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관측과 부정적 관측이 엇갈려

[게임플] 대한민국 현대사를 논할 때 '삼김시대'(三金時代)를 빼 놓을 수 있을까?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정치사 전면에 자리했던 주요 정치인인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세 명의 성이 '김씨' 였던 것에 착안해 붙여진 일종의 별칭이다.

한국 게임시장에도 이와 흡사한 표현이 있다. '3N' 이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사명이 'N'으로 시작하는 게임사가 국내 게임시장. 특히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온 시기가 많았기에 생긴 별명이다. 

그러나 모바일게임 시장이 대세로 떠오르는 시기에 접어들며 '3N'이라는 표현이 한동안 무색해졌다. 넷마블을 제외하면 'N자' 사명을 지닌 게임사들 중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흔치 않았기 때문.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보다는 온라인게임에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넥슨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온라인게임 시장만큼의 성과를 한동안 거두지 못 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3N시대'가 다시 열렸다는 이야기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가장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게임들 중 절대다수를 이들 세 회사가 서비스 중이기 때문이다. 

금일(18일)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1위),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2위), 모두의마블(3위), 테라M(7위), 페이트/그랜드 오더(10위)를 서비스 중이다. 넥슨은 오버히트(4위), 열혈강호M(5위), 액스(9위)를 선보이고 있다. 매출 순위 상위 10개 게임 중 8개가 3N이 서비스 중인 게임들인 것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3N'이 재결성 되기까지 이들 기업이 모두 조금씩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넷마블은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빠르게 모바일게임 시장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이른 시기부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이끌어 왔다. 

온라인 강자 넥슨은 모바일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도 계속해서 경험치를 습득하며 기존의 방식을 수정, 보완해 지금의 형태를 이뤘다는 것이 특징이다. '선구안이 부족하다, 롱런하지 못 한다'는 그간의 비판을 최근에는 대부분 털어낸 모습이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 시장 진입이 늦은 편임에도 자사가 보유한 강력한 IP를 바탕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아쉬운 성적을 거두긴 했으나, 핵심전력이라 할 수 있는 리니지M으로 '모바일에서도 PC와 똑같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새로운 기치를 시장에 선보였다.

당분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3N 체제는 굳건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력 싸움이 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이들 3N보다 자금력이 유리한 게임사는 찾기 어렵다. 'IP 활용, 자금력에 기반한 마케팅, 안정적이고 재빠른 운영 노하우' 등이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공에 있어 정답처럼 여겨지는 것들인데, '3N'은 이들 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기업들이다. 

물론, '3N'의 부활을 달갑게 바라보는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게임사가 발 붙일 곳이 없어져 시장고착이 더욱 강해졌다는 평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N'의 부활이 의미가 있는 것은 이것이 국내 게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이들 기업이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재결성 된 '3N'이 향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며,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이들의 새로운 시류를 만들고 그 시류에 따라 모바일게임 시장의 판도 자체가 변할 수 있다. 그리고 중국산 게임의 국내 시장 침식에 대한 강력한 대항마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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