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수록 향상되는 모습으로 흥행 불러온 글로벌 MMORPG

[게임플]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어져 온 연대기가 막을 내렸다.

스퀘어에닉스의 MMORPG ‘파이널판타지14’ 최신 확장팩 ‘효월의 종언’이 지난 3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효월의 종언은 파이널판타지14 1.0 버전이 출시됐던 2010년부터 현재까지 약 11년간 진행된 ‘하이델린과 조디악’이라는 거대한 서사시를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4번째 확장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면서 기존에 정해진 예정보다 출시일이 밀려나고, 재택근무 등 다양한 요인이 겹쳐지면서 출시 전만 하더라도 필자를 포함 많은 게이머들이 확장팩 완성도에 대한 걱정이 높았다.

이는 출시 직전에 한 번 더 연기됨에 따라 불안감은 더욱 상승했다. 하지만 막상 효월의 종언이 출시되고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왜 그렇게 연기를 하면서 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지 알 수 있었다.

※ 해당 리뷰는 스토리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11년의 여정을 막힘 없이 풀어낸 '스토리'

효월의 종언은 크게 제노스와 파다니엘의 뒤를 쫓아 부활한 조디악을 막아내는 1부와 세계의 종말을 막기 위한 여정을 그린 2부로 나뉜다.

처음엔 메인 시나리오 마지막에 조디악을 토벌하면서 평화를 되찾는 스토리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스토리 초반부터 파다니엘과 제노스가 조디악이 봉인된 달로 넘어가 봉인을 해제하고, 파다니엘이 자신의 몸을 희생해 조디악으로 부활한 것이다.

이번 스토리의 최종 보스로 등장할 것이라 생각했던 조디악이 생각보다 허무하게 퇴장하면서 이후 어떤 스토리가 전개될지 궁금증이 커졌다.

달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을 시작으로 세계의 종말을 마주하고, 종말을 막고자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거나 우주로 여행을 떠나는 등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큰 틀만 놓고 보면 이야기에 개연성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스토리를 들여다보면 왜 종말을 막기 위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했으며, 우주로 떠나게 됐는지 하나하나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이델린과 조디악 스토리를 확실하게 끝내기 위해 다양한 설정과 스토리를 부연 설명하다 보니 이야기의 규모는 이전 확장팩들과 비교했을 때보다 훨씬 방대해졌다.

최대한 불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생략하면서 풍맥만 챙겨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타임이 30시간을 훌쩍 넘겼다. 주변에 스토리를 모두 보지 않고 풍맥만 챙긴 사람조차 약 16시간 정도 소요됐다고 할 정도다.

효월의 종언에서 처음으로 추가된 동행 퀘스트는 NPC와 함께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특정 포인트에 도착할 때마다 대화를 진행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마치 혼자서 즐기는 콘솔 게임에서 NPC와 같이 길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느낌을 준다. 중요한 대화보다 일상 대화를 통한 스토리와 설정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 점에선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NPC와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쫓아오는 것을 포기하고 퀘스트 시작 지점으로 되돌아 가 다시 말을 걸고 목표 지점까지 이동해야 한다. 

이 때 탈것을 타거나 에테라이트를 이용하는 등의 행위가 불가능해 스토리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른 방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 편의성과 새로움 모두 잡아낸 '전투' 

효월의 종언의 전투는 홍련의 해방자, 칠흑의 반역자 등 이전 확장팩과 동일하게 큰 변화보단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편의성과 새로움을 부여했다.

용기사의 경우 창천 시절부터 이어져 온 푸른 용혈이 특성으로 변경돼 매번 전투 중에 푸른 용혈 시간을 보면서 다시 시전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기공사는 기존 사이클에 회전 톱 하나만 추가돼 큰 변화가 없었다.

가장 많이 변한 직업은 소환사다. 칠흑의 반역자까진 지속 피해와 빙의 스킬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엔 지속 피해 스킬을 제거하고 소환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게끔 변경돼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신규 직업으로 추가된 현자와 리퍼의 경우, 직업 특색만큼은 확실하게 존재해 같은 직업군 내에서 차별화된 플레이로 재미를 이끌어냈다. 

버프 스킬과 시너지 스킬 조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존 버프 스킬은 직업마다 45초, 60초, 90초, 120초 등 넓은 폭으로 존재해 파티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시너지 스킬로 이득을 보는 직업이 달랐다.

또한 자신을 포함한 파티원 모두에게 적용되는 시너지 스킬은 2분으로 통일시키면서 모든 직업이 동일한 시간에 시너지 효과를 받을 수 있게끔 변경해 소외되는 직업이 없게끔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보스가 사용하는 스킬이 어떤 것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이펙트가 몇 가지 추가돼 대응이 쉬워졌다. 그중 탱커에게 강한 공격을 가하는 스킬에 표식이 생겨 탱커와 힐러 모두 해당 패턴에 대응할 여지를 제공해 난이도를 낮췄다.

최근 일반 레이드로 추가된 ‘판데모니움: 만마전’은 이전처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몬스터들과 새로운 맵과 패턴 등으로 또 다른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2층의 경우, 수로에서 싸움이 벌어져 실시간으로 물이 빠지고 차오르는 연출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 변화보단 안정성 추구한 '생활'

제작은 정신 집중이 패시브 스킬로 변경돼 매크로를 사용해서 제작할 때 시간이 단축됐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높았다.

아직 상위 난이도 제작이 추가되지 않아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제작 레벨을 올리면서 느낀 점은 이전 확장팩과 동일하게 요구 작업치가 높아 작업 숙련도를 우선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채집의 경우 채집물로 더 이상 HQ 아이템을 얻는 방식이 삭제되는 대신, 확률적으로 채집물을 추가로 획득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로 인해 짧은 시간 채집하더라도 많은 양의 재료를 모을 수 있었다.

이번 효월의 종언을 총평하자면 기존 팬들이 간직해온 추억을 잘 매듭 지은 게임이자 이전에도 호평을 받은 칠흑의 반역자를 뛰어넘어 파이널판타지14가 앞으로도 계속 기대되는 게임이 될 수 있게 만들어준 확장팩이다.

출시로부터 어느덧 3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에 대한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다음 이야기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어 한시라도 빨리 다음 패치가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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