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많은 커스터마이징을 개발해 팀별 판매... 세련된 참여 유도 돋보여

[게임플] e스포츠 규모가 커지고 선수 몸값과 운영비가 치솟으면서, 지속 가능한 게임단 수익 배분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좋은 사례로 들 수 있는 게임이 '로켓리그'다.

로켓리그는 아시아권에서 흥행을 체감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하지만 2015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서구권 게임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e스포츠로서는 인디게임 중 최고의 신화로 꼽힐 만큼 기록적인 규모를 구축했다.

게임의 모든 특징이 e스포츠와 적절한 궁합을 가졌다. RC카를 조작해 3대3 축구 경기를 펼치는 직관적 규칙, 프로 선수들의 화려한 에어볼 컨트롤, 마지막 1초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경기 템포와 긴박감으로 인해 시청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세계 대회 '로켓리그 챔피언십 시리즈(RLCS)'는 일반 경기도 동시시청자 20만 가량을 매번 기록하며, 그랜드파이널은 50만명을 넘기기도 한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진행된 RLCS 가을 시즌 그랜드파이널은 사흘 만에 트위치 채널 동영상 조회수 2백만 회를 넘겼다.

세계 명문 e스포츠 팀들 역시 로켓리그에 진입했다. G2, 팀 리퀴드, 로그, 바이탈리티, 디그니타스 등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도 존재한다. 북미와 유럽의 최강 라이벌 구도 속에서 오세아니아와 남미 지역이 복병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포드나 기아 등 대형 스폰서가 다수 참여했고, 특히 인게임 상품 판매가 바로 e스포츠 팀과 연계되면서 준수한 수익성도 창출하는 중이다.

로켓리그는 일정 기간마다 시즌패스와 함께 팀별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따로 출시한다. 상점 e스포츠 카테고리부터 지역별 팀 정렬 시스템을 마련해 찾기 쉽게 만들었다. 그리고 각 팀마다 꾸밀 수 있는 상품을 교체해가며 제시한다. 

데칼, 바퀴, 깃발 등 수많은 부위에 팀별 특수 디자인과 로고를 장식할 수 있다. 기간 한정인 상품이 많아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효과도 생긴다. 멀티플레이가 북미나 유럽 서버로 잡힐 경우 차량의 온갖 부분을 응원팀 커스터마이징으로 장식한 유저도 종종 만날 수 있다. 

e스포츠 관련 상품을 얻기 위해서는 e스포츠 토큰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 그렇게 지불한 금액은 고스란히 게임단 수익으로 돌아간다. 또한 대회를 생중계하는 트위치 채널에서도 후원 이벤트가 존재해 유저 참여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기자는 바이탈리티를 주로 응원했다. 최근 성적은 언급하고 싶지 않다
기자는 바이탈리티를 주로 응원해왔다. 최근 성적은 언급하고 싶지 않다

로켓리그의 수익 모델을 다른 e스포츠 종목에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 3인 1팀 게임이라 유지비가 적게 들어가며, 태생적으로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판매하기 쉬운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배울 것은 있다. 모든 멀티플레이 게임은 다른 유저에게 과시할 수 있는 비주얼 요소를 가진다. LoL로 예를 들면 스킨을 비롯해 소환사 아이콘과 프로필 테두리, 귀환 이펙트 등이 대표적이다. 

외부에 노출되는 비주얼을 분석해 개발력을 투자한다면 게임단에게 바로 후원할 만한 상품을 만들 여지가 충분하다. 비단 인게임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꾸미기 상품도 생각해볼 만한 아이디어다.

e스포츠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곧 응원팀과 응원선수를 가지는 팬이 많다는 의미다. 평균 구매력 역시 계속 오르지만, 그런 팬들을 위한 상품은 개발이 미비하다. 팀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오프라인 굿즈는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 "돈을 쓰고 싶으니 제발 쓸 곳을 달라"는 팬들의 요청이 쇄도하는 이유다.

e스포츠는 온라인 플레이와 온라인 시청에서 시작했다. 인게임과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구매 욕구를 살펴보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성숙해진 e스포츠 문화만큼이나 풍성해지는 경제적 구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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