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게임사가 유저들과 교감을 나누면서 함께 발전하는 방향을 선호하는 만큼 실시간 쇼케이스도 필수 조건으로 요구돼

기사 요약

- 최근 검은사막,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로스트아크 등 국내 주요 게임들의 온라인 쇼케이스가 진행된 가운데,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하는 쇼케이스 방식이 유저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으면서 대세 메타로 자리를 잡고 있다.

[게임플] 최근 게임업계에 유저들과의 소통 활동이 강조되면서, '실시간 라이브' 쇼케이스의 중요도가 한껏 높아졌다.

대부분 여름, 겨울 시즌 단위로 진행되는 게임 쇼케이스는 게임의 업데이트 내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무대다.

해당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입장에선 미래에 어떤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지 미리 알 수 있는 시간인 만큼 쇼케이스에 대한 기대감은 매번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본래 국내 게임들의 쇼케이스는 오프라인 행사장에 유저들을 초청해 녹화 방송으로 업데이트 내용을 발표한 이후 궁금한 사항들에 대해 개발자들이 답변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즉, 업데이트 내용을 발표하는 쇼케이스와 유저들과 소통하는 간담회가 하나로 합쳐져 순차적으로 진행됐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각종 오프라인 행사가 제한되기 시작했고 게임사들도 녹화 방송으로 발표 내용만 소개하는 형태의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그 중에서 로스트아크 금강선 총괄 디렉터는 실시간 쇼케이스 방식을 고집했다. 실시간 발표는 방송 도중 예상하지 못한 이슈가 발생해 흐름이 끊길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이 있지만, 진솔한 소통과 게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선 직접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금 디렉터는 자신의 언변 능력을 이용하게 활용했다. 로아ON을 진행할 때마다 유저들을 감동시켜 몇 시간 가량의 발표에 빠져들게 만드는 그의 빌드업과 멘트는 현재 게임업계 소통 메타에 최적화된 능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비슷한 사례로 던전앤파이터의 윤명진 총괄 디렉터가 있다. 지난 8월 던전앤파이터의 지휘봉을 잡은 윤 디렉터는 온라인 간담회 '던파로ON'에서 물 만난 고기 마냥 던전앤파이터의 현 문제를 진단하고 자신이 구상하는 던전앤파이터의 미래를 유저들과 공유했다.

그리고 이번 2021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 'THE NEXT THING'에서도 그의 언변 능력은 유저들에게 통한 분위기다.

분명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의 첫 발표까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윤 디렉터가 업데이트 내용에 대한 의도를 설명하고 유저들이 납득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명확하게 이유를 밝히면서 유저들도 긍정적인 시선으로 행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해외 게임 중에선 스퀘어에닉스의 대표작 '파이널판타지14 온라인' 개발 총괄 요시다 나오키 P/D의 레터라이브가 유명하다.

수년 동안 파이널판타지14 온라인의 주요 소통 채널 중 하나로 자리를 잡은 레터라이브는 실시간 방송으로 업데이트 내용을 소개하고 직접 유저들과 소통하는 글로벌 대표 라이브 소통 프로그램이다.

레터라이브의 정신은 한국 서비스에도 호응을 얻었다. 최정해 한국 운영 프로듀서를 필두로 진행되는 한국판 레터라이브, 빛의영자 시리즈는 한국판 유저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제공하는 일등공신 소통 창구로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블리자드의 대표 행사 '블리즈컨'도 마찬가지다. 각 게임 수장들의 라이브 퍼포먼스가 유저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진솔하게 다가간다는 효과를 제공해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더 뜨겁게 달구는 매개체로 작용했다.

그렇다고 녹화 방송 형태의 쇼케이스가 무조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간에 예상치 못한 이슈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핵심 내용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만큼 이해도와 집중도를 한껏 높일 수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 첫 공개 사건을 생각해보자. PC 게임 '디아블로4'를 기대한 유저들 앞에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을 공개한 순간 도서관처럼 싸늘해지는 그 분위기는 유저들은 물론, 발표하는 디렉터도 당황하게 만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속도가 가속화됐고 이와 비례해서 게임사들도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업데이트 분량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리고 그 내용이 많아지는 만큼 핵심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녹화 방송 쇼케이스만으로는 개발 의도를 충분히 밝힐 수 없고 유저들을 이해시키기도 어려워졌다.

즉, 금강선 디렉터, 윤명진 디렉터, 요시다 나오키 P/D 등과 같이 언변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직접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실시간으로 유저들과 마주해 발표하는 퍼포먼스가 각 게임 수장들의 필수 조건이 됐고 그 능력이 부족하다면 끌어올리는 것이 의무화된 것이다.

정보 공유 수단이 점점 확장되면서 게임과 게임을 서로비교하는 유저들이 많아졌고 이제는 전 세계 게임 산업의 메타이자,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특정 게임을 야속하게 느끼는 것보다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피드백하고 그것을 신속하게 보완하는 운영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인데, 이에 따라 앞으로 게임 쇼케이스들이 어떻게 발전할 지에 대한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업계 관계자들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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