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 MMORPG 속에 액션과 핵앤슬래시의 재미까지 제대로 담아냈다

[게임플] 4월 11일,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엘리온'의 서포터즈 테스트를 진행했다. 

엘리온은 에어의 부족한 점을 개선하면서 새롭게 개명한 작품으로 최근 MMORPG를 비롯한 PC게임 신작을 만나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개돼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번 서포터즈 테스트는 1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진행돼 많은 콘텐츠를 즐겨볼 순 없었지만, 한층 더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한 UI를 시작으로 크래프톤이 에어에서 부족했던 요소를 파악하고 확실하게 개선했다는 점은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그래픽 설정, 진영 선택, 클래스 선택, 커스터마이징을 조정한다. 그래픽은 GTX-1660Ti, 32GB RAM, i5-9600KF에서 '고채도'로 설정했는데, 플레이하면서 끊기거나 버벅거리지 않고 쾌적하게 진행됐다.

과거 에어에선 '기본값'으로 설정해도 플레이 흐름이 끊어질 정도로 렉이 심하게 발생했는데, 엘리온으로 리뉴얼되면서 최적화 개선에 꽤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가 제대로 반영됐다는 부분이었다.

커스터마이징은 세밀한 부분까지 조정할 수 있었다. 이때 엘리온은 멈춰있는 캐릭터 모델을 두고 자신이 조정하길 원하는 부위를 클릭해 조정하는 특이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채용했는데, 여타 MMORPG 커스터마이징에 비해 훨씬 쉽게 조정할 수 있었고 마치 개발자가 된 듯한 분위기도 한껏 느껴졌다.

다만, 입술 크기, 두께 조정 등 조금 더 디테일한 부분을 조정할 수 있었으면 더 다채로운 커스터마이징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을 때 지스타2017부터 꾸준하게 테스트를 참여했던 탓인지 에어에선 전혀 볼 수 없었던 최적화 환경과 깔끔해진 모션에 '놀랍다'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개선된 논타깃팅 전투는 MMORPG임에도 액션 RPG를 즐긴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속도감과 타격감이 상승해 훨씬 재밌어졌다. 

채팅에서도 '스킬 모션이 깔끔해졌다', '이펙트 멋있네', '조작감 괜찮은데?' 등 다양한 찬사가 보일 정도. 느린 공격, 스킬 대기시간, 높은 마나 소모량 등으로 전투가 느려진 탓에 그 재미를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에어와는 확실하게 달라졌다.

엘리온의 그래픽은 최근에 출시한 고사양 게임에 비해 뛰어나진 않았지만, 반대로 부족하지도 않은 준수한 사양을 유지했다. 사양이 높아질수록 최적화 작업에 많은 고통이 따르는데, 이 부분에선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변화가 생긴 스킬은 종류가 다양해지고 유물과 룬으로 특성을 변경할 수도 있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1갈래로만 시전됐던 원거리 스킬이 3갈래로 시전된다던가, 멈춰서 캐스팅을 해야 사용할 수 있었던 스킬을 움직이면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다만, 스킬을 연계한다는 느낌보단 개별적으로 사용한다는 느낌이 강했던 점은 아쉬웠다. 짧은 시간에도 이는 곧 위력이 강력한 스킬만 선호하는 현상으로 이어져 수많은 스킬 중에 8가지를 고르는 엘리온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예를 들어, A, B, C라는 스킬이 있을 경우 C는 연계 스킬이 없지만 위력이 강하고, A와 B는 자연스럽게 연계되거나 콤보 히트가 적용되는 요소 등을 더한다면 스킬 선택에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퀘스트는 기존 에어의 방식을 그대로 채용했다. 다만, 불필요한 동선 낭비가 사라지고 핵심 퀘스트를 제외한 나머지는 조건을 만족시키면 즉시 완료가 가능해 편의성이 다소 증진됐다.

스토리 세계관은 흥미를 유발시킬 소재였으나, 캐릭터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점에선 스토리의 몰입감이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MMORPG에서 스토리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 것을 생각하면 추후 반드시 추가해야 할 요소임은 분명하다.

일반 몬스터를 사냥할 땐 개발진이 소개했던 몰이사냥으로 핵앤슬래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몬스터를 모아 빠르게 제압하는 화끈함은 기존 1~3마리만 상대해도 HP를 관리하기 힘들었던 에어와는 상반된 부분이다.

보스 몬스터는 다른 MMORPG에서 한 번쯤은 경험했던 기믹들로 이뤄져 있었다. 상위 콘텐츠가 아니라 그런지 일반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보다 훨씬 편했다.

또한, 엘리온만의 특별한 기믹은 나타나지 않아 아쉬웠으며, 색약 모드 등으로 적의 기술 범위를 다른 색상으로 구분할 수 있게 조정하는 기능이 추가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잠깐 즐겼던 공중전은 여전히 느린 속도감으로 장점이라 말하긴 어려워보였다. 오히려 공중전의 비중을 한껏 줄인 판단이 엘리온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RvR은 즐길 수 없었으나, PvP와  필드 전쟁에선 비행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플레이해서 그런지 이전과는 다르게 속도감이 붙었고, 상대와의 컨트롤 싸움과 전략적인 요소로 승부를 반전시킬 수 있어 오래 즐길 수 있었다.

미스틱인데 화력이 너무 강해 놀라거나, 암살자가 원거리 스킬만 사용하면서 견제하는 등 이용자들의 다양한 운용 방식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고, 솔직히 PvP만으로도 이 게임을 즐길 이유가 충분했다. 

이렇듯 에어에서 리뉴얼된 엘리온의 새로운 데뷔 무대는 성공적이었다.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게이머들의 반응도 호평이 대다수 차지했을 만큼 이번 변화는 크래프톤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기자가 바라봤을 때도 엘리온은 에어보다 훨씬 완성된 모습을 보였고 게임 플레이도 확실히 즐거웠지만, 엘리온만의 시그니처 캐릭터가 없었다는 부분에선 다소 아쉬웠다.

로스트아크의 '베아트리스', 파이널판타지14의 '야슈톨라', A3: 스틸얼라이브의 '레디안', WoW의 '실바나스' 등 기존 인기 MMORPG들은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캐릭터를 통해 특별한 기억을 새겨준다.

엘리온을 즐기면서 어떤 기억이 남았냐고 물으면 단순히 고품질 그래픽, PvP, 전투, 타격감만 떠올랐고, 이는 여타 양산형 게임을 즐긴 후 물어보는 질문의 답변과 비슷한 만큼 뇌리에 오래 남을 만한 캐릭터가 필요해 보였다.

사실 에어에서 엘리온으로 개명을 발표했을 당시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바뀌겠어?'라면서 많은 이들이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크래프톤은 이번 서포터즈 테스트를 통해 그 인식을 반전시켰고, 테라에 이어 새로운 MMORPG의 흥행 가능성과 발판을 마련해 다시금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런칭 버전에선 현재 보여준 게임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면 엘리온이 한층 더 고품격 PC MMORPG로 거듭나 국내에서 PvP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떠오를 거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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