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 게임’을 만드는 과정은 어려웠으나 결과적으로 성공적”

[게임플] 컴투스 박기성 본부장이 출시 준비 중인 신작 MMORPG ‘제노니아’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출시된 카툰 렌더링풍 MMORPG와 비교했을 때, 제노니아 특유의 깊이 있는 분위기를 구현했고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 

컴투스 그룹이 협업을 통해 준비 중인 제노니아는 언리얼 엔진 기술과 카툰 렌더링 기법을 활용해 독창적인 비주얼과 캐릭터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시간을 되돌리는 설정으로 역대 제노니아 시리즈의 이야기를 아우르면서 대규모 PvP 콘텐츠 ‘침공전’ 등 MMORPG다운 면모도 드러낼 계획이다. 

1편 출시 이후 어느덧 15년차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앞둔 제노니아. 2011년 게임빌 시절부터 PD, 그룹장, 제작본부장을 역임했던 박 반부장과 함께 IP의 장점과 신작의 특장점 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컴투스 박기성 제작 본부장
컴투스 박기성 제작 본부장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기성: 안녕하세요. 컴투스에서 ‘제노니아’의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제작 본부장 박기성입니다.

 

Q. 제노니아가 어떤 게임인지, 유저들에게 설명하지면? 

박기성: 제노니아 시리즈는 피처폰 시기부터 RPG 장르를 대표한 게임입니다. 1~5편까지 이어진 넘버링 시리즈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어가며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IP죠.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며 선보인 제노니아 온라인, 제노니아S로 변화를 선보였었는데 아쉽게도 더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노니아 시리즈는 그룹 차원의 소중한 IP 자산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6,300만 다운로드에 달하는 기록처럼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게임입니다. 특히 매력적인 세계관과 스토리, 캐릭터들이 현시점에도 상당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란 판단이 섰기에, MMORPG로 개발했습니다. 

 

Q. 첫 공개 당시에는 ‘월드 오브 제노니아’라는 이름이었는데, 이제는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라는 명칭으로 바뀌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린다는 의미가 인게임 콘텐츠에 포함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기성: 첫 명칭은 이전 시리즈의 매력적인 세계관을 모두 모아서 보여주겠다는 측면에서 제가 지었던 가칭이었습니다. 다만 타 게임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고 이름이 길다는 의견도 있어 ‘제노니아’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제노니아가 MMORPG로 재탄생하는 의미를 담아 다른 명칭을 붙이기보다 심플하게 이름을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크로노브레이크’는 시간을 되돌린다는 설정에서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합니다. 신작은 제노니아 원작 스토리를 상당 부분 차용하고 있는데, 카엘이 아버지인 리그릿을 되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부분과 시리즈 3편과 1편이 이어지는 부분 등에서 시간을 되돌리는 설정이 들어갑니다. 두 번째는 제노니아 시리즈의 원점으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하는 신작이라는 의미에서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제노니아 IP를 선택한 이유를 말씀해 주셨는데 MMORPG 장르에 어떻게 제노니아의 장점을 녹여내고자 했는지 궁금합니다.

박기성: 컴투스 그룹이 MMORPG 제작에 기반을 갖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MMORPG는 타사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상당히 일찍 시작했습니다. 2014년부터 준비했던 MMORPG를 선보인 바 있고 퍼블리싱 작품으로 탈리온과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도 있죠. 

게임빌 당시 제작했던 작품은 첫 번째 MMORPG였기에 아쉽게도 기대했던 것보다 성과를 거두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전 경험을 통해서 배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살려서 결실을 맺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MMORPG에 다시 도전하게 됐습니다. 

소재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제노니아는 피처폰 시절 액션 중심의 RPG였고 스토리 측면에서도 상당한 호평을 받았던 게임입니다. 시리즈의 캐릭터부터 세계관이 무척 풍부했는데 이러한 장점을 MMORPG로 만들면 전혀 새로운 IP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매력적이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IP는 우리가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신작이 성공하면 제노니아 IP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제노니아는 언리얼 엔진 기반, 카툰 렌더링을 기반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반면 과거 제노니아 시리즈는 SD 캐릭터로 대표됩니다. 이전 시리즈를 추억하는 유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 같은데, 제노니아의 비주얼은 어떤 형태로 제작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기성: 제노니아를 MMORPG로 구현할 때 실사 형태를 고려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사에 원작 캐릭터의 느낌을 주려니 어려움이 있더군요. 무엇보다 컴투스 그룹의 중요한 자산인 제노니아를 실사형 게임으로 만들었을 때, 유저들이 원작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오랫동안 근무하신 분들은 제노니아에 대한 기억이 많으셨는데, 그분들이 봤을 때 실사형으로 제작한 제노니아 캐릭터가 원작과 비슷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기존 게임의 캐릭터 일러스트를 기반으로 준비하게 됐습니다. 

약간 일본 애니메이션 풍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원작을 플레이해 보신 유저들이 신작을 해보시면 적어도 세계관이나 그래픽, 캐릭터 등에서 향수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Q. 제노니아가 신규 IP가 아닌 만큼 시리즈에 대한 추억이라든가 기대치가 많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 있을까요? 원작 시리즈에서 완전히 다른 장르로 개발하거나 하는 부분도 있었을 텐데요.

박기성: 이번 프로젝트 전에 제노니아S PD를 담당했어서 개인적인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실무 작업을 담당하는 디자이너 분들은 현재 감성과 다른 부분들을 구현해야 하고 또 제가 다양한 부분을 요구했기에 어려웠을 겁니다. 

원작을 3D화 작업하는 부분에 있어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플레이했을 때 이 캐릭터가 예전 시리즈에 등장했던 캐릭터임을 바로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으니까요. 결과적으로는 제 의도는 충분히 구현되어 페어리처럼 특징적인 캐릭터들을 보면 한눈에 알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마을도 분위기는 바뀌었지만 ‘원작의 마을이 이렇게 바뀌었구나’라는 부분을 체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원작의 내용들을 충분히 재현해 근본있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어려움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싱글 게임인 원작을 MMORPG 장르로 바꾸면서 여러 설정에 변화도 줬습니다. 예를 들어 원작 초반은 아이리스 마을에서 시작하는데, MMORPG는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 시작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은 원작과 다르게 사람들이 붐비는 레오성에서 시작하는 등 원작에 없는 오리지널 설정을 넣었습니다. 또한 MMORPG라 전투 방식, 장비도 바뀐 부분들이 있습니다. 캐릭터, 스토리, 세계관 등의 부분들은 최대한 원작을 충실하게 구현하고자 했다면 MMORPG에서 필요한 프레임 등의 부분은 재해석해 담아냈습니다.

 

Q. 앞선 질문에서도 잠깐 말씀 주시긴 했는데, 제노니아3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언급하신 것 같습니다. 특히, 리그릿이 단골 주인공으로 이야기도 많이 하셨기 때문에 원작 캐릭터들이 게임 내에 등장하고 페어리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을 유추가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시리즈의 이야기를 제노니아아 담아낼 예정이신지, 또 어떤 방식으로 시점을 그려 나갈지 궁금합니다.

박기성: 신작은 오픈 스펙 기준으로 제노니아3의 스토리에서 시작해서 제노니아1까지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이후 제노니아2의 이야기로 진행하려는 계획은 있습니다. 제노니아4까지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긴 하지만 제노니아5와 제노니아S는 사실 앞선 시리즈와는 상당히 이질적인 세계관이라 아직 결정하진 않았습니다. 후기 작품과 제노니아3의 주인공이 다르기도 하고요. 주인공이 바뀔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게임의 진행은 카엘의 시점에서 이뤄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유저가 카엘이 되어 스토리를 진행하고 결과적으로 시간을 되돌려 제노니아1로 되돌아가 리그릿과 함께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3과 1의 스토리는 거의 유사하게 즐길 수 있고 제노니아1 같은 경우는 리그릿의 시점이 아닌 유저의 시점에서 약간 각색된 형태로 진행됩니다. 시점의 변화는 있지만 원작 캐릭터들은 거의 다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리그릿은 당연하고 마을에 등장하는 작은 NPC들까지 구현했으며 스토리도 최대한 원작을 따르고자 했습니다.

 

Q. 저는 핸드폰 자체를 굉장히 늦게 구매한 편이어서 초반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경험은 없습니다. 그래서 기존 시리즈를 플레이 해본 적 없는 유저들이나 IP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을 제노니아로 끌어들일 만한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박기성: 저희 게임은 시스템, 콘텐츠를 떠나, 처음 접했을 때 첫인상 측면에서 기존 게임들과 상당히 다른 느낌을 전달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물론 앞서 출시된 카툰 렌더링 풍의 MMORPG 게임은 있습니다. 반면 제노니아는 밝고 동화적인 분위기보다 어둡고 무게감 있는, 섹시한 느낌도 있는 스타일입니다. 사실 제노니아 시리즈는 약간 다크한 면이 있으니까요. 이런 차별화 포인트를  MMORPG에 어울리는 카툰 렌더링풍 그래픽으로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기존 실사형 그래픽과도 차이가 있으니 라이트 유저들의 시선에도 ‘나도 이거 한번 시작해 볼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대화 연출이나 시네마틱 영상이 MMORPG에서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유저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고 저희 또한 세계관에 기대가 크기에 많은 투자를 시도했습니다. 

 

Q. 스토리에 많이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는데 게임에서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박기성: 저희가 스토리 노벨은 아니고 유저가 원한다면 이야기를 스킵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플레이에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스토리에 관심을 가진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부분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으니 그런 노력을 알아봐 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최근에는 모바일 MMORPG의 PC 버전 출시가 당연시되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조작 체계에 대한 고민도 많은 것 같은데 제노니아는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기성: 모바일과 PC 양쪽에서 원활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주로 PC에 맞춰져 있지만 컴투스 그룹은 기본적으로 모바일 기반의 회사입니다. 때문에 모바일에서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MMORPG 특성상 여러 리소스를 많이 사용하는 만큼 비주얼 퀄리티는 PC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UI도 상대적으로 크게 만들어 조작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겁니다. PC는 4K 해상도까지 지원해 고사양 그래픽 카드나 모니터를 가지신 분들은 좀 더 높은 퀄리티로 즐길 수 있습니다. 모바일과 PC 양쪽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죠. 

 

Q. 제노니아 원작을 추억하는 유저들이 반가워할 원작 시스템적인 특징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박기성: 시스템 부분은 장르의 변화로 다소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분이 장비 체계와 플레이 콘텐츠죠.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세계관, 캐릭터, NPC, 스토리 등은 원작 시리즈를 접했던 유저들이 반갑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재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페어리같이 원작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던 캐릭터들은 신작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업데이트에도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며 전용 콘텐츠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적으로 많은 부분들이 바뀌었지만 아이템 이름처럼 소소한 부분도 가급적 원작의 것들을 활용하도록 노력했습니다. 

원작과 장르가 다르기 때문에 유저분들이 약간의 이질감을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은 있지만 처음 게임을 접하고 배경이나 월드, 캐릭터들을 접해 보면 상당히 애정 하셨던 분들은 벅차오름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사내 테스트를 진행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시 테스트 반응도 굉장히 좋았다고 들었는데 게임 내 어떤 부분에서 특히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박기성: 개발팀은 소규모 테스트를 계속 진행했기에 빌드가 계속될수록 비주얼에 대한 체감 만족도가 살짝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사내 테스트에서 게임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MMORPG에서 이러한 비주얼이 있다는 점을 신선하게 느끼셨죠. 전반적인 배경,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뤘던 부분이 신선한 느낌을 줬던 것 같습니다. 설문조사를 보면 페어리, 캐릭터, 의상도 좋은 반응이 있었죠. 핵심 콘텐츠로 선보일 서버 침공전도 호평이었습니다. 

 

Q. 비공개 테스트를 비롯한 시연 기회를 마련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박기성: 기존 모바일 게임들은 유저 대상 비공개 테스트를 많이 진행했었는데 최근에는 많이 하는 추세는 아닙니다. 저희도 유저 대상 비공개테스트는 계획 하고 있지 않고 사내 테스트를 한 번 더 진행하려 합니다. 

 

Q. 현재 게임의 개발 완성도, 진척도는 어느 정도인지?

박기성: 스펙은 거의 다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금은 완성도 점검과 향후 업데이트 스펙을 준비하는 등 마무리 단계인 것 같습니다. 진척도는 90%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그러면 게임에 정식 출시 후에 이제 업데이트도 준비하고 있을 텐데, 로드맵이라든지 업데이트 플랜이 어느 정도 잡혀 있는지 궁금하고 기대하는 유저들에 전하는 한 마디도 부탁드립니다.

박기성: 특히 올해는 여러 MMORPG들이 많이 출시돼, 부담되지만 두 가지 정도 차별화된 계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비주얼 측면에서 기존 MMORPG와 많은 차이가 있는 만큼 저희 게임을 사랑해 주시는 유저들이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다른 한 가지는 서버 침공전을 비롯한 필드 위에서의 상호작용, 경쟁과 협력을 담은 신선한 형태의 콘텐츠 등 다른 게임보다 더 많은 신경을 쓴 부분입니다. 카툰 렌더링으로 IP를 살리려 노력했다는 점, 새로운 MMORPG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유저들에게 인정받고 싶습니다. 

송진원 기자
유저가 사랑하는 게임의 재미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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