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심적 플레이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숙련자 코스프레 '과연 명확한 해결 방안이 존재할까?'

[게임플] "OOO님 공략은 알아요?" "여기 파티 방 제목 보고 오신거죠?"

"정말 숙련 맞아요?" "누가 봐도 모르는 느낌인데 그만 하죠"

MMORPG를 즐기는 유저라면 레이드 콘텐츠를 숙련 파티로 모집해 공략할 때 한 번쯤은 경험했을 만한 상황이다.

이는 숙련된 유저들만 모이는 파티에서 공략조차 제대로 모르는 미숙련 유저가 들어오는 일명 '숙련 코스프레(이하 숙코)' 문제로 그 어떠한 MMORPG에서도 명확하게 해결하지 못한 난제 중 하나다.

MMORPG 장르의 레이드 콘텐츠는 대부분 일정 수의 파티원이 모여 협동을 통해 지정된 몬스터에게서 이겨내는 과정을 그려낸다.

이때 개인 컨트롤을 크게 요구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대부분 각 파티원이 맡은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하지 않으면 파티가 전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컨트롤보다는 상황에 따른 집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하는 레이드 콘텐츠일수록 누군가의 실수로 전멸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숙코 유저가 파티에 들어오면 숙련자 파티라도 레이드 콘텐츠를 공략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타 콘텐츠에 비해 큰 볼륨과 긴 공략 시간으로 설계되는 만큼 자신이 숙련자인데도 불구하고 공략 시간이 지체되는 상황을 겪으면 피로감 뿐만 아니라, 그에 준하는 스트레스도 함께 누적될 수밖에 없다.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명확한 해결책은 현재까지 구현된 바 없으며, 유저마다 느끼는 숙련도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판별하는 허들을 만들기도 난해하다.

게임사들은 숙련자들에게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클리어 성공', '업적', '칭호'을 활용하는 방안을 주로 사용한다.

글로벌 대표 MMORPG인 '파이널판타지14 온라인'의 경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티 모집에서 '없음', '공략 미완료', '공략 완료'에 만족하는 유저들만 모집할 수 있는 설정 기능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공략 완료'로 설정할 경우 해당 임무를 완료한 경험이 있는 캐릭터만, '공략 미완료'로 설정하면 해당 임무를 완료한 경험이 없는 캐릭터만 모집에 참가할 수 있다.

국내 대표 MMORPG로 평가되는 '로스트아크'는 특별한 기능이 없어 유저들이 칭호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숙련자를 구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수군단장 발탄 레이드 숙련자는 '마수군단장', '마수군단장 슬레이어', '마수의 포효' 등 해당 레이드를 클리어 한 유저에게 주어지는 칭호를 보여줘야 한다.

물론, 이러한 허들도 흔히 숙련자들이 일정 보상을 받거나 친분으로 클리어를 해주는 일명 '버스'로 클리어 조건을 만족시킨 유저까지 색출하긴 어렵다.

'버스'로 클리어를 경험한 유저들은 정상적인 기믹 처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숙련자의 시선에선 비숙련자인 것이 금세 들통나기 마련이다.

대부분 힐러 혹은 탱커와 같은 서포터 직업군을 모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MMORPG 특성상 이러한 유저들이 들어와 파티 분위기를 망가뜨리고 해체시키면 그 피해는 그대로 숙련자의 몫이 된다.

이러한 문제로 MMORPG를 심도 있게 즐기는 유저들은 끝없는 고통을 호소한다.

여러 방안을 도입하는 개발사도 파티 모집 시스템에서 조건을 더욱더 세밀하게 조정하게 만들면 이 문제가 강제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만약 로스트아크에서 무적의 공격대 한정, 클리어 XX회 칭호, 생존 클리어 XX회 업적, 피격되지 않고 클리어 등 세밀화된 업적들이 조건으로 설정된다면 분명 시간이 걸려도 숙련자들은 비슷한 수준의 유저들을 쉽게 모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설정은 오히려 레이드 콘텐츠 자체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신규 및 복귀 유저들이 레이드 콘텐츠로의 입문을 망설이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다.

개발사 입장에선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들을 동시에 생각해야 하므로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즉, 개발사는 중립적인 시스템만 제공하고 이후에는 유저들이 양심에 맞게 파티에 입장하는 문화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해결 방안이라 볼 수 있다.

현실에서도 법적으로 위반되지 않지만, 비양심적인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이런 사람들을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좋겠지만, 게임도 하나의 사회인 만큼 개발사가 다루기 어려운 영역이 분명 존재하므로 양심을 지키는 플레이를 통해 숙련자와 미숙련자 모두 즐겁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MMORPG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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