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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대규모 리뉴얼된 LCK "올해 국제 대회 성적은 과연?"최고의 자리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새로운 도전을 위한 재정비가 필요한 시기
문원빈 기자 | 승인 2020.02.03 16:49

[게임플] 2017년까지 LCK는 어떠한 나라도 실력으로 넘볼 수 없는 강국이었다. 

너무 자만했던 탓일까? 2018년 중국 EDG에게 월드 챔피언십 트로피를 내준 후 MSI에서도 하향세가 이어지더니, 결국 2019 월드 챔피언십 조차 부진을 떨쳐내지 못해 유럽과 중국이 결승전 무대를 장식했다. 

LCK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조합에 대한 창의성이 부족하다", "피지컬에서 한계가 왔다", "해외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등 과거와는 반대 방향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이 국제 대회 트로피를 차지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2017년 이후 어쩌다 LCK가 몰락하게 됐을까?" 먼저 승리에만 집착하여 안정적인 게임만 강요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2018년 LCK 스프링, 섬머 시즌을 생각하면 정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로 라인전에서 안정적인 픽을 선택한 후 드래곤, 협곡의 전령, 내셔남작 싸움에 집중한다. 따라서, 첫 한타 결과가 경기 결과로 결정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한타에 승리한 팀은 최대한 자신들의 유리한 격차가 더 벌어질 때까지 싸우지 않기에 따라가는 입장에선 그저 끌려다니는 구도가 형성됐고, 이 상황을 뒤집는 '슈퍼 플레이'나 유리한 팀에서 '실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어떠한 변화도 없는 것이다.

이 구도가 시즌 내내 계속 이어지면서 선수들은 자연스레 전투의 감각이 떨어졌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이 방식으로만 서로 경쟁하니까 정말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망각하게 됐다. 브라질, 일본, 대만 등 하위권 국가와의 경기에선 잘 통한다. 사실 절대적인 실력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어떠한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도 이겼다고 예상한다.

LCK에선 보기 힘든 플레이를 구현한 G2

허나, 해외 강팀들은 달랐다. 조별 예선에서 본선 카드를 확보했으면 상대의 전력과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 도박적인 플레이를 자주 보였다. 그중 대표적인 예시가 G2와 그리핀의 조별 예선 경기였다.

G2는 조별 예선에서 그리핀에 2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고, 당시 LCK 팬들은 유럽 최고도 별 거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본선에서 보여준 G2의 플레이는 조별 예선의 반응을 180도 바꿔놨다.

작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폭풍을 몰고온 'G2'와 '펀플러스 피닉스'의 경기들을 보면 LCK 메타와는 다르게 싸움을 통해 유리함의 스노우볼을 굴리거나, 불리한 상황에서 역전의 발판을 형성한다.

전투를 통해 유리한 상황을 내주지 않았던 FPX

특히, 펀플러스 피닉스의 경우 정확한 타이밍에 전투를 개시하여 시작부터 자신들의 유리한 양상을 조성했다. 해외 팀들의 이러한 모습에 다소 놀란 LCK 팬들도 많았지만, 사실 해외팀 경기를 보면 대부분 이러한 방식으로 펼쳐졌다.

두 번째로 픽, 밴 싸움의 창의성이다. 이 부분은 감독, 코치, 선수마다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잘못됐다고 볼 순 없겠지만, LCK에선 개성 있는 전략 강구를 위한 챔피언 선택은 정말 보기 드물다.

이는 팀 내부 문제도 있을 것이다. 현 DRX 김대호 감독은 그리핀에서의 경험을 폭로했을 때 대표측에서 성적이 좋은 챔피언만 강요한다고 밝힌 바가 있다. 이는 플레이의 자율성을 떨어뜨리고 선수와 감독을 위축시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늘 도전보단 안정적인 픽을 선호했던 LCK

승률이 높은 챔피언을 선택하는 것은 옳다. 다만, 스폰을 위해, 팀 이미지를 위해, 자금 확보를 위해 등의 이유로 적절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당 픽만 선택하니까 국제 리그에서 상대 팀이 픽, 밴에서의 변수를 제공하면 어떻게 대응할 줄 모르는 모습을 많이 봤을 것이다.

한국 팀에서도 이러한 점이 없진 않았다. 월드 챔피언십 8강 그리핀과 IG 3경기에서 쵸비 선수가 미드 '사이온'이라는 보기 힘든 카드를 꺼내들었고, 3경기는 압도적이었던 IG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완벽하게 상대를 제압한 쵸비 선수의 미드 사이온

관련해서 펀플러스 피닉스 도인비 선수의 미드 '노틸러스'를 가장 좋은 예시로 볼 수 있는데, 상대에게 혼란을 야기시키는 변수 제공, 흔히 말하는 '조커 픽'을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다른 나라들의 막대한 자본으로 재능 있는 한국 선수들이 중국팀에 이적하는 상황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프로는 돈과 성적이라는 냉정한 요소 속에 생존하는 직업이라 자본에 의한 움직임이 당연하지만, 다른 국가의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 한 켠에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 수 없다.

이번 롤드컵의 주인공이었던 도인비 '김태상' 선수

그렇다고 LCK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피지컬과 실력을 여전히 최상위를 자랑하며, 각 팀들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의 경험치도 쌓았다. 2006년 월드컵에서 이니에스타, 사비, 부스케츠, 비야 등 최고의 유망주로 세대 교체한 스페인은 16강에서 프랑스에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지만, 경험치를 쌓아 2010년에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국제 무대의 경험치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것을 미뤄보면 작년 처음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한 담원과 그리핀, 쵸비와 리헨즈가 있는 DRX와 샌드박스, 꾸준하게 진출하는 T1 중에서 빼앗긴 트로피를 다시 차지하는 모습을 보여줄 지도 모른다.

"과연 올해의 국제 대회에서의 LCK 성적은 어떨까?" 모두가 말하듯 이젠 LCK가 세계 최고라고 말할 수 없다. 자존심을 잠시 접어두고 이제는 처음부터 다시 쌓아올리자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기다.

각 팀들은 내부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국내 리그 플레이 자체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했을 것이며, 자신들이 준비한 내공을 2월 5일부터 열리는 2020 LCK 스프링 무대에서 증명할 일만 남았다.

 

문원빈 기자  moon@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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