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존게임 장르에 한 획을 긋는 전환점 되고 싶어"

[게임플] 수많은 담금질을 거친 '디스테라'가 11월 24일 스팀 얼리액세스 출시를 눈앞에 뒀다.

디스테라는 지스타 2022 카카오게임즈 시연작 중 가장 많은 테스트 과정을 겪은 게임이다. 버려진 지구라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담은 멀티플레이 생존 FPS 게임으로, 슈팅 전투와 함께 제작과 건설 등 생존 요소를 접목해 이목을 끌었다.

디스테라는 다른 생존 게임에 비해 낮은 진입장벽을 위주로 설계됐다. 슈팅 유저에 익숙하다면 무리 없이 게임에 정착할 수 있다. 유저 행동으로 발생하는 지진과 폭풍 등의 사용 방향에 따라 세계가 변화하며, 유저가 직접 만드는 콘텐츠도 곧 적용할 계획이다. 

개발사 리얼리티매직 김성균 대표, 장학준 부대표, 최현동 기획팀장, 카카오게임즈 이창열 사업실장이 글로벌 공개를 앞둔 디스테라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김성균 대표는 "FPS 장르 발전에서 자유도에 특히 중점을 두고, PvE 내러티브를 통해 유저가 자연스럽게 게임 세계에 녹아들게끔 했다"며 개발 의도를 밝혔다. 

리얼리티매직 최현동 기획실장, 장학준 부대표, 김성균 대표, 카카오게임즈 이창열 사업실장(왼쪽부터)
리얼리티매직 최현동 기획실장, 장학준 부대표, 김성균 대표, 카카오게임즈 이창열 사업실장(왼쪽부터)

Q.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도전이다. 개발사에 대한 소개 먼저 부탁한다.

김성균: 핵심 구성원들은 10년 정도 FPS와 MMO 장르를 다수 개발해본 베테랑이다. 몇년간은 VR 타이틀을 주로 개발했고, 3년 전부터 이 장르에서 유의미한 게임을 만들어보기 위해 40여명이 뭉쳐서 개발하고 있다. 


Q. 기존 글로벌 생존 게임들과 가장 큰 차별점은?

김성균: 가장 중요한 것은 진입 장벽이다. 또 생존을 위한 생존보다는 슈팅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자는 것이 목표였고, 유저가 월드의 주도권을 직접 쥘 수 있는 시스템을 구사했다. 


Q. 테스트 과정에서 유저들의 주요 반응은 무엇이었나?

장학준: 다행히도 유저 반응이 좋았다. 기존 생존과 차별화된 전략이 통했다고 본다. 긍정적인 반응은 낮은 진입장벽, 짧은 세션으로 인한 피로도 감소, 다양한 전략 전술, 재미있는 쟁탈전 요소, 랭킹 시스템 보상 등 5개 정도로 압축됐다. 반대로 부정적인 평가라면 공수 밸런스에서 불만이 좀 있었는데, 4차 테스트에서 보강을 통해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Q. 생존 FPS가 국내 유저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다. 배틀로얄 장르와 차이점을 설명한다면?

최현동: 배틀로얄은 PvP 위주고, 순환이 빠르며 유저 개인의 컨트롤과 숙련도에 갈린다. 반면 디스테라 같은 생존 장르는 게임 호흡이 길고 반복되며, 숙련도뿐 아니라 전략과 전술이 많이 필요하다. 파밍 수단도 생산과 채집 등이라 서로 분담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튜토리얼을 플레이하다 보면 국내 유저들도 자연스럽게 재미를 느낄 것이다.

Q. 콘솔 버전 출시 여부도 궁금하다.

김성균: 처음 개발할 때부터 콘솔을 염두에 뒀다. 내부에 개발 키트도 가지고 있다. 다만 당장은 PC 버전과 초기 업데이트에 집중할 때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추가로 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Q. 내부적인 성과 목표는?

이창열: 1년 6개월 넘는 기간에 총 8회에 달하는 많은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느리지만 꾸준히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미 충분히 완성됐는데 언제 출시하느냐는 문의도 많이 받는다. 퍼블리셔로서 이 게임은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숫자로 말하자면 시작 단계에서는 같은 장르의 대표 게임 '러스트'와 '아크'에 준하는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 스팀 전체 기준에서 10위권 내외다. 출시 후에도 더 많은 발전이 기대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국내 게임 중 스팀에서 가장 흥행했던 'PUBG'와 '로스트아크'의 길을 우리가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Q. 기존 배틀로얄 장르와 전략 전술이 어떤 점에서 다른지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나?

최현동: 생존 장르라고 해서 슈팅 자체가 엄청나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우징과 같은 특수한 시스템이 존재하고, 알파 그룹이라고 불리는 생존자 선두 그룹이 상대 그룹을 무너뜨려 하는 등의 행위가 배틀로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유저간 경쟁으로 월드 흐름이 바뀌고, 단순히 생존만을 위한 '존버' 행위의 형태도 많이 다르다.


Q. 생존 게임은 장기 플레이 유저가 많고, '고인물'에 의해 자체 장벽이 세워지는 경우도 흔한데.

김성균: 바로 그 부분이 여러 테스트를 거치며 조정해온 계기와 같다. 유저의 시스템 학습 시간이 기존 생존 장르에서는 며칠 동안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디스테라는 일정 구간에서 잘 정착하도록 보호하고 지원해주면서 다른 전략을 자연스럽게 깨닫도록 한다. 앞서 말한 낮은 진입장벽 역시 그런 의미다.

최현동: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중요한 자원이나 꼭 해야 하는 플레이는 시나리오 속 인물이 나타나서 직접 말로 알려주면서 이끈다. 죽으면 모든 아이템을 다 빼앗기던 기존 문법도 과감하게 깨부수는 시도를 했다. 

Q. 기존 생존 게임을 해온 유저에게는 진입장벽이 그 게임을 즐기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데.

장학준: 그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에 포함되는 내용이기도 한데, 단순히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서 탑 랭킹에 오르는 일은 지양하고 있다. 건설과 채집으로도 상위권에 오르는 수단들이 있다. 하나의 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전략이 허용되기 때문에 자유도가 보장될 수 있다.

김성균: 개발 초기는 그 정도 난이도에서 시작한 적이 있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 우리가 지향하는 플레이와 다르다고 판단해 여러 코어 시스템을 걷어냈다. 당시 발표에서 똑같은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하고 나면 그런 유저들도 인정하는 상황이 많았다. 역시 하드코어 생존이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던 대로 슈팅 기반 생존 게임으로 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창열: 우리는 싱글 플레이를 지원한다는 것도 강점이다. 싱글에만 있는 별도의 스토리라인이 있어 싱글 모드만 즐겨도 충분한 재미가 있다. 커스텀 모드도 지원해서 친구들끼리만 편하게 하는 것도 가능해 캐주얼 유저들도 쉽게 들어오도록 했다.


Q. 테스트 과정에서 리텐션이나 동접 등의 지표 변화를 공개할 수 있나?

이창열: 구체적인 숫자를 알리기는 어렵지만, 리텐션은 다른 게임들의 평균보다 조금 더 높게 나왔다. 동접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진 못했는데, 시간대에 큰 원인이 있었다. 미국, 유럽, 아시아 플레이 시간차가 나오면서 고저차가 높지 않았다. 대신 다양한 지역에서 골고루 유저들의 호응이 있었다. 

Q. 신규 트레일러 영상이 인터넷 방송 느낌으로 제작됐는데, 디스테라에도 최근 유행하는 스트리밍 연동 시스템을 넣을 계획이 있나?

김성균: 그런 목적을 염두에 두고 만든 영상은 아니다. 다만 스트리머들을 대상으로 피드백하다 보니 그들이 보여주는 장면이 재미있게 많이 나왔고, 시청의 재미를 주는 콘셉트로 제작한 점은 있다. 피드백 중 상당수를 스트리밍에서 받았기 때문에 관련 시스템 지원 계획은 있고, 스트리머 활용 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부탁한다.

김성균: 조금 거창할 수 있지만, 개발을 시작할 때 우리가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디스테라가 FPS 역사에서 그래도 한 장르에 방점을 찍었다고 듣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는 욕심을 부리고 싶다.

장학준: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인데, 아직 아버지가 무슨 게임을 만드는지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안하고 있다. 버그가 많다고 욕 먹을까봐 그런 것 같은데, 디스테라가 재미있다는 말을 들어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최현동: MMORPG의 경우 WoW를 기점으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점점 편리해지고, 외부에서 얻어야 하는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생존 장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그 장르가 발전해나가는 데 소중한 역할을 맡고 싶다. 성공을 통해 또 우리를 따라하는 다른 게임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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