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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의 공개서비스 이후 개발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최고 레벨 콘텐츠 발굴이다. 비단 출시 이후가 아닌 공개서비스 전이나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이에 대한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중 ‘한국 유저들은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빠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게임 내 마련된 콘텐츠가 개발사가 생각했던 기간에 비해 빠르게(상상을 뛰어넘는 수준) 소모돼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한탄하는 유저들에게 핑계로 둘러댈 때 종종 활용된다.

 

온라인게임은 콘솔이나 PC패키지 등의 플랫폼과는 달리 긴 수명을 갖고 있다. 국내 MMORPG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바람의나라’는 올해 서비스 17주년을 맞으며, 서비스 10년차 이상의 온라인게임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렇듯 장시간의 수명을 갖고 있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하며 유저들의 만족감을 높이는 것은 온라인게임의 숙명이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게임의 소위 ‘만랩 콘텐츠’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전쟁을 좋아하는 국내 유저들의 성향에 맞춘다고 유저 간 전투(PvP) 콘텐츠인 전장을 선보이고 보다 고급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던전 등을 추가하는 것은 어느 업체나 다 하는 당연한 일이 됐다. 매일 같이 다른 유저와 전투를 하고 같은 던전을 쳇바퀴 돌 듯 플레이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말이다.

 

 

PvP를 보다 활성화하고 던전 탐험의 기회를 주지 말라는 뜻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전장 혹은 던전을 만들 때 게임의 세계관이나 스토리에 연결되도록 해 게임 콘텐츠의 목적성을 분명히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렇게 완성된 콘텐츠는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유저가 쉽게 질리지 않고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단순히 보상을 얻기 위해 다른 유저와 전투를 하고 던전을 탐험한다면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빠른 국내 유저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해당 게임을 이탈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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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는 ‘당신이 만드는 최고의 MMORPG’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다. 이 표어는 게임 접속 시에도 확인 가능하다. 최근 ‘아키에이지’는 무역 콘텐츠와 관련, 두더지나 도시락 등 핵이나 버그를 악용하는 사례로 몸살을 앓게 되면서 일부 유저들로부터 ‘당신이 만드는 최고의 MMO가 이런 것이냐’는 비아냥 섞인 말을 듣기도 한다.

 

 

이 작품에는 종족 간 전쟁, 무역, 농사 등 다양한 최고레벨 콘텐츠가 구현됐는데, 이 중 ‘누이의 눈물 모으기’라는 독특한 흥미요소가 존재한다. 콘텐츠라 표현하기에 조금은 애매모호한 누이의 눈물 모으기는 이 작품의 월드인 동서 대륙과 바다 곳곳에서 ‘누이의 눈물’이라는 아이템을 수집하는 것을 말한다.

 

 

누이의 눈물은 게임 내 일부 탈것이나 선박 등을 구매할 수 있는 특수한 화폐 기능을 갖고 있어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를 모으는 것을 시도했을 법하다. 이미 홈페이지나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누이의 눈물을 발견할 수 있는 자세한 위치들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누이는 신들의 대립으로 원대륙이 폭발에 이르렀을 때 이를 막기 위해 희생한 여신을 말한다. 이를 통해 인간이 다시금 생존을 할 수 있게 돼 스스로를 누이안이라 칭하며 누이 여신을 섬기게 되는 등 누이는 게임 세계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그렇다면 누이의 눈물을 수집하는 것이 왜 흥미요소가 되는 것일까? 이는 ‘아키에이지’의 또 다른 흥미요소인 ‘날틀’이라는 탈것과 연계되는 것으로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날틀은 ‘아키에이지’의 독특한 이동수단으로 공중을 일정시간 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탈것이다. 새나 비행기의 날개를 연상케 하는 날틀은 종류에 따라 그 특성이 다른데, 누이의 여신을 모을 때는 순간적으로 고도를 높일 수 있는 ‘날틀 추진’이라는 특수 스킬을 활용할 수 있는 ‘실험형 날틀’의 업그레이드 버전들이 사용된다.

 

 

누이의 눈물을 모으는데 날틀이 사용되는 이유는 평지보다는 산 정상이나 특정 구조물의 꼭대기 등 일반적으로 마천루의 최정상에서 이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늘을 나는 욕망을 가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욕망을 게임 내에서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날틀이고 이를 통해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기능을 가진 누이의 눈물을 획득하는 성취감 등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맵 이곳저곳을 탐험하며 ‘아키에이지’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물론 누이의 눈물 모으기는 낮은 레벨부터 가능하지만 최고레벨 유저에게 게임의 새로운 재미를 전달하는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한다.

 

 

유저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 콘텐츠의 힘은 게임으로부터 나온다. 게임과 연관된 다양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콘텐츠일수록 그 위력은 커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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