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할 당시라는 걸 생각하면 늦다.

현재 게임문화재단은 게임시간 선택제 원스톱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알림과 함께 일부 게임사들의 게임시간 선택제 사이트로 바로 이동하는 서비스를 임시로 제공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게임문화재단 관계자는 “예산을 배정받는대로 원스톱 서비스 제작에 착수할 예정이다"며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 초에 오픈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게임시간 선택제의 또다른 문제점은 어디까지나 PC 온라인 게임에만 적용되는 부분이다. 즉 모바일 게임이나 패키지 게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자녀들은 셧다운제가 시행되던 시기에도 게임 이용을 차단당하면, 셧다운제 영향을 받지 않는 모바일 게임이나 스팀 게임을 즐기는 편법을 사용했다.

게임시간 선택제도 마찬가지다. 해당 제도는 현재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라이엇게임즈 등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 중인 게임사들만 시행되고 있어 정해진 이용 시간 외에 모바일 게임, 스팀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건 여전하다.

콘솔 게임들은 자체적으로 자녀의 게임 이용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어 게임시간 선택제와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게임시간 선택제는 셧다운제를 대체하기 위해 구색만 갖췄을 뿐 내실이 없는 상태다.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게임시간 선택제를 정부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