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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2층 세미나실에서 e스포츠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가 13일 열렸습니다.

 

현재의 e스포츠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금 부흥의 날갯짓을 펼치고자 마련된 이날 세미나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이자 한국e스포츠협회장인 전병헌 국회의원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김민규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이후 문화부, e스포츠협회, 프로게임단, 온게임넷, 기자단 대표로 참석한 6명의 토론자가 열띤 담론을 펼쳤습니다.

 

국내에 e스포츠 위기론이 대두된 것은 최근 일이 아닙니다. 국내 e스포츠의 시작과 부흥을 이끈 ‘스타크래프트’의 인기 하락과 인기 종목 발굴 부재, 선수들의 승부조작,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e스포츠협회 간 지적재산권 분쟁 등으로 e스포츠의 인기는 지난 2004년 부산 광안리 10만명 관중 신화 이후 하향세를 걷게 됐죠.

 

 

정부는 지난 2004년 건전한 게임문화를 조성하고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자 e스포츠 중장기 비전을 세우고 ‘디지털 레저’로 e스포츠 영역을 확장하는 정책을 펼치게 됩니다. 이는 당시 온라인게임이 급성장하면서?게임의 역기능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과 궤를 같이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적극적이지 못했고, 결국 e스포츠는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은 물론 디지털 레저로서의 영역으로도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게임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e스포츠는 뒷걸음질쳤습니다.

 

 

e스포츠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포츠와는 다른 ‘종목의 비영속성’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게임의 인기가 사그라지면 자연스럽게 종목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이에 e스포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종목을 끊임없이 발굴하는 일입니다.

 

 

정부가 수백억 원을 지원해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만들고 프로게이머에게 수십억 원의 연봉을 준다한들 관전의 재미가 없어 관중이 없는 e스포츠는 무용지물인 것이죠.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김민규 아주대 교수는 종목(게임)과 선수(플레이어)가 e스포츠 존립의 필수 요소이며 대중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게임의 발굴이 e스포츠 발전의 근간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미나 참석자 모두 이 부분에는 동감을 했습니다.

 

 

국내 e스포츠의 부흥기를 이끈 것은 ‘스타크래프트’라는 외산 게임이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지고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 역시 외산 게임입니다. 앞서 말했듯 e스포츠의 붐을 조성하는 데는 게임의 인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스타크래프트’는 학생은 물론 직장인까지 즐기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리그오브레전드’ 역시 독보적인 PC방 점유율로 인기질주 중입니다.

 

 

이들 두 작품은 완성도 높은 작품성과 관전의 재미가 남다르다는 이유로 인기가 높은 e스포츠 종목으로 주목을 받았고,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관전의 재미가 있는 수준 높은 게임의 등장은 자연스럽게 e스포츠의 부흥을 이끌 수 있는 것이죠. 인기 있는 국산 e스포츠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게임 개발자 육성과 함께 개발자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게임의 부정적 인식 확산으로 정부에서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모바일게임이 주목을 받으면서 온라인게임은 침체기에 빠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게임 시장이 태동한 지난 1990년대 중반 이후 현재가 최대 위기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기 있는 e스포츠 종목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국산 게임이 탄생하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다행히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이수명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과 과장은 e스포츠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수명 과장은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침체기에 빠져 있던 야구가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며 활기를 되찾은 것을 e스포츠에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 하반기에는 e스포츠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보다 체계적으로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습니다.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지원이 종목 발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면?국내 e스포츠의 미래는 불투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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