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들을 향한 애정과 투자 아끼지 않을 것"

[게임플]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인 넥슨표 메타버스 플랫폼이 구색을 갖춰나가고 있다.

2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CI22는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3D 제작 추가, 수익 창출 업데이트, 일시적 수수료 면제, 항아리 게임(Getting Over It with Bennett Foddy)'으로 시작되는 외부 IP와의 월드 협업 등 글로벌 시장을 향한 단계별 확장이 제시되고 있었다.

발표가 끝난 뒤 넥슨 신민석 디렉터, 오세형 실장, 김하영 팀장에게서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현황과 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신민석 디렉터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어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만드는 모습이 뿌듯했다"며 "넥슨이 향후 20년 이상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프로젝트이니 믿고 즐겨주시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오세형 실장, 신민석 디렉터, 김하영 팀장(왼쪽부터)
오세형 실장, 신민석 디렉터, 김하영 팀장(왼쪽부터)

Q. 내년 5월까지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했는데, 수수료의 구체적인 숫자도 궁금하다.

오세형: 유저가 월드 코인을 구매하면 그중 30%는 수수료가 되고, 제작자들이 나머지 코인을 받는다. 얻은 코인은 재사용하거나 환전이 가능하다. 앞선 발표는 그 코인 수수료를 면제하기 때문에, 유저가 지불한 비용을 제작자가 모두 받게 된다. 출금은 환율에 따라서 조정될 수 있는데, 투자 비용 결정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이다.


Q. 북미에 설립하는 토벤 스튜디오는 인력이 어느 정도인가, 그리고 기존 인력이 이동하는 것인가?

오세형: 넥슨코리아와 넥슨아메리카의 전문 인력들이 배치되어 업무를 진행한다. 개발은 넥슨코리아에서 계속 담당한다. 


Q. MCI22 공식으로 시연되는 월드가 셋 나왔다. 선정 기준은?

신민석: 개발진이 만들었고, 이런 것까지 만들 수 있다고 보여주기 위한 샘플 개념이다. 우리가 만든 것들이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있는 만큼 예시로 선보였다. 그밖에 크리에이터 제작 월드도 전시하고 있고, 항아리 게임도 그중 하나다. 물론 개발진이 만든 월드는 수익을 내지 않는다.


Q. 3D 에셋 제작은 제작 시간과 난이도가 높고 무거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신민석: 메이플스토리2 리소스가 기반인데, 큐브 모양이라 데이터가 가벼워 큰 문제는 아니다. 처음부터 3D 제작을 추가할 계획은 있었다. 개발자들과 여러 테스트를 한 결과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추가됐다. 

Q. 첫 외부 IP를 항아리 게임으로 고른 이유는? 어떤 식으로 협업이 결정됐는지도 궁금하다.

김하영: 메이플의 횡스크롤 특성과 잘 어울리는 플랫포머 게임을 찾았다. 그 결과 항아리 게임이 유저들에게 어필할 매력을 가졌다고 보고 협의를 진행했다. 

원작자인 베넷 포디 역시 커스터마이징과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우리 특성으로 인해 정말 재미있어 하면서 협업에 응했다. 항아리 게임 리턴즈에서 여러 모드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고, 다음 주 정도에 정식 출시될 것이다.


Q. 항아리 게임 외에 외부 IP 확장 계획이 추가로 있나?

김하영: 앞으로 확장을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 발표는 이르지만 내년에 더 많은 것들을 확보해 밝힐 예정이다.


Q. 결제 플랫폼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것이 보통인데, 수익은 동일하게 유지되나?

오세형: 그렇다. 크리에이터 기준에서는 동일하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Q. 일방적으로 개발사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대에서 게임계 트렌드가 많이 변했다. 20년간 개발해온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또 어떤 점이 어려웠는지 궁금하다.

신민석: 20년 전 게임은 더 단순하긴 했다. 코어 재미만 있어도 즐겁게 놀 수 있었다. 지금은 훨씬 고도화되고, 개발 비용도 훨씬 많이 들어간다. 리소스 볼륨이나 서버 데이터베이스 등 인프라 개발만 해도 많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을 다 제공하고, 누구나 상상만 해본 것들을 진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일은 보람이 있었다. 훨씬 다양한 제작자가 관심 갖고 접근할 수 있고, 심지어 초등학생이라도 상관이 없다. 각자 성향에 맞춰 제작자가 만들고 유저가 골라 즐기며, 소통도 원활하게 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다.

Q. 모바일에서 코딩 및 서비스 지원을 더 확장할 계획은?

신민석: 월드를 쉽게 꾸미는 기능은 들어가 있다. 초기에 모바일에서도 다 제작할 수 있도록 코딩을 포함해 넣어보기도 했는데, 직접 해보니 무리가 있었다. 모바일은 꾸미기 모드를 제공하고, 향후 더 많을 것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템플릿을 추가할 예정이다. 

 

Q. 넥슨의 다른 IP가 추가되면 메이플 월드 배경에서 이질적인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신민석: 제작자가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면 크게 상관이 없다고 본다. 넥슨 IP가 다 어우러져서 놀 수 있는 재미가 있다면 된다. 그리고 약간의 리소스 수정을 통해 제작자들이 충분히 어울리게 만들기 편하게끔 할 생각이다.


Q. 월드 코인은 넥슨 캐시와 비슷한 개념인가? 그리고 블록체인과 결합할 계획도 있나?

오세형: 넥슨 캐시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넥슨 캐시로도 월드 코인을 구매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넥슨 블록체인본부에서 별도 제작하는 프로젝트는 있는데, 우리 조직과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확장 계획은 없다.


Q. 에듀케이션 버전 개발 계기와 향후 계획을 설명한다면?

신민석: 프로젝트 MOD 시절, 행사에 참석한 초등학교 선생님에게서 수업에 쓰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허락하고 테스트 계정을 드렸는데, 실제로 직접 수업 자료를 만들고 수업에 활용했다. 그러자 다른 분들도 점점 참여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오세형: 원래 초등학교에 개별적 컨택을 하려 했는데 먼저 말해주셔서 잘 풀린 케이스다.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고, 필요한 기능을 먼저 요청받기도 한다. 교육용이다 보니 방향성이 달라 별도 버전을 마련했고, 시간이 갈수록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것 같다. 

Q. MCI 행사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생각인가?

김하영: 게임사와 유저뿐 아니라 크리에이터도 함께 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모두를 위한 행사가 될지 많이 고민했다. 내년 글로벌 시범 서비스를 앞둔 만큼 글로벌에 맞춘 방향으로 계획 중이다. 


Q. 글로벌 시범 서비스 시기는 언제쯤일까?

오세형: 상반기 이내로 생각하는데, 콘텐츠 볼륨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 조율 중이다. 내년에는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Q. 토벤 스튜디오를 통한 해외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계획은? 교육 분야로의 글로벌 진출도 함께 계획하는지 궁금하다.

오세형: 크리에이팅 툴은 북미 등 글로벌에서 더 익숙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해외 반응이 더욱 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교육은 국가별로 너무 다양한 환경이 적용되고 있어서, 한국에서 더 상황을 만들어보려 한다. 

신민석: 넥슨아메리카에서 최근 개최한 행사가 관심이 매우 높았다. 메이플스토리가 누적 가입자 2억 명 이상에 지금도 각국 유저들이 즐기는 만큼 수요는 많다. 다만 아직 준비가 덜 되어 국내 시범 서비스부터 실시하고 있다. 교육도 의도하지 않게 좋은 반응이 나온 것처럼 국가에 따라 큰 관심이 올 가능성은 있다.


Q. 월드에서 수익 모델을 만들 때 악용 우려는 없을지, 제작 월드 중 폭력성이나 선정성 문제에 걱정은 없을지도 궁금하다. 

신민석: 확률형 아이템은 확률 공개 원칙을 모두 명시하고 있다. 위험한 BM이나 표현은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조치하려 한다. 우리 역시 모두 모니터링하고 있어서 웬만한 것들은 우리가 먼저 파악할 것 같다.

Q. 로블록스 등 다른 플랫폼과 가장 큰 차별화는 무엇일까?

신민석: 로블록스와 제페토만 해도 성향이 아주 다르다. 제페토는 소셜 플랫폼에 가깝고, 대신 로블록스는 지속적인 재미를 추구한다. 우리는 로블록스 쪽에 가깝다. 유저들이 '짭블록스'나 'K블록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로블록스만큼 메타버스 콘텐츠를 볼륨 있게 서비스하고 제대로 운영하는 곳이 거의 없다. 다만 우리는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귀여운 2D 비주얼, 그리고 단순한 조작감으로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세형: 우리가 제공하는 IP와 어셋, 2D 감성은 로블록스가 제공할 수 없는 것들이다. 무엇이 더 훌륭하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비주얼 면에서 우리의 차별화는 분명하다. 2D는 심플한 특성으로 인해 초반 접근이 쉽고, 매력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신민석: 크리에이터 분들에게 정말 모든 애정을 쏟아붓고 있다. 초창기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모든 면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으려고 한다. 유저분들 역시 크리에이터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플랫폼에 사람을 모으고 확장될 수 있도록 나아갈 것이다. 

홍보 역시 계획에 따라 곧 순차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넥슨이 향후 20년 이상 미래를 위한 투자로 진행 중이니 믿고 즐겨주시길 바란다. 

오세형: 메이플 월드는 IP를 담을 수 있는 통으로 만들어가려 한다. 넥슨은 물론 타사 IP까지도 조금은 담을 수 있도록. 매출도 당연히 올려야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넥슨 IP를 세계적으로 확대하려는 목적이다. 교육 분야 역시 한국에서 외산이 아닌 우리 프로그램이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면 기쁘지 않을까 싶다.

김하영: 콘텐츠 확보의 핵심은 크리에이터다. 다양한 분들을 최대한 지원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함께 창작할 기회를 계속 제공하려 한다. 각자 원하는 것들이 다르므로 누구나 제작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크리에이터에 많은 도전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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