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들의 그래픽 논란, 일본 게임 시장에 대한 기대감 계속 떨어져

“90년대 PS2 게임 같은 그래픽, 언젠가부터 개발력이 멈춘 것 같다”

유명 콘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이 글은 특정 몇 개의 일본 게임의 정보나 글이 올라오면 자주 올라오는 의견 중 하나다.

PS4 등 현세대 콘솔이 무사히 시장 안착을 했으며, 시종일관 눈을 사로 잡는 대형 게임들이 연이어 나오는 요즘 시대에 그래픽으로 칭찬이 아닌 비난을 받는 신작들이 대거 있기 때문이다.

논란을 받고 있는 게임은 개발 중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14’와 최근 영상을 공개했으나 놀림을 받고 있는 ‘전국 바사라 사나무라 유키 전’ 등이다.

특히 두 게임은 충성 유저도 많고 오랜 시간 다수의 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인기를 끌어온 게임들이다. 그러나 최근의 그래픽 변화는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다.

그래픽 논란을 겪고 있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4

더 킹 오브 파이터즈14의 경우는 초반 모델링 공개에서부터 삐걱거렸다. 공개된 그래픽이 90년대 철권2 모델링 수준이라는 비난과 캐릭터들의 모습이 현재의 유행과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유저들이 합성한 철권2 표지 모델 사태는 트워터 및 페이스북 등의 소셜 서비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만드는데 한 몫했다.

철권2 패키지 화면, 로고 아래에 킹 오브 파이터즈 14 '앤디' 캐릭터가 있다. 위화감이 전혀 없다.

전국 바사라 사나무라 유키 전 역시 마찬가지다. PS4와 PS3 2개의 플랫폼으로 예정된 이 게임은 PS2 버전에서 그래픽만 업스케일 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스타오션 시리즈나 소드 아트 온라인 신작 등에서도 비난 여론이 따라 붙고 있다. 물론 일본 게임 특유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유저도 많지만 최근에는 비난 여론이 더 크다.

이유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나오는 대형 AAA급 게임들의 엄청난 그래픽 수준 때문이다. 국내에서 흥행 몰이 중인 ‘더 디비전’은 압도적 그래픽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흥행 중인 더 디비전의 그래픽은 완벽 그 자체다.

최근 출시를 앞둔 ‘UFC 2’는 실제 인물을 고스란히 살려 화제가 됐고 PC용 ‘기어즈 오브 워4’는 4K 해상도를 지원, 그야말로 눈이 호강하게 해준다.

2월 출시된 ‘파크라이 프라이멀’이나 4월 출시 예정인 ‘퀀텀 브레이크’ 그리고 5월 예정작 ‘언차티드4’ 등은 이미 그래픽적으로는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다.

특히 대형 게임과 출시 시기가 겹치는 일본 게임들에 대한 부정적 그래픽 여론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언론이나 개발자들의 평가는 반반이다. 게임의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그래픽을 선보이는 것이라는 의견과 줄어든 개발비나 여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일본의 게임들은 아기자기하거나 만화풍의 느낌을 살린 작품이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각적인 부분보다는 재미 측면에서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4는 일본 게임들이 가야할 방향을 잘 보여주는 명작이다.

내수 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게임을 개발하는 비용 자체를 크게 잡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많다. 2월 출시됐던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4’는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느낌을 완벽하게 살리며 높은 시각적 완성도로 극찬을 이끌어냈다.

4월 출시 예정인 ‘다크소울3’나 코에이테크모의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3’ 같은 게임도 압도적인 비주얼로 출시 전부터 국내는 물론 서양에서도 주목을 사고 있다.

선정성 문제가 있지만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3도 일본 게임 개발사가 가야할 좋은 방향 중 하나다.

그러나 확실한 건 게임 업계 내에서 그래픽이 유저의 선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수 시장이나 개발비 축소 등의 여건은 일본 게임 개발사를 약하게만 만들 것이다.

‘메탈기어 솔리드 팬텀페인’처럼 AAA급 수준은 아니더라도 서양 시장을 견제할 수 있는 A급 이상의 게임들을 내부에서 마련, 내수 증진 및 전 세계 게임 시장 내 입지를 다질 필요가 있다.

그래픽이 게임의 전부를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지적되어 온 일본 게임의 그래픽 이슈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서양과는 격차는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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