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pg

게임에서 캐릭터는 성공과 실패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특히 게임 캐릭터는 이를 조작하는 이용자가 자신의 감정 등을 이입해 상호작용하며 이야기를 끌어나간다는 점에서 몰입감을 높일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지난 6일 X박스 진영을 대표하는 FPS 게임 ‘헤일로’ 시리즈의 최신작 ‘헤일로4’가 전 세계 동시 발매됐다. ‘헤일로4’가 출시되면서 게이머들을 흥분시킨 건 주인공 존(마스터 치프)의 귀환이었다.

지난 2007년 출시된 ‘헤일로3’는 번지소프트의 ‘헤일로’ 3부작 시리즈를 종결하는 작품으로 코버넌트로부터 인류를 구한 마스터 치프가 실종된 여명호 냉동수면실에 잠든 것으로 마무리를 맺는다.

‘헤일로3’ 출시 이후에는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인 ‘헤일로워즈’를 비롯해 마스터 치프와 같은 스파르탄(유전자 조작으로 개조된 특수군인) 대원이 아닌 일반 특수부대원인 루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헤일로3:ODST’, 스파르탄 분대 중 하나인 노블팀의 노블6 대원으로 활약하는 ‘헤일로:리치’ 등의 작품이 선을 보였다.

이들 작품은 높은 완성도와 특유의 스토리로 ‘헤일로’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게임으로 탄생했지만 ‘헤일로’ 3부작이 준 강렬한 느낌은 다소 부족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는 ‘헤일로’ 3부작을 이끈 마스터 치프의 부재가 낳은 결과로 예상된다.

새로운 3부작을 여는 ‘헤일로4’는 343인더스트리로 개발사가 변경되면서 기존 시리즈의 명성을 이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마스터 치프의 귀환과 함께 날려버렸다.

‘헤일로4’는 출시 하루 만에 2억 2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인 ‘헤일로3’의 기록인 1억 7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새로운 데뷔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헤일로4’의 마스터 치프는 기존 시리즈와는 외형적으로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등에 달린 제트팩이다. 이로 인해 마스터 치프는 보다 육중한 무게감을 지닌 캐릭터가 됐고 이를 ‘전방상향시현기’라 불리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로 끌어들여 그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해 묵직한 액션을 경험하도록 했다.

‘헤일로4’에서 마스터 치프의 이 같은 외형적인 변화는 이 캐릭터가 뿜어내는 매력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마스터 치프는 게임 내에서 다이드액트라는 고대 악에 맞서는 과정에서 풍기는 인간적인 모습이 유저들로 하여금 몰입감 있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한다.

코버넌트와의 전쟁이 종결된 전작의 4년 후를 다룬 ‘헤일로4’는 선조가 은하계의 평화를 지킬 계승자로 인류를 선택하지만 선조의 최고 군사령관인 다이드액트는 파괴를 일삼는 인류의 만행을 보고 이를 이을 자격이 없다고 판단, 인류를 말살하려는 계획을 꾸미고 마스터 치프가 이를 막기 위해 여명호의 냉동수면실에서 깨어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마스터 치프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군인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기 위해 독선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인피니티호의 델 리오 함장 명령에 불종족하며 따뜻한 인간미와 함께 선조가 왜 계승자로 인류를 택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헤일로4’에서 마스터 치프의 동반자이자 조력자인 스마트 인공지능(AI) 코타나와의 미묘한 러브라인까지 가미돼 플레이어가 더욱 캐릭터에 몰입하며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헤일로’ 시리즈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헬시 박사가 만든 코타나는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능력에 인간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스마트 AI다. 위험을 감지하고 여명호의 냉동수면실에 잠든 마스터 치프를 깨운 것도 바로 코타나다.

코타나는 마스터 치프에게 주변 상황에 따른 각종 임무와 목적지 등을 제공하지만 7년이라는 권장수명을 넘긴 8년차 스마트 AI로 점점 광기에 빠지게 된다. 마스터 치프는 이를 유일하게 치료할 수 있는 헬시 박사에게 코타나를 데려가려 하지만 지구 도착 직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헤일로4’의 엔딩에서 코타나가 마스터 치프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끝내 AI로서의 생을 마감하는 이별 장면에서 절규하는 마스터 치프의 모습을 통해 또 다른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이렇듯 마스터 치프는 ‘헤일로4’의 중심에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로 값을 매길 수는 가치가 높은 상품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헤일로4’는 전작을 능가하는 고품질의 그래픽과 흡입력 있는 스토리 라인, 프로메테안이라는?새로운 적과 그들이 사용하는 신무기, 맨티스 등?신규 탈것을 이용한 박진감 있는 전투, 스파르탄 옵스와 모의전 등의 강력한 멀티 플레이 등의 콘텐츠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은 ‘헤일로4’의 주인공 마스터 치프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