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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모바일 게임 속 '자동 기능' 꼭 필요할까?"'게임성 저해 vs 모바일 특성에 맞는 대응' 모바일 게임 속 자동 시스템에 대한 고찰
문원빈 기자 | 승인 2021.05.28 17:02

[게임플] 게임업계가 모바일 플랫폼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매년 시장에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 신작들이 수백 개에 달한다.

모바일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게이머들 혹은 미디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기능 중 하나가 '자동 사냥(시스템) 기능'이다.

자동 시스템이란 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자동으로 움직이거나 콘텐츠를 실행하는 기능을 일컫는다.

해당 기능이 떠오른 이유는 화면 크기에 있다. 스마트폰이 발전하면서 6.7인치(갤럭시 노트20, 아이폰12 PRO MAX 기준) 혹은 듀얼 스크린을 제공하는 폴드까지 등장했어도 여전히 오랫동안 집중해서 조작할 경우 피로감이 빠르게 누적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물론, 게임 장르가 실시간 대전, AOS와 같이 1게임 당 짧은 주기로 진행되는 게임이면 게임성을 저해하는 자동 시스템을 당연히 도입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이러한 장르들은 특정 상황을 제외하면 1회 플레이를 마친 후 잠깐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피로감이 비교적 누적되지 않는다.

자동 시스템이 없을 경우 발생하는 단점은 SLG, MMORPG처럼 게임 플레이 시간이 길고 작은 화면에서 모든 것을 표현하기 어려운 장르에서 부각된다.

MMORPG의 경우 피로도 시스템이 없는 이상 플레이 누적 시간이 길수록 캐릭터가 그만큼 성장하고 콘텐츠 진도를 빠르게 맞출 수 있다.

그렇기에 MMORPG를 즐기는 이용자들은 신작이 나올 때 매번 자동 시스템의 존재 유무를 확인한다.

누군가를 공격하는 SLG도 마찬가지다. 작은 화면에서 정교한 컨트롤을 하기 어렵고 최대한 많은 상대를 물리쳐 포인트를 얻는 것이 중요한 만큼 AI에게 컨트롤 권한을 양도해 피로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모바일 게임에서 자동 시스템은 당연히 도입해야 할 기능이라 볼 수 있지만, 과연 AI가 대신 자동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진정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립하게 된다.

게임은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시각전 문화 콘텐츠와 다르게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을 통해 몰입감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영화로 다룬 내용을 게임에서 다시 즐기면 영화를 감상했을 때와는 다른 재미와 느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동 시스템을 도입하면 영화, 애니메이션과 큰 차이가 없어지기 때문에 게임으로 취급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해당 논리를 깊게 파고들면 결국 모바일 플랫폼은 게임과 어울리지 않다는 것과 같다. 즉, 단순히 자동 시스템을 게임의 정의 자체를 구분하는 것보다 일상 생활에서 언제든 게임을 즐기기 위해 발전된 모바일 게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능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태블릿 PC로 플레이하면 어느 정도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사들도 태블릿 PC를 심도 있게 고려해서 게임을 만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가의 스마트폰을 보유한 상황에서 게임 전용 태블릿 PC까지 구매하기엔 게이머들에게 부담이 크다. 

게이머들의 인식도 조금씩 변하는 추세다. 자동 시스템이 등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에는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거부감을 표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모바일 MMORPG에 자동 시스템이 없으면 불편하다는 목소리를 호소한다.

이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디아블로 이모탈'을 대표적인 예시로 볼 수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특정 구간의 이동 외에는 자동 시스템을 제공하지 않는다.

해당 질문과 관련해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을 총괄하는 와이엇 챙 수석 디자이너는 "게임 본연의 재미에 집중하기 위해 자동 이동 외에는 현재 자동 사냥 지원할 계획은 없다"고 일침했다.

분명 디아블로 이모탈은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와 비공개 알파 테스트를 통해 게임성에서 게이머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냈다. 와이엇 챙 디자이너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게임성을 가졌어도 모바일 기기 특유의 발열과 피로도 누적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불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와이엇 챙은 모바일 게임의 재미를 위해 전용 PC 버전도 아직 계획이 없다고 언급해 이 부분에서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래픽 사양이 높을수록 모바일 기기의 부담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매년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않는 이상 완벽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단점도 간과할 수 없다.

국내 게임사는 이 문제를 PC 버전으로 해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는 전용 앱 플레이어인 '퍼플'을 개발해 자사의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원활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왔으며, 신작들도 퍼플로 동시 출시하면서 게이머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물론, PC 버전의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모바일 기기에서는 출·퇴근 시간 혹은 이동할 때 잠깐 즐기는 용도로만 플레이하기 때문에 PC 게임과 큰 차이가 없어 굳이 모바일 게임이 필요한 지에 대한 의문이 들긴 하다.

이렇듯 모바일 게임과 자동 시스템은 게임의 정의에 모순되면서도 서로 반드시 필요한 다소 아이러니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많은 게이머들은 "PC 버전, 수동·자동 기능을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모두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며 "다만 그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메인 콘텐츠는 수동 플레이로 즐길 수 있게 두는 것이 좋아보인다"고 의견을 전했다.

앞으로도 수많은 모바일 게임과 모바일 관련 기기가 출시될 것이며, PC 버전과 자동 시스템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능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게임에 대한 문화와 인식이 빠르게 변동하는 상황에서도 게임사들은 '게이머들에게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제공하는 것'.

이 목적을 잊지 않고 항상 기억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개발해 게이머들에게 만족감을 심어주고 산업적으로도 긍정적인 발전을 이뤄낼 수 있길 바란다.

문원빈 기자  moon@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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