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 드리프트... 'END'가 아닌 'AND'를 향해

[게임플] 모든 감정이 뭉쳐 나오는 오열이었다.

2004년 등장해 거대한 족적을 남긴 '카트라이더'가 3월 31일 서비스 종료된다. IP의 역사와 미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로 옮겨 계속된다. 1월 12일 PC와 모바일로, 추후 콘솔까지 크로스플레이가 이루어지는 차세대 카트라이더다.

자세한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주 'Dear 카트라이더' 방송이었다. 종료 일정과 환불 계획, 함께 달려온 유저들의 추억을 보존할 방법, 차기작에서의 혜택과 e스포츠 확장까지 모든 정보가 나왔다. 

이야기를 전달하던 니트로스튜디오 조재윤 디렉터는 마지막 인사에서 결국 흐느낄 수밖에 없었다. 모든 카트라이더 유저가 알고 있을 이름이다. 게임 초창기부터 카트라이더 운영에 참여하기 시작해 2021년 디렉터를 맡았고, 업데이트의 질과 소통 능력으로 게임의 전성기를 재차 이끌어냈다. 

'빛재윤'이라는 별명은 그를 대변하는 대표적 단어 중 하나였다. 시기에 따라 반응 차이는 있었지만, 또 여전히 무수한 건의가 남았지만, 적어도 카트라이더에 모든 진심을 쏟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대부분 인정하고 있었다. 비록 차기작이 이어진다 해도 19년을 몸담았던 공간과의 이별은 가슴이 찢어질 일이었다.

"라이더 여러분과 함께 꿈을 꾸고 달릴 수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개발자였습니다."

이번 간담회의 눈물은 개인을 넘어 전체 운영진의 감정을 대변할지도 모른다. 조재윤 디렉터 시기, 카트라이더의 업데이트는 특히 빛났다. 신규 테마가 정기적으로 나왔고, 이벤트 참여만으로 최고급 카트를 얻을 수 있었다. 편의성 초대형 개편과 e스포츠 체제 정착도 이 시기 눈부시게 이루어졌다.

팀에서도 종료 결정은 갑작스러웠을 것이다. 연말까지도 콜라보레이션 정보가 나왔고, 올해 업데이트 계획으로 이미 수많은 개선사항이 잡혀 있었다. 유저들은 물론,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 역시 기쁜 마음으로 게임을 떠나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업적 영역에서 볼 때,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향한 집중은 합리적일 수 있다. 멀티플레이 신작이 동일한 장르와 시스템으로 나오면, 두 게임이 동시에 성공적으로 유지되는 사례는 극히 희박하다. 최악의 경우 서로 유저 풀이 분산되어 동시 하락세를 걷기도 한다. 

다만, 게임은 몰입과 감성 역시 큰 영역을 차지한다. 유저들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곧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19년 동안 달려온 트랙, 수없이 모으고 키워나간 카트바디와 치장 아이템을 볼 수 없다. 게임이 사라지는 것은 내가 실제로 움직이던 공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차기작에서 아무리 백 퍼센트에 가깝게 재현한다 해도, 미세한 이질감은 남기 마련이다.

Dear 카트라이더 영상에서 유저들은 댓글로 자신의 추억을 되돌아보고 있었다. 16년 전 아빠 무릎에 앉아 가족과 처음 카트라이더를 시작한 이야기, 어릴 적 PC방에서 친구들과 시작해 이제 게임 개발자가 된 이야기 등이 보인다. 추억이 길어지면 그것은 삶의 일부분이다. 

그래도 넥슨과 니트로스튜디오의 진심은 전해진다. "카트라이더는 포기하거나 소홀히 대할 IP가 아니다"라는 마음을 모든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6개월 전액 환불이라는 강수, 음악과 같은 추억 매개체를 최대한 많이 아카이브로 남기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서 사용 가능한 지원책 공개 등. 개발과 사업 관점에서 상상 가능한 최대한의 계획이 나왔다. '카트 진심'이 변하지 않았음을 전하는 메시지였다.

카트라이더는 한국 게임 중 가장 큰 규모와 화제성의 e스포츠를 보유했다. 인기 스트리밍 종목이기도 하다. 싱글 접속, 친구들과의 플레이, 그리고 보는 게임까지. 이미 국내 게이머 문화에 깊숙하게 자리잡은 존재다. 이제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향한 1년간의 e스포츠 계획을 공개했다. 

작별의 눈물을 보인 것이 아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기대를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조재윤 디렉터가 함께 총력을 기울여온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노하우도 없이 콘솔 동반 개발과 글로벌 크로스플레이에 뛰어들었다. 그 질주를 이제 지켜볼 날이 왔다.

카트라이더는 아직 끝이 난 적이 없다. 이제 차세대를 바라보는 시작점에 섰다. 몇년 뒤 올해 1월 5일을 돌아보면서, 새 시작을 알리는 눈물이었다고 추억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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