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엑스씨(대표 김정주)가 제주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이달 하순 개관 예정인 넥슨컴퓨터박물관의 설립 취지와 전시 계획안을 8일 발표했다.


제주 노형동에 위치한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엔엑스씨가 약 150억원을 투자해 4년간의 준비 끝에 마련됐다. 이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2,445.68평방미터)의 규모로 건립, 애플의 첫 컴퓨터인 ‘애플 I(Apple I)’를 포함해 약 4000여점의 소장품 중 1800여점이 개관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는 “컴퓨터가 등장한 지난 1980년대 이후 불과 30년만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며 “그간 사람들이 컴퓨터를 어떻게 활용해왔고 세상을 얼마만큼 변화시켰는지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를 넥슨컴퓨터박물관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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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컴퓨터박물관은 기존 ‘보는 전시’에서 탈피한 ‘오픈 소스’ 개념이 도입돼 누구나 자유롭게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한 점이 눈에 띈다. 이에 소장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하는 ‘오픈수장고’를 운영, 관람객이 보다 가깝게 전시품을 보고 직접 소장 제안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박물관 내부의 소스와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오픈해 보다 많은 관람객이 넥슨컴퓨터박물관의 전시와 기획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는 게 엔엑스씨 측의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넥슨컴퓨터박물관 개관 프로젝트의 하나로 세계 첫 그래픽 온라인게임인 ‘바람의나라’의 초기 버전을 구현한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1996년 4월 천리안에서 서비스가 시작된 ‘바람의나라’는 누적 회원수 1800만명, 최고 동시접속자수 13만명을 기록하며 지난 2011년 최장수 온라인게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온라인게임 역사의 산증인이다.


올해로 서비스 17주년을 맞은 ‘바람의나라’는 현재까지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데, 서비스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시스템과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선을 보이며 서비스 초기 버전과 비교해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바람의나라’는 이번 작업을 통해 현재는 볼 수 없는 초창기 서비스 버전이 구현될 예정이며 복원된 ‘바람의나라’ 초기 버전은 내년 넥슨컴퓨터박물관을 통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바람의나라’ 초기 개발자인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를 비롯해 서민 넥슨 대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정상원 띵소프트 대표는 물론 현재 ‘바람의나라’를 서비스하고 있는 김영구 넥스토릭 대표 등이 이번 복원에 전폭적인 지원과 자문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 만큼 기대를 모은다.


박원용 넥슨컴퓨터박물관 IT보존연구실장은 “단순히 소스코드를 복원하는 기술적인 측면은 물론 오리지널 버전의 감성과 철학도 함께 복원하는 것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라며 ”우리의 작은 시도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온라인 세상의 역사를 기록하고 그 가치를 후세에 전하는 의미 있는 도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엔엑스씨는 박물관 건립과 운영을 위해 지난해 4월 자회사 엔엑스씨엘을 설립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박물관 사업 외에도 문화까페 닐모리동동을 운영하며 수익금을 제주의 문화 발전에 활용 중이다.?또한 부산의 디지털감성문화공간 ‘더놀자’를 기획하고 통합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아츠랩’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엔엑스씨엘은 앞으로도 디지털과 교육, 예술이 결합된 창의적인 콘텐츠를 기획, 공급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와 함께 교류하고 상생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 관장은 “넥슨이 온라인게임이라는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었다면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이런 진보의 역사를 보존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관람객과의 소통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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