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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나 사회에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그 일을 기리기 위해 내려주는 것이 ‘훈장’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위대한 인물이 쌓은 지대한 공적을 가슴에 새기게 된다. 이 같은 훈장은 게임에서도 볼 수 있다.

이는 흔히 ‘업적’이라고 불리는 시스템으로 게임 내 녹아 있다. 업적 시스템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룬 캐릭터의 성과 등이 기록되는 흥미요소다.

 

게임 속 업적은 그 재미를 더 깊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해 몰입감을 높여주거나 성취욕을 자극해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자리 잡았다.

 

 

게임에서 업적은 몬스터를 잡은 수나 게임머니를 모은 양 등의 단순한 것은 물론 보스 몬스터의 공격으로부터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물리치기 등의 고난이도가 존재한다.

 

 

특히 업적은 단순히 칭호만 주어지는 것이 아닌 캐릭터의 능력치 상승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이 마련돼 유저들의 달성 욕구를 더 자극하고 있다.

 

 

업적 시스템이 하나의 콘텐츠로 잘 뿌리내린 게임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다. ‘WOW’는 일반, 퀘스트, 탐험,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던전 및 공격대, 전문기술, 평판, 이벤트, 위업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업적이 등장한다.

 

 

이에 퀘스트를 수행하고, 사냥터와 던전을 탐험하고, 유저 간 전투(PvP) 펼치고, 특정 세력과의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에서 수백 가지의 업적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특정 일자에만 달성 가능한 업적이 있으며, 심지어 1년의 기간이 필요한 업적도 존재한다.

 

 

이처럼 고난이도 혹은 큰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업적 달성 시 ‘WOW’에서는 ‘탈것’을 보상으로 주어 업적 플레이를 유도하기도 했다.

 

 

업적은 온라인은 물론 콘솔, 모바일 게임에서 하나의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모든 유저들이 아이템 수집만큼 목을 메달 정도로 악착같이 즐기진 않는 콘텐츠다. 업적을 달성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 간의 캐릭터 능력 차이가 피부로 와 닿을 만큼 크지 않다. 여기에 업적 달성은 투입되는 시간에 비해 얻을 수 있는 보상 수준이 극히 낮아 비인기 콘텐츠로 여겨지고 있다.

 

 

게임의 업적은 이런 특성으로 이에 몰두하는 유저를 두고 ‘업적게이(업적 게이머의 줄임말)’라는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게임 속 업적은 성취감을 주지만 이와 동시에 별 효용이 없는 혹은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로 작용하면서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파고드는 유저, 하면 좋은데 안 해도 그만인 유저, 무관심한 유저 등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업적도 게임 콘텐츠 중 하나인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어떨까. 스트레스가 덜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업적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으로는 ‘마비노기영웅전(이하 마영전)’이 있다.

 

 

‘마영전’의 업적은 던전 플레이 중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됐다. 이는 같은 던전을 여러 차례 탐험하는 MORPG의 특성과 맞물려 강제성이 덜한 것은 물론 장시간 플레이하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여기에 업적 달성 시 캐릭터의 특정 능력치가 상승하는 요소가 도입돼 충분한 동기 부여도 준다.

 

 

물론 ‘마영전’ 역시 엄청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업적이 존재하지만 이는 소수에 불과해 스트레스가 덜하다. 이처럼 ‘하면 할수록 도움이 되고 달성 과정도 부담이 덜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업적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한다면 보다 대중적인 흥미요소가 될 듯하다. 여기에 ‘업적게이’를 위한 고난이도 요소를 살짝 가미하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업적 시스템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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