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캐릭터와 재화 공급, 방치형 접목, 그리고 더빙에 힘 쏟는 스토리

[게임플] 카카오게임즈 신작 모바일 RPG '에버소울'이 높은 초반 성적으로 차세대 수집형 시장을 이끌고 있다. 

에버소울은 유저가 정령의 부름을 받는 구원자가 되어 다양한 정령들을 지휘해, 미래의 지구를 지키고 세계를 구한다는 판타지 세계관을 그린다. 캐릭터 스토리와 함께 부담 없는 성장과 과금 구조에 힘입어 구글 매출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업계가 살펴볼 지점은 에버소울 속 트렌드다. '현세대 서브컬처 게임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에버소울은 교과서적인 해답집을 보여준다. 감성에서 취향 차이가 갈릴 수는 있으나 시스템과 과금 모델에서는 완성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 높은 획득 확률, 원하는 캐릭터를 확정으로

수집형 게임 초창기는 최고 등급 캐릭터 획득 확률이 매우 낮았다. 1%가 되지 않는 게임이 허다했으며, 보통 1.5% 선에 머무르곤 했다. 시대가 흐르고 유저들의 불만이 점차 커지자 3% 정도가 기본 규칙이 됐다. 이제는 4% 이상도 종종 보이기 시작했다. 

에버소울은 에픽 등급 획득 확률 4%에, 선별 소환으로 원하는 정령 하나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 또 픽업 첫 천장 80회, 일반 뽑기 30회에 에픽이 확정되는 등 최대 뽑기 요구치가 독보적으로 낮다.

거기에 일반 뽑기 티켓과 에버스톤을 게임 플레이에서 무수하게 지급하며, 정령의 기억 등 또다른 정령 수급처도 여럿 존재한다. 정령들이 계속 승급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캐릭터가 필요한데, 에픽 등급 정령을 워낙 쉬지 않고 받기 때문에 과금 없이도 미래 계획을 세우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서브컬처 게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과금 구조가 지적받으면서, 캐릭터 획득만으로 과금이 부담되는 시대는 점차 끝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릭터와 이야기의 매력을 보여주면서 자발적인 수집욕을 이끄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방치형에서 빌려온 시스템 - 성장 부담 해결

수집형 RPG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하나하나 성장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은 컸다. 게임계는 'AFK 아레나' 등에서 정립한 방치형 게임 요소에 주목했다. 이를 서브컬처에 접목해 편리하고 부담 없는 성장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떠올랐다.

특히 최근 대세가 된 요소는 레벨 동기화다. 특정 다섯 캐릭터의 레벨만 올리면, 별도로 선택한 캐릭터들은 자동으로 그 레벨에 맞춰준다. 레벨을 초기화하고 다른 캐릭터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러 파티를 조합하게 되는 수집형 게임 특성상 획기적으로 성장 자원을 절약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전리품 획득 시스템도 방치형에서 왔다. 접속하지 않은 사이에도 성장 재화가 자동으로 누적되어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은 유저라도 하루 두어 번 접속만으로 캐릭터 성장이 멈추지 않아 플레이와 과금 부담을 모두 낮춘다. 

지난해부터 '아이돌리 프라이드'를 비롯해 '메멘토모리', '승리의 여신: 니케' 등 다양한 서브컬처 신작들이 수집과 육성에 방치형 장르를 결합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 방식은 유저의 호응으로 인해 향후 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더빙 퀄리티에 집중, 캐릭터마다 만들어가는 스토리

서브컬처 게임 시장이 커지자 성우들의 존재감도 함께 커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성우의 열연은 필수적이다. 

특히 에버소울은 풀 더빙을 채택하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메인 스토리는 물론 게임 중 나오는 모든 대사와 인연 스토리 선택지로 나뉘는 모든 분기까지 성우 연기가 들어간다. 또 성우 인터뷰, 캐릭터별 테마곡과 목소리 활용 콘텐츠를 방대하게 풀어넣고 있다. 

무난한 듯했던 메인스토리도 3장 후반에 들어서면서 급전개 움직임을 보인다. 다만 더빙의 작업량으로 인해 인연 스토리를 가진 캐릭터가 아직 많지 않은데, 앞으로 활발한 작업이 필요해질 부분이다. 

더빙이 아니라도 캐릭터 개인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콘텐츠는 필수 요소가 됐다. 메신저 UI를 활용한 대화는 마치 공식처럼 자리잡았고, 완성도 높은 개별 스토리로 캐릭터를 넘어 게임 전체를 향한 애정을 끌어올린다. 현재 서브컬처에서 롱런을 이어가는 게임 대부분은 이 스토리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에버소울은 현재 서브컬처의 흐름을 민첩하게 읽은 게임으로 꼽힌다. 게임 시스템 구축과 운영까지 모든 면에서 조사 능력이 돋보인다. 모바일에서 가장 빨리 변한다는 서브컬처 트렌드에 또 어떤 진화가 나타날지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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