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유해물질'에서, 미래 '신기술' 선봉으로

[게임플] 서서히 바뀌고 있었다. 2021년은 그 변화의 바람이 피부에 와닿은 해다.

올해 게임계에 일어난 최고의 화제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였다. 제도를 향한 비판은 점차 커져왔고, 마인크래프트 사태에서 촉발된 목소리는 국민청원 12만명으로 드러났다. 결국 정부 추진과 국회 동의를 거쳐 '10년 악법'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셧다운제 폐지가 현재 게임산업에서 실질 효과가 엄청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게임을 둘러싼 사회의 시선이 조금씩 해동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게임은 오랜 시간 청소년으로부터 최대한 막아야 하는 '악역'이었다. 셧다운제 역시 청소년 수면권 보장이라는 명목과 게임을 향한 몰이해로 만들어졌다. 게임을 마약과 알코올 같은 선상에서 관리하려는 4대중독법이 추진된 적도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게임 인식 변화는 그보다 빨랐다. 

게임은 성별과 세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기는 여가생활로 자리잡았다. 모바일게임 발전이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콘솔 플랫폼의 이용률과 인지도 역시 급상승했다. 스트리밍 등 게임 활용 콘텐츠 시장도 빠르게 커졌다.

■ '신세계'의 중심에 게임이 있다

그리고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떠오른 '언택트' 개념이 단기 유행을 넘어 사회문화의 물결이 됐다. 모든 신기술이 게임과 연결되는 '전환점'이 탄생한 것이다.

게임이 차세대 기술의 산파가 된 신호탄은 인공지능(AI)이었다. 금융 보안에서부터 시작해 시장조사, 사무 업무, 고객 지원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분야에 AI가 뿌리내렸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한 분야가 게임 개발과 이용 과정, 그리고 게임사들의 기술력이었다.

실물경제를 위협하기 시작한 가상경제는 올해 들어 게임으로 '동작'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 게임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본격적 흥행이 벌어졌고,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P2E' 개념이 새롭게 떠올랐다.

NFT 대상은 자원이나 개별 아이템을 넘어 더 큰 개념으로 서비스됐다. '미르4'는 최근 게임 캐릭터의 NFT화를 통해 캐릭터 전체 소유권을 인정받고,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가상경제의 무대가 완성된 것이다.

■ 경제의 경계, 문화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 모든 것들은 게임계에서, 그리고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2021년 들어 전세계 기업과 대중들에게 이 게임의 법칙이 각인됐다. 현실과 다른 가상세계의 동작, '메타버스'라는 이름을 통해서다.

메타버스 열풍을 일으킨 로블록스 시가총액은 한화로 50조를 넘었다. 국내외 게임사들은 일제히 NFT 게임 개발 계획을 발표하거나, 이미 서비스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상경제의 정책 방안은 2022년 가장 뜨거운 담론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환점을 이제 넘었다는 것은, 나아가야 할 길이 여전히 남았음을 뜻한다.

단지 길의 방향이 예전과 다를 뿐이다. 게임은 영화, 드라마, 연예, 문화콘텐츠와 접목되고 있다. 메타 아이돌과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모든 엔터테인먼트가 융합되는 미래 문화콘텐츠를 반영하고 있다. 

지금 게임계 신기술은 2021년과 2022년 사이 어느 중간 지점에 있다. 가상세계라는 날개를 달고 게임계가 어디까지 비행할 수 있을지, 그 규모가 얼마나 팽창할지는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한 가지 확신은 할 수 있다. 게임 시장은 곧 미래 화두의 주인공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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