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업계인, 게이머가 한 마음... 더 활기찰 내년을 기약하며

[게임플] "이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순간도 조금 있었다. 

2년 만에 돌아온 지스타 오프라인 현장은 한산했다. 아침 부산 벡스코 앞을 가득 메우던 대기줄은 몇 분의 일로 줄어 있었다. 야외 부스도 없었다. 관람객들은 입장을 위해 벡스코 주차장부터 수많은 검사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낯설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전시장 안팎으로 행사 진행 인력보다 방역 인력이 많이 보였다. 지스타 2021의 모든 운영에서 1순위는 방역이었다. 

위드 코로나가 점진적 실시되고 있으나, 지스타는 최대 수준인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한 방역 수칙을 준수했다. 입장권 역시 하루 6천장씩만 판매했고, 업계 관계자들까지도 백신 접종완료 14일이 지났거나 PCR 검사를 거친 경우만 입장 가능했다. 

전시장 내 방역 작업도 쉬지 않고 돌아갔다. 한 명이 시연을 끝낼 때마다 소독을 하고, 휴게공간 의자 역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부스를 60%만 받아 만들어진 빈 공간은 자연스럽게 관람객 밀도를 낮췄다.

기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철저한 거리두기와 칸막이 설치로 프레스룸 좌석은 예년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주요 간담회와 컨퍼런스는 자리가 꽉 차 최대한 떨어진 구석에 쭈그려앉아 녹음해야 하는 일도 종종 생겼다.

통행로 역시 절반 가량 제한됐다. 자연스레 취재 동선은 두 배로 늘었다. 음식 및 음료 반입은 물을 제외하고 원천 금지됐기 때문에, 시간을 쪼개 식사를 하러 바깥 상가까지 뛰어갔다 오는 진풍경을 연출한 적도 있다. 

그동안의 지스타 중 가장 불편한 취재 환경이었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지는 조치라고 할 만했다. 올해 지스타는 그만큼 철저하고, 신중했다.

지스타를 향한 관심이 한산해진 것은 아니었다. 사전예매로 한정 판매한 입장표는 이미 몇주 전에 동이 났다. 본래 가격의 5배 이상 올린 '암표' 판매까지 등장해 골칫거리로 떠오를 정도였다. 

온라인 방송은 이런 화제를 반영했다. 행사 기간 '지스타TV' 누적 시청자는 96만명에 달했다. 오직 온라인으로만 진행된 작년보다도 올랐다. 평일 오후 시간에도 동시시청자 7~8천명을 넘기는 모습도 흔히 발견할 수 있었다.

규모를 축소해 예년보다 볼 것 없다는 말도 나왔지만, 채팅을 통해 한국게임을 향한 쓴소리도 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버리지 않은 채 게임계를 바라보는 유저들이 올해 지스타를 귀환하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지스타는 어떻게든 열려야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언택트 열풍으로 게임계 호황도 있었지만, 그 속에 더욱 심각해진 게임계 양극화가 존재했다. 중소 게임사는 물론이고, 학생 개발팀이나 인디게임 팀은 자신의 작품을 알릴 소수의 통로마저 막혔기 때문이다. 

전시장에 대규모 부스로 열린 BIC 쇼케이스는 그 점에서 특히 큰 상징성을 지닌다. 대화를 나눈 인디 개발자들은 "그동안 오프라인 전시회가 없어 게임 알리기가 막막했다"며 이제서야 숨통이 좀 트인다는 소감을 전하곤 했다. 

전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지난주 내내 3천명을 넘겼다. 지스타에서도 감염을 백 퍼센트 막았다는 보장은 불가능하다. 어딘가 허점이 있었을지 모르고, 예상치 못한 감염은 언제나 나타날 수 있다. 그만큼 코로나19의 감염력은 강력하다.

하지만 지스타 2021은 분명 지켜야 하는 1순위를 지켰다. 바깥에 내세울 만큼 화려한 외형을 잃은 대신 업계인과 게이머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다. 2021년의 인내를 양분 삼아, 2022년 가장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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