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사업 줄이고, 게임은 플랫폼-장르 대형 확장 

[게임플] 게임 개발사로서 정체성을 찾으려는 엔씨소프트의 변화가 눈에 띈다.

2020년경, 엔씨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했다. 자회사 클렙을 설립하고 K-POP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출범했으며, CJ ENM 등 엔터 전문 기업들과 콘텐츠 협력을 맺고 IT 기술과 엔터테인먼트의 융합을 꾀했다. 

엔씨의 공기가 바뀐 시점은 지난해 하반기다. MMORPG에 집중하던 게임 개발은 장르 다변화를 꾀하기 시작했고, 다방면으로 확장을 시도해온 엔터 등의 사업은 이슈가 끊겼다. 현재 엔씨에서 유지 중인 엔터 서비스는 사실상 유니버스가 유일하며, 유니버스 역시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씨가 사업 목표를 빠르게 전환했다는 말이 나온다. 이전까지 확장 방향성이 업종의 영역을 넓히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게임 기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의 가능성을 바라본다는 것. 

최근 개발 소식을 알린 콘솔 슈터 프로젝트 'LLL'
최근 개발 소식을 알린 콘솔 슈터 프로젝트 'LLL'

원인은 2021년 벌어진 몇 가지 계기로 압축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난항을 겪은 점, 국내 MMORPG에 몰아닥친 변화 요구가 대표적이다. 또 해외 시장을 노린 '리니지W'만큼은 기대를 충족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변화 움직임은 가속화됐다.

실제로 변화는 필요했다. 모바일 및 모든 플랫폼을 통틀어 글로벌 전체를 목표로 잡은 외산 게임들의 공세가 날이 다르게 거세졌기 때문. 시장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장르와 게임성, BM 등 모든 것을 개편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었다. 

엔씨는 이런 요구에 장르 다변화로 응답했다. 올해 들어 발표한 신작 프로젝트는 MMORPG와 수집형 RPG뿐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배틀로얄, 루트슈터 등 기존에 시도한 적 없는 장르로 구성됐다.

특히 콘솔 분야 개발이 크게 늘어났고, 이를 위한 인력과 내부 개발팀 구성도 대규모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 대형 IP와의 협업도 곧 발표될 예정이 알려지면서 확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모바일 전쟁 MMORPG는 국내에서 최고 실적을 자랑하지만, 동시에 경쟁이 과포화된 장르다. 현재 엔씨에서 운영하는 게임만 '리니지M', 리니지2M'에 이어 '리니지W'까지 3종이다. 리니지 시리즈 시스템을 차용한 대형 경쟁작도 크게 늘었다. 여기서 라인업을 더 늘리기보다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의 내실을 다지는 방향성이 보인다. 

'TL'의 정체성 변화도 같은 일환으로 읽힌다. TL은 개발 초기 '더 리니지(The Lineage)' 프로젝트로 가동됐고, PC와 콘솔에 리니지의 정수를 담겠다는 각오로 기획하던 대작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로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리니지를 벗어난 새로운 정체성으로 다시 설계됨을 알렸다.

지난해 P2E 광풍으로 여러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사이, 엔씨는 게임사의 본연의 개발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신규 프로젝트가 공개될 때마다 달라진 모습은 나타난다. 그 결과물을 보여줄 2023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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