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정보기관들이 비밀 프로그램을 가동해 이메일과 전화 문자메시지 수십억 건을 저장·분석하는 감청 행태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게임계도 사찰했다는 증거가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9일 미국·영국 정보기관들이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와 ‘세컨드라이프’, 콘솔 기기인 X박스의 네트워크 서비스인 ‘X박스 라이브’를 사찰했다고 보도했다.

WOW.jpg

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전달한 문건에 기록된 내용으로 미국 국가안보국(NSA)가 지난 2008년 작성한 것. 82쪽 분량의 이 자료에 따르면 NSA와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는 계정과 캐릭터를 생성해 온라인게임을 조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NSA는 ‘WOW’의 정보를 분석해 해당 게임의 유저 중 일부가 군인, 과학자, 대사관 운전기사인 것은 물론 다른 정보기관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고 밝히고 있다. GCHQ 역시 ‘WOW’와 X박스 라이브의 정보를 빼내고자 게임 데이터를 해킹했다.


이 문건에서 NSA는 “온라인게임에서는 익명으로 통신을 할 수 있어 테러리스트 색출을 위해 이 같은 작업을 실시했다.”고 사찰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온라인게임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이 통신을 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WOW’를 개발하고 서비스한 블리자드는 가디언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하고 허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찰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한 X박스 라이브를 서비스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4일 정부가 불법으로 사용자 정보를 엿보는 것은 악성코드나 사이버 공격과 마찬가지로 악질적 보안 침범 행위로 사생활 보호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행위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김준완 기자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