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중심 플레이, 장점이자 높은 진입장벽의 원인 될 수 있어

[게임플] 대전격투 게임 마니아에겐 특히 익숙한 표현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모르면 맞아야죠’라는 문구는 배틀로얄 유저들의 심정까지 아우르고 있다.

배틀로얄 게임의 일반적인 형태가 자리를 잡자, 몇 가지 요소를 더해 차별화를 시도한 사례도 늘어났다. 전투 도중 사망해도 부활 기회를 주거나, 필드에 배치된 몬스터를 사냥해 캐릭터 자체 레벨을 높이는 포인트들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규칙의 변용은 틀에 박힌 플레이 흐름에 변화를 준다는 점에서 인기리에 활용됐다.

다만 모든 시도가 긍정적인 성과로 연결되진 않았다. 그중에서도 근접 전투와 배틀로얄을 결합한 게임들은 특히 국내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펄어비스의 섀도우 아레나는 지난 8월 얼리 액세스 서비스를 종료했다. 멘티스코의 헌터스 아레나는 명맥을 유지할 뿐, 업데이트를 멈춘 상황이다. 

부진의 이유에는 다양한 배경이 깔려있다. 단순히 게임의 완성도 문제였을 수 있다. 실제로 비슷한 부류의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는 출시 1년차를 무사히 넘기고 e스포츠 대회까지 개최할 정도로 인기리에 서비스 중이다. 국내 역시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이 폭발적인 유저 유입 성장세를 보여준 바 있다. 

특히 꾸준히 제기된 높은 진입장벽은 다양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대다수의 근접 전투 배틀로얄 게임은 RPG 방식의 캐릭터 성장과 컨트롤 숙련도를 차별화 포인트로 잡는다. 초반 파밍이 아쉽더라도, 게임의 이해도와 실력을 쌓으면 장비 격차를 메울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유저는 배틀로얄뿐만 아니라 근접 전투에 대한 이해도를 함께 갖춰야하는 장벽에 부딪힌다. 근접 전투는 공격과 방어, 회피를 기본 골자로 놓고 여기에 반격기, 콤보, 필살기 등 응용 기술까지 모두 습득해야 공방이 성립된다. 헤드샷을 맞추면 초보자라도 쉽게 킬을 올리는 원거리 전투와는 결이 다르다. 때문에 배틀로얄보다 대전격투 장르와 인상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 

특히 근접 전투의 공방은 반드시 상대에게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아무리 유리한 상황이더라도 리스크를 감내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실력 격차가 큰 경우에는 오히려 반격을 당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근접 전투 배틀로얄 게임의 특징이자 대표적 장점이다. 하지만 기존 배틀로얄에 익숙하면서 근접 전투는 생소한 신규, 초보 유저 입장에선 다소 불합리하게 느껴질 법한 단점으로 꼽힐 수 있다. 

무엇보다 대전격투와 특징을 공유한다면 그와 관련된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아무리 캐주얼하고 대중적인 면모를 강조한다해도, 해당 장르에 익숙해지는 과정은 상당한 인내를 필요로 한다. 소위 ‘맞으면서 배우는’ 플레이를 마니아들이 아닌 일반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2종의 ‘아레나’가 국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상황이지만 도전은 계속된다. 지난 지스타 2022에 시연대를 마련한 ‘하이프스쿼드’는 오는 12월. 파이널 테스트를 예고했다. 신작은 앞선 두 게임보다 캐주얼한 면모를 강조했으나 근접 위주의 전투, 다양한 무기와 아이템 등 여러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근접전투와 배틀로얄의 결합은 불황에 가까운 결과를 낳고 있지만 잠재력 자체를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탄탄한 재미는 언제나 유저를 모으기 마련이다. 흥행의 열쇠는 언제나 이미 출시된 스테디셀러에 있다. 

 

송진원 기자
유저가 사랑하는 게임의 재미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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