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인게임 콘텐츠, 전작의 높은 진입장벽에 대한 개발진의 해답

[게임플] ‘후속작’과 ‘2편’ 타이틀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네오위즈의 신작 ‘브라운더스트2’는 전작을 모르고 모바일 RPG에 익숙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 

브라운더스트는 올해로 출시 5년 차를 넘긴, 네오위즈의 명실상부한 대표작 중 하나다. 독특한 분위기의 일러스트와 함께 설정한 진영을 토대로 턴과 라운드를 주고받는 특유의 전략성은 게임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게임의 후속작 소식이 들려왔을 때, 몇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다. 5년 이상 깊이를 더해온 IP의 매력이 코어 유저 이외의 대중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 난이도가 다소 높다고 알려진 플레이 방식을 어떻게 전달할지 등 여러 궁금증이 따라왔다. 

약 2주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의 소감을 요약하면 ‘1편과 2편은 전혀 다른 게임’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바일 전략 RPG를 표방했던 전작과 달리 2편은 모바일 RPG로 자신의 장르를 정의했다. 큰 틀의 변화가 있었던 만큼 세부적인 구성과 재미의 포인트 부분에서도 과감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체험버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그동안 영상과 티저 사이트를 통해 예고됐던 ‘팩 시스템’의 형태였다. 유저는 마치 게임샵을 방문한 손님처럼 원하는 스토리와 장르, 이벤트가 담겨있는 팩을 골라, 플레이할 수 있다. 팩의 종류에는 메인 스토리를 다룬 ‘스토리 팩’, 다양한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캐릭터의 이야기에 집중한 ‘캐릭터 팩’ 등이 있다. 

콘솔 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이러한 팩 시스템을 보다 수월하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 한차례 클리어하면 어려움 난이도가 새롭게 개방되고 해당 지역 NPC의 서브 퀘스트 또한 열린다. 소위 ‘트로피 헌터’처럼 한 단계 높은 도전으로 추가적인 보상을 쟁취할 수 있는 것. 

또 다른 특징은 세로로 바뀐 화면 구성과 규모와 발전된 모습의 그래픽, 끊임없이 어이지는 플레이 흐름이다. 전작은 6X3 18칸으로 구성된 공간에 용병을 배치해서 전략을 겨뤄야 했다. 상대 진영까지 한 화면에 담으려면 전장을 가로로 비춰주는 형태가 가장 적합했는데, 브라운더스트2는 3x3 9칸으로 전장을 대폭 축소해, 세로로 두 진영을 모두 조명하는 구성을 선택했다. 

이러한 화면 구성은 특유의 그래픽과 팩 시스템이 연계된다. 과거 캐릭터에 머물렀던 브라운더스트의 화풍은 건물과 초목 등 배경 표현에도 반영되어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양손으로 기기를 잡고 원하는 팩을 골라, 동화풍 그래픽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일련의 과정은 하나의 차별화 포인트로 느껴질 만큼 향수를 자극한다. 

하나의 팩에 담긴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캐릭터와 파티의 시선에서 일련의 사건을 따라가는 것이 주된 흐름이다. 캐릭터간의 대화와 단서의 조사과정, 몬스터와의 조우, 전투 등 모든 플레이는 팩 내부에서 진행된다. 전투가 끝났다해서 메인 메뉴로 돌아가 특정 스테이지를 다시 클릭해야 하는 일은 없다. 

가장 큰 변화는 전투의 난이도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매우 쉬워졌다. 전작의 전투는 자신과 상대 몬스터가 턴을 순서대로 수행하고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는 형태였지만, 브라운더스트2는 일반적인 턴제 게임처럼 서로 공격권을 주고받는 방식을 채택했다. 아군의 공격이 모두 끝나면 상대의 공격이 시작되니, 전작처럼 캐릭터별로 서순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없게 된 것.

또한 맵 크기도 줄어들면서, 전투의 흐름을 보다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브라운더스트 특성상 용병들의 공격, 스킬 범위는 매우 다양하게 설정되어 있어, 공격은 물론이거니와 수비 시에도 피격 범위까지 고려해서 용병을 배치해야 한다. 전장 규모와 배치 가능한 용병 수 등이 줄어들었으니, 승패에 영향을 주는 변수 또한 축소된 것. 

대중을 겨냥한 진입장벽 완화는 마니아 유저들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변화다. 하지만 풋볼매니저, 브라운더스트와 같은 형태의 게임은 전략 구상의 복잡함과 어려움으로 인해, 유저들이 초기에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브라운더스트2는 난이도를 낮춰, 전략적 재미를 느낄만한 구간을 앞당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브라운더스트2로 IP를 처음 접하는 유저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특징이다. 후속작임에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전작의 배경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한 흐름이 끊기지 않으니 콘텐츠에 보다 깊이 몰입할 수 있고 그래픽과 분위기 또한 눈과 귀를 즐겁게한다. 그에 걸맞은 그래픽과 분위기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만약 이번 체험의 목표가 변화에 대한 평가를 받기 위함이었다면 꽉 찬 합격점을 주고 싶을 정도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전투 시 진영의 위치로 인해, 캐릭터의 뒷모습만 바라봐야 했던 점이다. 전작의 경우 전장을 넓게 조명해 캐릭터의 전면을 담아냈고 다양한 코스튬도 출시한 바 있는데, 브라운더스트2는 전장에서의 캐릭터 외형을 어떻게 조명하려 했는지 의도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한 갤럭시 노트 20 울트라 기준, 잦은 튕김 현상과 공격 시작 버튼이 사라지는 버그 등으로 원활한 플레이가 다소 어려웠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튕기더라도 진행 상황이 자동으로 저장되어, 데이터가 날아가는 일은 없었지만 스토리 컷씬 도중에 튕겼을 경우에는 이후의 상황으로 자동저장되어 의도치 않게 스포일러를 당하기도 했다. 

몇 가지 사소한 아쉬움을 뒤로하면, 브라운더스트2는 과감한 변화와 원작 계승을 동시에 가져간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작과 전혀 다른 방향성을 선택했음에도 대다수 콘텐츠와 시스템에서 브라운더스트 특유의 색채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이 코어 팬들과 대중들에게 지속적으로 어필된다면 IP의 연타석 홈런 목표에 조금씩 다가설 것으로 예측된다. 

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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