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이벤트의 비중을 다르게 가져가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어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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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플] 유저에게 기념일은 곧 이벤트다. 

특히 12월, 1월, 2월은 크리스마스, 설날, 밸런타인 기념일로 이어지는 소위 ‘이벤트 풍년’ 시즌이다. 하지만 보상에 대한 기대감과는 별개로, 이벤트 자체에 대한 설렘은 날이 갈수록 줄어든다. 시작 전부터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용 상점에서 사용 가능한 재화가 추가되고 이를 파밍하는 던전 혹은 이벤트 등이 병행된다. 유저는 해당 던전을 반복 플레이해서 재화를 모으고 한정 아이템이나 성장 재료들을 구입한다. 

장르마다 조금씩 다를 순 있어도 큰 틀은 동일하다. MMORPG는 가성비를 소폭 높인 상품을 출시하고 수집형 RPG는 시즌에 맞춘 스킨이나 한정 캐릭터를 추가한다. 퍼즐이나 소셜 게임은 테마에 걸맞은 배경, 꾸미기 아이템을 공개한다. 스테이지 역시 스킨 정도만 바뀔 뿐, 난이도 차등을 둬서 신규 및 복귀 유저와 기존 유저의 혜택을 구분할 뿐이다. 

카운터사이드 이벤트 스토리 '발렌타인 축제'
카운터사이드 이벤트 스토리 '발렌타인 축제'

익숙함을 피하기 위해 차별화를 시도한 게임들도 많다. 가령 메인 스토리의 분위기와 사뭇 다른 이야기를 콘텐츠로 구현해서, 캐릭터들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서브컬처 게임들도 있다. 하지만 매 이벤트마다 새로운 스토리와 그에 걸맞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12월, 1월, 2월 연이어 이어지는 기념일 주기를 감안하면 개발사의 역량 부족을 문제 삼긴 어렵다. 이벤트와 더불어 라이브 서비스에 필요한 정기 업데이트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 시간과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보상을 제공하려면 지금의 방식이 최선일 수 있다는 것. 

또 한 가지 장점은 안정성이다. 보상이 풍성해도, 모든 이벤트가 성공적이진 않았다. 오히려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형태의 이벤트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가 발견되곤 했다. 모든 유저들이 넉넉한 보상을 바라는 시기에 벌어진 운영상의 오류는 평상시보다 더 큰 아쉬움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매년 다양한 콘셉트의 신작 게임이 출시되지만 그에 비해 이벤트의 변화폭은 아직까지 좁게 느껴진다. 풍성한 보상으로 신년 업데이트 로드맵 제작에 필요한 기간을 확보하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기념일 이벤트가 특정 게임의 개성을 대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개선에 완벽한 정답은 없겠지만 고려할 만한 대안은 있다. 기념일에 차등을 둬서 챙기는 방식도 가능하다. 모든 이벤트를 비슷하게 가져가지 않고 몇몇 기념일에 의미를 둬서, 그에 어울리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 

가령 설날에 무게를 싣고 싶다면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은 쿠폰 정도로 간소화하는 대신, 설날 관련 이벤트 스토리 혹은 스킨 등을 선보일 수 있다. 모든 이벤트를 겉햝기 식으로 넘기기보다, 특정 기념일에 리소스를 집중해 차별화 포인트로 삼는 형태다.  

올해 긍정적 반응을 이끌었던 마비노기 판타스틱 데이 행사
올해 긍정적 반응을 이끌었던 마비노기 판타스틱 데이 행사

익명의 게임사 관계자는 “휴일이나 명절은 큰 규모로 기념하기 어렵다”라며 “실제로 1, 2주년처럼 해당 게임에게 의미 있는 날, 이벤트를 기획하는 방식이 보다 효과적이고 특별한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독특한 이벤트는 인게임 콘텐츠 이상으로 입소문을 탄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잡은 국내 신작이라면 아이디어는 중요한 무기다. 중국과 일본, 북미, 유럽 등 막대한 자본과 인력, IP를 상대하려면 안정성 이상으로 참신한 창의력에 비중을 둬야 할 필요가 있다. 

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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