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대부분 공개된 가운데, 해외 매출이 대형 게임사의 성장의 성패를 가리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면서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게임 발굴이?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넥슨은 중국과 일본에서 엔씨소프트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해외 매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네오위즈게임즈와 NHN한게임, CJE&M넷마블은 실적 하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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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엔씨.jpeg◆ 넥슨-엔씨 연매출, 사상 최대

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은 지난해 매출 1조 5000억원을 돌파,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6700억원을 넘어서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4%, 25% 상승한 수치다.


넥슨의 실적 상승세는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가 견인했다.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현지 동시접속자수가 300만명을 넘는 등의 인기 상승세로 매출이 대폭 신장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한 1560억원에 달했다. 또한 넥슨은 지난해 일본 모바일게임사인 인블루와 글룹스를 인수하며 일본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지난해 매출 7535억원을 기록, 최대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11% 오른 1513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북미와 유럽에서 서비스가 시작된 ‘길드워2’였다.


‘길드워2’는 지난해 8월 북미와 유럽에서 정식서비스가 시작돼 출시 2주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장을 넘어섰으며 최고 동시접속자수는 40만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1월 누적 판매량이 300만장을 돌파했다는 공식 발표도 이어졌다. 이에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길드워2’로 벌어들인 매출은 1190억원에 달한다. ‘길드워2’는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시점이 4분기였던 만큼 향후 성장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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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오위즈·한게임·넷마블 실적 부진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67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 성장에 그쳤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약 17% 감소한 1100억원을 기록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그간 ‘크로스파이어’와 ‘피파온라인2’ 등의 퍼블리싱 게임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크로스파이어’ 개발사와의 소송으로 인한 계약 조건 변경과 ‘피파온라인2’의 오는 3월 서비스 종료로 성장세가 꺾였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트리니티2’와 ‘청풍명월’?‘레이더즈’ 등의 신작을 출시했지만 성장세를 이끌기에는?역부족이었다.


NHN한게임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 하락한 6084억원을 기록했다. 절반 이상의 매출을 차지하며 한게임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던 웹보드게임 부문마저?정부의 규제 정책 등으로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성장을 가로막았다.


CJE&M넷마블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8% 감소한 2121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부진했다. ‘서든어택’의 계약 변경과 신작 출시 지연 등이 성장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들?업체의 실적 부진은 자체개발 킬러 타이틀과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작품 등을?새롭게 발굴하지 못한 공통분모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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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시장 공략?핵심 키워드는?

중국 시장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인 ‘던파’와 북미·유럽에서 지난해 흥행을 거둔 ‘길드워2’는 국가별 시장에 맞춘 현지화 전략 성공의 결과물이다.


네오플이 개발하고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던파’는 저사양 PC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그래픽과 동서양을 아우르는 콘텐츠로 중국 유저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 업데이트되는 콘텐츠와 박자를 같이 하고 있지 않지만 국내와 같은 정기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로 즐길 거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인기질주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북미 스튜디오인 아레나넷이 개발한 ‘길드워2’는 개발 기획 단계부터 북미와 유럽 유저를 겨냥해 제작됐다. 이 작품은 자유도 높은 작품성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 각각의 고유 스토리 라인, 대규모 월드 전투 등이 특징이다.


아레나넷은 엔씨소프트의 자회사이지만 북미 유저들의 성향을 익히 알고 있는 미국인 직원들로 구성됐으며 엔씨소프트로부터 게임과 관련된 권한을 모두 넘겨받아 독립적으로 운영돼 ‘길드워2’는 ‘미국인이 만든 한국 게임’이 됐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해외 진출이 돌파구로 떠오른 건 최근 일이 아니다. 이미 국내 게임업체는 해외 시장 진출에 민감하며 이미 다수의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에 해외 시장 공략 시 ‘현지화 전략’이 핵심 키워드로 제시된다.


각 국가에 따라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패턴과 취향은 다르다. 이에 문화 콘텐츠의 한 범주인 게임 역시 국가별로 이를 즐기는 유저들의 패턴이나 성향이 차이를 보인다. 현지화 전략은 언어를 번역하는 단순한 작업을 넘어 해당 국가의 사회적 기반, 게임 유저들의 생활방식, 성향 등이 모두 고려돼 수립되는 고도의 작업으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김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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