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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레트로 IP들이 구글 매출 점령한 이유는?'재미와 게임성 기본 탑재' 경제 활동을 시작한 1990~2000년대 게이머들 가장 큰 영향 미쳐
문원빈 기자 | 승인 2020.08.05 16:30

[게임플] 2020년 7~8월 모바일 게임 관련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에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2000년대 사람이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만 보면 이질감이 전혀 생기지 않을 정도로 구세대 게임 IP들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

현재 국내 게임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과거의 추억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레트로풍 게임'으로 한때 PC 온라인 게임시장을 주도했던 게임들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재구성되면서 IP의 인기와 저력을 다시금 입증했다.

5월 출시한 '뮤 아크엔젤'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그리고 7월에 출시한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원작의 게임성을 그대로 계승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웹젠의 대표작 '뮤 온라인'은 2001년 오픈 베타를 거쳐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로 20주년을 기념한 '뮤 온라인'은 당시 유행했던 게임들과 달리 3D 그래픽을 도입했고, 핵앤슬래시 액션과 파밍을 통한 빠른 성장 속도가 특징이었다.

이러한 감성을 모바일 플랫폼에 한껏 담아낸 게임이 바로 '뮤 아크엔젤'. 그간 '뮤 오리진', '뮤 이그니스' 등 다양한 뮤 IP 기반 게임이 등장했지만, 유독 '뮤 아크엔젤'이 인기를 얻은 이유는 원작의 감성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그라비티의 신작 모바일 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도 마찬가지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동화적 판타지 게임으로 2001년 11월 OBT부터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 아기자기한 구성, 동심을 유발하는 배경, 음악으로 여성 게이머들도 관심이 높은 게임이었다.

그리비티는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개발할 때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가진 강점을 그대로 이식했을 뿐만 아니라, 원작보다 여성 게이머들의 이용률을 한껏 높이기 위해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했다.

그 결과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MMORPG로 태어났다. 전투를 펼칠 땐 캐릭터와 몬스터의 특징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공략하는 MMORPG의 재미를, 휴식을 취할 땐 주변 지인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의 재미가 어우러진 것이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최대 강점이라 볼 수 있다.

2004년 출시하자마자 많은 인기를 얻어 당시 '스타크래프트'가 굳건하게 지킨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카트라이더'의 경우 신세대 게이머들에게도 익숙한 IP라 뮤, 라그나로크 등의 IP와는 다소 다른 느낌이지만, 2000년대에 출시한 게임인 만큼 같은 개념으로 간주해도 무관하다.

이로 인해 '뉴트로'라는 단어도 탄생했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직접 겪어보지 않은 과거를 요즘 방식으로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 외에 다른 분야에선 이미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 바 있다. 음식, 패션, 음악 등 각종 문화 콘텐츠에서 젊은 세대가 20년 전 유행한 문화에 신선함을 느끼는 '뉴트로' 열풍이 한껏 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해당 문화가 게임에도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뉴트로 게임의 정점은 '바람의나라: 연'였다. 국내 최초 그래픽 MMORPG이자 세계 최장수 MMORPG로 유명한 '바람의나라'는 지난 7월 15일 넥슨과 슈퍼캣의 협업해 개발한 모바일 게임 '바람의나라: 연'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이 게임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7일 만에 최고 매출 2위로 급부상해 2020년 유일하게 리니지 왕좌를 무너뜨렸을 정도. 1998년 '바람의나라 VS 리니지' 구도가 22년을 초월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다시 펼쳐졌다.

모바일 게임 왕좌에 군림한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는 그 이름 자체가 장르라고 불릴 정도로 1990~2000년대 게이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낸 게임으로 엔씨소프트가 현재 규모를 자랑하게 만들 수 있었던 기둥이라고 여길 수 있다.

리니지 IP는 각종 모바일 게임으로 발전했다. 원작과 동일한 '리니지M'은 PC 플랫폼의 단점을 상쇄해 큰 인기를 얻었고 리니지2의 경우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2M'으로 진화했다.

리니지의 아성에 걸맞게 리니지 IP 관련 모바일 게임은 출시 이후 꾸준히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그 중에서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1~2위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유지 중이다.

물론, 다크호스로 등장한 '바람의나라: 연'이 매출 2위 자리를 잠깐 차지하긴 했지만, '리니지2M'이 지난 7월 29일 '오만의 탑' 업데이트로 반격에 성공하면서 약 10일 만에 매출 2위를 탈환한 상황이다.  

'리니지2M'은 8월 12일 '디온 공선전' 업데이트를 통해 3주년 업데이트를 앞세운 '리니지M'에게 빼앗긴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막바지 개발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다. 이는 게임의 인기와 이용률도 중요하지만, 이용자가 과금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직접적으로 결정된다.

과거 리니지, 바람의나라, 뮤, 라그나로크 등을 한창 즐겼던 게이머들은 현재 30~40대에 들어섰고 어린 시절과 다르게 게임에 과금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해당 게이머들은 과거에 즐거웠던 추억이 담긴 게임들이 모바일로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미 즐겼던 게임이라 다소 다른 부분이 있어도 감성만 비슷하다면 쉽게 적응해 안착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모바일 게임 매출의 근원은 확률형 아이템이다. 낮은 확률로 등장하는 희귀한 아이템을 뽑으면 캐릭터의 스펙이 순식간에 상승하고 성취감 또한 크게 제공한다.

앞서 언급했던 1990~2000년대 게이머들은 확률형 아이템 및 패키지 구매에 있어 경제적으로 다소 자유로운 편이라 매출 순위에 크게 기여하고 이러한 이용자가 많은 게임일수록 금새 상위권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최근 레트로 IP 모바일 게임들이 경제 활동으로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을 제공했다는 부분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모바일 게임 대표 기능인 '자동 사냥'은 단순히 캐릭터가 자동으로 사냥하는 것을 지켜보는 시스템이었다. '바람의나라: 연'을 예로 들면 캐릭터가 자동으로 사냥할 때 강화, 소환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여 캐릭터의 성장과 스펙 상승 시간을 단축시켰다.

신세대 게이머들은 '과거에 이런 게임이 유행이었어?', '어떤 재미가 있길래 그렇게 이 게임에 열광했지?' 등 호기심에 유입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게임이 재미있고 주변 사람들도 함께 즐기면서 안착하게 된다.

또한, 같은 장르라도 이용자 연령, 직업 등이 겹치지 않는 부분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바람의나라: 연과 리니지M을 놓고 보면 바람의나라: 연은 IP 특유의 디자인, 세계관, 콘텐츠로 원작을 즐겼던 성인 외에 학생들을 매료시킨 반면, 리니지은 치열한 전쟁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게임이라 대부분 성인들이 즐긴다.

즉, 게임성에 따라 이용자층이 다르다. 레트로 IP 게임들은 이미 게임성을 인정받은 만큼 이용자층만 겹치지 않는다면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미 과거에 연령층이 확실하게 정해진 IP는 개발 과정에서 이 부분을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V4, 가디언 테일즈, A3: 스틸얼라이브 등 전혀 새로운 IP가 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례도 있지만, 레트로 IP보다 흥행 비율이 높진 않기에 게임사들도 어느 정도 흥행력이 보장된 IP를 채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최근 흥행하는 레트로 IP 모바일 게임들은 원작 서비스가 여전히 서비스가 유지되는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바람의나라는 1년씩 지날 때마다 대규모 이용자 행사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뮤 온라인은 최근 여름 이벤트를 시작하는 등 꾸준한 패치를 선보이고 있다.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계승한 모바일 게임들의 근본이 되는 원작 게임들이 꾸준하게 서비스를 유지하면 단 기간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모바일 게임 특성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놓게 만들면서 이용자들에게 안도감을 심어준다.

덕분에 8월 모바일 차트를 보면 한국 게임들이 그간 골머리를 앓게 만든 중국산 게임들을 7위권 밖으로 모두 밀어낸 상황은 다행이지만, 신규 IP 창출력이 보이지 않는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순 없다.

게임성과 장르도 마찬가지다. 카카오게임즈의 '가디언 테일즈'를 제외한 1~7위 게임 모두 원작 게임성을 그대로 구현한 MMORPG들이다. 

이는 현재 모바일 게임시장의 트렌드라 조만간 중국에 출시되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 이어 '미르4', '테일즈위버M', 마비노기M' 등 원작 기반 모바일 게임이 꾸준하게 출시될 거로 예상되지만, 해당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신선한 재미, 새로운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국내 게임사들의 가장 큰 목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글로벌 무대의 터줏대감인 유명 해외 게임사들은 대부분 새로운 IP를 창출해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려고 노력한다.

국내 게임사가 이러한 경쟁력에 맞서기 위해선 기존 IP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 게임과 새로운 IP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최근 라인게임즈가 '베리드 스타즈'라는 새로운 IP로 글로벌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던져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는 게임도 좋지만,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새로운 IP도 꾸준하게 보여주길 바란다.

문원빈 기자  moon@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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