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맵 밸런스'에 대한 불만으로 볼 것이 아니다

지난 12월 20일.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정식서비스가 시작됐다. 오랜 기간 진행된 얼리억세스를 마치고 정식서비스 단계에 들어서는 배틀그라운드는 서비스 개시일에 빚어진 서버 오류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순조롭게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의 초반 행보가 마냥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최적화 문제, 핵 이용자에 대한 대응 등 얼리억세스 단계에서 꾸준히 지적됐던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배틀그라운드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논의가 많이 우러지는 것은 바로 일명 '사막맵'으로 불리는 신규맵 '미라마'에 대한 논란이다. 

'미라마'는 배틀그라운드가 정식서비스 되면서 새롭게 추가된 게임 내 두 번째 맵으로, 멕시코를 배경으로 하는 가상의 지역이다. 사막이라는 지형적, 기후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온통 황량한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은폐와 엄폐를 하기 어려운 넓은 개활지가 곳곳에 자리한 것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사실 '미라마'는 업데이트 이전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았던 맵이다. 기존 맵인 '에란겔'과는 확연히 다른 이미지는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곳에서는 어떤 식의 생존전략이 통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도 무척 높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리자 '미라마'는 유저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렬하게 나뉘고 있다. 특히 맵의 구조적인 특징 때문에 게임 플레이가 제한될 수 있는 요소 때문에 이런 반응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인기를 얻을 수 있던 것은 다양한 형태의 생존전략을 펼칠 수 있고, 또한 각각의 전략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대도시에서 빠르게 파밍을 해서 경쟁자를 제거하러 다니거나, 안전한 지역에 몸을 숨기고 시간을 번다거나 하는 식이다. 차를 구하면 이를 이용해서 기동력을 살릴 수 있고, 차를 구하지 못 하더라도 은폐와 엄폐를 반복하며 생존률을 높일 수 있는 것도 경험적 특징이었다.

하지만 정식서비스 초반 단계인 현재, '미라마'에서는 이런 다양성이 크게 부각되지 못 하고 있다. 식생이 많지 않아 은폐와 엄폐를 할 곳이 거의 없어 사실상 원거리 교전용 무기가 압도적으로 유리한데, 아이템 드랍률도 낮은 편이어서 이런 무기를 손에 넣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낮은 드랍률, 긴 동선 때문에 건물이 모여있는 도시 지역에 강하하는 것, 차량 확보가 '에란겔'에 비해 압도적으로 중요하다. 사실상 초반 플레이 스타일이 강제되는 것이다. 전략 설정과 상황에 따른 전략 수정이 아닌 초반 파밍과 초반 교전에 너무 많은 무게를 두다보니 유저들 역시 게임 내내 일정한 긴장감을 느끼기보다는 초반에만 긴장을 몰아서 느끼고 중반부터는 지루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배틀그라운드의 또 하나의 장점은 '피지컬이 떨어지더라도 전략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상술한 문제들 때문에 '미라마'에서는 이러한 장점이 희미해졌다는 것도 문제다. 특정 지역에 많은 이들이 몰리게 된다는 것은 '좁은 지역에서 잦은 교전이 벌어진다'는 의미이며, 이런 상황에서는 전략적인 움직임보다는 즉각적인 에이밍이 부각되기 마련이다. 

즉, 전략보다 피지컬에 크게 좌우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는 배틀그라운드의 인기요소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부분이다. 

'미라마'를 '에란겔'과는 콘셉트가 다른 맵이지 뒤떨어지는 나쁜 맵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명백히 유저들의 불편을 자아내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밸런스에 관련된 불만이 터져나온다는 것은 해당 콘텐츠의 완성도를 테스트 서버 단계에서 충분히 검증하지 못 했다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무척 중요한 정식서비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콘텐츠에 대한 불만은 자칫 앞으로 이어질 배틀그라운드의 전반적인 운영과 업데이트를 향한 의문부호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미라마' 논란에 대처하는 블루홀과 펍지(PUBG)의 대응 방식에서 유저들은 배틀그라운드의 미래를 보게 된다는 이야기다. 블루홀이 이번 신규맵에 대한 논란을 그저 유저들의 흔한 투덜거림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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