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가 넘치는 게임시장에서 게임사와 게이머들을 위해 새로운 장르를 모색할 필요 있어

[게임플] 최근 게임시장에 출시되는 신작들을 살펴보면 MMORPG가 주를 이룬다. 올해 1분기만 해도 중국산 게임을 포함해 모바일 게임시장에 출시한 게임 중 MMORPG가 80% 이상 차지했다.

'왜 게임사는 MMORPG를 주력 장르로 채택할까?' 역사적으로 게임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MMORPG는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하게 사랑을 받았다. 

장르 특성의 이유도 존재한다. MMORPG는 자신이 캐릭터가 되어 다른 사람과 경쟁, 협동을 통해 그에 걸맞는 보상을 얻고 만족감을 느끼는 장르로 게임이라는 단어에 가장 부합한다.

이것과 연결해 게이머들은 캐릭터를 육성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과 돈이 투자하기 때문에 한 번 발을 들인 순간 이탈하기 어려워 게임사 입장에서 다소 안전자산을 형성하기 유리하다.

추가로 일단 게임의 기본적인 구조만 구축하면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게임, 지역, 퀘스트, 던전 등의 요소만 순차적으로 추가하는 유지보수도 편하다는 장점도 MMORPG의 개발 비율이 높은 이유가 될 수 있다.

물론, 타 장르에 비해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도 있지만, 게임사 입장에선 시간이 다소 걸려도 안전성이 보장된 MMORPG를 선택하는 것이 사업적으로 안전하다.

문제는 현재 MMORPG가 많아도 너무 많다. 게임사들은 MMORPG를 출시할 때마다 차별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 '캐릭터를 육성한다 → 레이드를 도전한다 → PVP에서 남들과 싸운다'로 결국 '육성한다 → 싸운다'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결국 MMORPG 자체가 가진 뼈대를 그대로 따라가고 심지어 그래픽도 기술력이 발전할 만큼 충분히 발전해서 그 한계가 드러난 탓인지 얼핏 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게임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쌓인 베테랑 게이머들도 처음 출시된 MMORPG를 나열하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면 현재 게임시장에서 MMORPG의 비율이 한계점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슬슬 게이머들도 MMORPG에 지쳐가고 새로운 장르를 찾게 되는 상황. 앞서 언급했듯이, MMORPG는 장르 특성상 이탈 비율이 적기 때문에 다른 게임보다 월등히 뛰어나지 않는 이상 흥행하기 어려워 개발하는 게임사에게도 독이 될 수 있는 성배로 전락했다.

이러한 게임시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빠르게 맞춘 게임사가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데, 국내 대형 게임사 중에선 대표적으로 '펄어비스'와 '넥슨'을 예로 들 수 있다.

펄어비스는 장르적 도전과 함께 모바일 게임으로 주 무대를 옮긴 게임사들과는 반대로 PC와 콘솔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배틀로얄, 액션, 슈팅 등 다양한 장르를 개발 중인 펄어비스는 5월 21일에 선보이는 대전 격투 배틀로얄 게임인 '섀도우 아레나'를 선보이면서 첫 발을 내딛는다.

섀도우 아레나는 MMORPG가 가진 한계, 성취감을 얻으려면 오랜 시간 다뤄야 한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MMORPG에 격투 액션과 배틀로얄을 융합해 만든 신세대 트랜드 게임이다.

MMORPG 요소가 담겨있다곤 하지만, MMORPG의 비중보다 대전 격투의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엄밀하게 따지면 전혀 다른 장르라고 볼 수 있다.

펄어비스는 섀도우 아레나를 통해 자사의 게임 개발력와 운영 능력을 한층 더 강화해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지난 파이널 CBT 당시엔 해외 게이머들에게도 한껏 주목받아 이전 테스트보다 이용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정식 출시 이후 행보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넥슨의 경우 지난해 V4를 MMORPG의 마지막 기점으로 올해는 2차원 수집형 RPG '카운터 사이드'를 시작으로 다른 장르의 게임을 내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운터 사이드 다음 작품으로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피파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라인업을 구성했는데, 과거부터 많은 인기를 누려온 IP를 기반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이다 보니 출시 전부터 이목이 집중됐다.

여기에 비공개 테스트에서 체험한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아내면서 흥행에 대한 가능성과 기대감이 높아졌고, 5월 12일에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모바일 양대마켓 인기 1위,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7위에 안착하는 쾌거를 거뒀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에서 사전예약 4천만 명을 넘겼을 만큼 올해 최고의 기대작로 꼽혔을 뿐더러, 내부 테스트에서도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만들어져 기대가 크다고 전한 만큼 올해 넥슨은 작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아무리 많은 인기를 누리는 장르라도 유행에 따라 쉴 새 없이 등장한다면 결국 게이머들은 그에 질려 다른 장르를 바라보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분야에서 뛰어난 것보다 여러 분야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게임의 가치와 시장 규모가 확장시킬 수 있고, 타 국가 혹은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가 용이해진다.

수많은 게이머들이 존재하는 만큼 그 게이머들의 취향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게임사가 여러 장르에 도전한다면 각 취향들을 만족시킬 수 있고, 게임 시장의 절대 이용자 수가 증가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게이머들은 '이번 작품에서 이렇게 재미를 제공했으니, 다음 작품도 기대를 만족시키겠지?'라면서 게임사의 이미지와 이전 내력에 따라 다음 게임을 결정하는 경향이 많다. 

이렇게 각 취향에 따라 유입된 게이머들이 다른 장르를 접하게 된다는 의미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재미에 안착해 게임사와 게이머가 서로 'Win-Win' 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라이엇게임즈, 블리자드 등 해외 유명 게임사도 레전드 오브 룬테라, 발로란트, 오버워치2, 대전 격투 등 이미 다양한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국내 게임사도 글로벌 범위로 확장된 현재 게임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분명히 따라가야 한다.

즉, 게임시장은 이미 MMORPG에 남다른 개발력을 보인 국내 게임사에게 과감한 '도전 정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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