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행위로 생성한 캐시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자들을 유혹하는 업체 적극 단절 필요해

[게임플] 최근 게임업계에서 성행하던 대리 결제·충전 행위 이슈가 수면 위로 올랐다.

지난 25일 넥슨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은 대리 결제·충전 업체를 통해 캐시를 충전한 수십 명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일괄 계정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용자들은 팡이요, 세글자 등 메이플스토리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인기 BJ와 스트리머들의 홍보로 이름을 알린 대리 결제·충전 업체를 이용하면서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 액수는 대략 6,000만 원 이상으로 밝혀졌다.

대리 충전이란 게임사가 제공하는 게임 내 재화 충전 방식을 정상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시세보다 값싼 비율로 게임 내 재화를 제공하는 대리인, 혹은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용자들은 게임 내 재화를 일정 수준 절감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리인이 충전을 대신하는 과정에서 타인 명의 핸드폰, 카드 등을 사용할 경우 불법 방식으로 취급된다.

특정 이벤트이 진행되면 캐시 아이템이 많이 필요한 이용자들은 일일 및 월 결제 한도가 해소됐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캐시를 구매하기 위해 대리 결제·충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리 결제·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한 상품권 물량의 수요가 급등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 업체로부터 약 6천만 원 상당의 넥슨 캐시를 구매했다.

이때 협력 업체가 정상적인 상품권 충전 방식이 아닌 타인 명의의 카드로 충전한 넥슨 캐시를 판매했고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대리 결제·충전 업체은 충전된 넥슨캐시를 '메이플 포인트'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구매자들에게 지급했다.

메이플 포인트는 넥슨 캐시로 특정 아이템을 구매했을 때 함께 지급되는 포인트다. 해당 포인트는 넥슨 캐시와 동일하게 게임 아이템(교환 불가)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대리 결제·충전 업체는 상품권으로 직접 캐시를 충전해주는 대신, 이 메이플포인트 선물하기로 결제 대금을 지급한 것이다.

넥슨은 비정상적인 경로로 충전된 재화에 대해 이용약관에 따라 제재를 가했고 정상적인 충전 방식이 아닌 형태로 발생한 메이플 포인트를 선물로 받은 구매자들 역시 전부 임시 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이번 이슈의 원초적인 문제는 유명 BJ와 스트리머들이 특정 대리 결제·충전 업체를 신뢰할 수 있는 업체인듯 방송 화면 측면에 배너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대리'라는 명칭이 붙은 행위는 약관 위반 혹은 불법적 행위로 지칭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에 대리 충전·결제 서비스를 통해 캐시 아이템 구매한 이용자들도 결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순 없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가 없는 행위인듯 생방송 및 유튜브 영상에 떡하니 배너를 걸어둔 인플루언서들도 책임질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대리 결제·충전 업체의 광고를 게재한 아프리카 BJ '팡이요(차윤호)'는 지난 26일 생방송을 통해 이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해당 업체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을 시청자 및 이용자들에게 공개했다.

업체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협력 업체에서 신용카드를 티용해 불버으로 현금을 만든 후 유통하는 일명 '카드깡'으로 구매한 캐시를 판매한 뒤 추후 결제 취소를 했으며, 이로 인해 해당 캐시로 구매한 메이플 포인트를 선물 받은 약 30명의 구매자가 계정 정지를 조치를 받았다.

해당 기업은 현재 미납된 것으로 보고되는 약 2,000~3,000만 원 상당의 금액을 넥슨 측에 전부 지불할테니 구매자들의 정지 해제 요청을 문의한 상태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대리 결제·충전 서비스를 진행한 이용자들도 문제지만, 지속적인 게임 플레이가 매우 중요한 메이플스토리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이를 보상할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된 세글자, 팡이요 등은 방송에 게재된 배너를 보고 대리 결제·충전 서비스를 이용해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회피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앞으로 대리 육성, 결제·충전, 아이템 거래 관련 광고 배너는 모두 철회한다고 전했다.

넥슨은 "운영정책에 위반되는 일련의 행위들을 모두 단속하고 있다"며 "계정 정지 기간 등 단속의 수위는 운영정책 위반 사유에 기반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이플스토리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및 현행법을 준수하므로 이에 위배되는 모든 활동은 운영정책에 의거해 적극 처벌하면서 쾌적한 게임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다"고 당부했다.

사실 대리 결제·충전 관련 이슈는 이번에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8월 라이엇게임즈의 대표작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대리 RP 충전으로 이용자들을 대거 제재한 바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메이플스토리 전문 인플루언서 외에도 각종 모바일 게임 인플루언서들이 게임 캐시 대리 결제·충전 광고 배너를 떡하니 걸어놓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어 더 큰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했듯이 게임 내에서 대리 육성, 대리 게임, 대리 결제, 대리 충전 등 '대리'라는 단어가 붙은 행위들은 대부분 약관에 위반된다.

이에 따라 법적으로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용자들이 먼저 이를 자각하고 솔선수범 해당 행위를 근절하는 문화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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