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아스가르드'는 지금도 업데이트 중

[게임플] "그게 아직도 살아 있다고?"

지인들에게 이벤트 소식을 알리자마자 되돌아온 반응이었다. '아스가르드'는 추억을 공유하는 메모리 이벤트로 영상 공모전을 오픈하고, 수상자에게 넥슨캐시와 아스가르드 장패드를 선물한다. 

아스가르드 정식 출시는 2003년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게이머들의 기억은 2001년 12월 11일 오픈베타부터 시작한다. 상용화 이후 정액제가 당연했던 시절, '현질'이 불가능했던 당시 청소년들은 오픈베타 기간에 최대한 많은 플레이를 즐기기 위해 모여들곤 했다. 

그 시절 게임이 그렇듯 시스템을 이해하거나 공략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열심히 '헤딩'하다가 근처 사람에게 말을 걸어 힘을 합쳐 똑같은 몬스터를 몇 시간 내내 잡던 기억은 생생하다.

아스가르드가 예나 지금이나 정점을 찍어본 게임은 아니다. 넥슨만 해도 리빙 레전드로 꼽히는 '바람의 나라'가 그밖에도 '어둠의 전설'이나 '일랜시아' 등 더욱 역사 깊은 인기작들이 즐비하다. 

아스가르드 오픈베타 시기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이라는 강력한 타사 경쟁작도 있었고, 체감 화제성에서 후순위로 언급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아스가르드는 동명의 다른 콘텐츠가 많아 검색으로 정보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가르드 업데이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인게임 이벤트는 매달 새로운 것을 내놓았고, 오류 수정과 인게임 개선이 무려 '매주' 진행된다. 

대형 콘텐츠인 보스 레이드 업데이트까지 있었다. 지난 7월 신규 던전 '드제아트 신전'과 함께 레이드 보스 '테온'을 선보인 것. 올해 들어 인터넷에서 아스가르드의 광고 배너도 종종 발견됐다. 

20년 넘은 온라인게임의 대대적 개편은 쉬운 일이 아니다. 평균 근속 기간이 짧은 게임업계에서, 10년만 지나도 담당자 중 상당수는 그 자리에 없다. 낡은 리소스와 잔뜩 꼬인 코드를 추가 수정하는 작업은 절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넥슨은 이것이 계산기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듯했다.

2010년대 중반 운영에서 손을 놓은 시기도 있었지만, 넥슨 본사가 다시 서비스를 잡은 뒤 '클래식 RPG'의 이름으로 본격적 사후관리를 시작한 것이 컸다. 아스가르드의 전작에 해당하는 어둠의 전설 역시 2019년경부터 대형 업데이트와 엔진 교체와 같은 재탄생 작업이 이루어졌다. 

클래식 RPG는 온라인게임 태동기의 살아 있는 기록이면서, 어린 시절 넥슨을 향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다. 단순한 회상을 넘어 신작 서비스를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왜 아직도 많은 유저들이 그 시절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을까. 추억이라는 말로 클래식 RPG를 표현하기는 좀 부족하다. 추억은 잠시 되새길 수 있지만 진심으로 오래 뛰어들기는 어렵다. 

작년 '일랜시아'를 소재로 한 독립 다큐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어릴 적부터 게임을 즐겨온 박윤진 감독은 "단순히 추억 때문에 게임을 하는 건 아니다, 계속 남는 것은 다른 충족감이 있다는 뜻"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게임의 매력이 아직도 죽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어떤 것이든 한 시대를 대표한 게임은, 누군가에게는 절대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다. 과거 게임이 선명하게 보존될수록 현재 게임을 애정하는 유저들 역시 신뢰를 얻는다. 

아스가르드는 게임의 20세 생일을 축제로 표현해냈다. 그것은 지금까지 애정을 놓지 않은 유저들을 향한 '리스펙'이자, 앞으로 시작할 서비스에 대한 다짐이다. 분명 옛 게임 속 기록은 지금보다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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