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더 다이버' 닌텐도 스위치, 그리고 민트로켓 이야기 

[게임플] "넥슨은 지금도 '개발사'다. 창조와 도전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데이브)'는 넥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첫 작품이다. 민트로켓은 기존 개발 문법에서 벗어나 자사 내부에서 재미에 집중한 소규모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했다. 첫 도전장은 시작부터 초대박이었다. 

데이브는 스팀 긍정률 97%,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기록하며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작으로 자리매김했다. 해양 어드벤처와 초밥집 타이쿤을 섞은 하이브리드 장르, 픽셀 그래픽에 들인 섬세한 정성과 유쾌하면서도 방대한 콘텐츠는 수많은 유저를 잡아끌었다.

민트로켓 출범을 이끈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부사장, 그리고 '데이브' 황재호 디렉터를 함께 만나 데이브와 민트로켓의 미래를 들었다. 황재호 디렉터는 데이브의 시작부터 출시까지 개발을 총괄했으며, 김대훤 부사장은 2019년부터 신규개발본부를 맡아 넥슨의 개발 체질 개선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부사장(왼쪽), '데이브' 황재호 디렉터(오른쪽)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부사장(왼쪽), '데이브' 황재호 디렉터(오른쪽)

Q. 데이브 인기가 폭발적이다. 체감이 되나?

황재호: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 고무적이었는데, 인기가 많다는 것을 실감하기는 어려웠다. 버그를 잡느라 2~3주 동안 열중하다 보니 체감할 틈이 없었다. 지인에게 연락이 올 때부터 조금씩 실감이 났다.


Q. 소규모 개발팀에서 여러 플랫폼을 소화하기 위한 준비가 있다면?

김대훤: 민트로켓이 일부러 소규모로 가는 이유는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다. 디렉터의 날카로운 생각이 온전히 퍼지기 위해서는 20~30명 내외 인원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반응이 좋을수록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어려움을 겪을 텐데, 앞으로 중앙 조직에서 서포트를 많이 늘리려 한다. 플랫폼 대응과 문제 해결 등이 대표적이다. 디렉터에 따라서는 사람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데이브는 첫 타이틀이다 보니 개발팀 스스로 검토하는 것이 많은데, 앞으로 회사 차원에서 더욱 제대로 해보려 한다. 


Q. 닌텐도 스위치를 활용한 기능을 추후 더 넣을 계획이 있나?

황재호: 큰 팀이 아니라 스위치도 꼼꼼한 대응까지 하진 못했다. 조이콘을 빼서 하는 미니게임은 내부적으로 구상하는 것이 있다. 차후 스위치에 더 적합한 모습으로 나올 것 같다.


Q. UI 최적화 등 사용자 경험 개선 계획이 궁금하다.

황재호: 닌텐도 스위치에서는 글씨가 너무 작다는 느낌이 확실히 있었다. 개선해야 할 부분 같다. UX 전달이 쉽지 않은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전달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최종 버전은 더욱 잘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다른 콘솔 플랫폼으로도 나올 계획이 있나?

황재호: 개인적으로는 어디든 하고 싶지만,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해치지 않기 위해 천천히 진행하려 한다.

김대훤: 앞으로 민트로켓의 작은 프로젝트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대응과 기술 요구사항 작업을 중앙 차원에서 구상하고 있다. 항상 소규모 조직들의 어려움이 엔진 기능 사용이나 알 수 없는 문제 해결에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인데, 그런 것들도 기술적 지원을 중앙해서 해주고 창의력에 더욱 집중하도록 할 생각이다.


Q. 얼리액세스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타임이 굉장히 길다. 정식 버전 볼륨은 어느 정도일까?

황재호: 8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여러 부분을 꼼꼼히 플레이해주시더라. 길다고 느껴주셔서 다행이고, 지금은 전체 중에서 50% 조금 넘는 분량이다.


Q. 민트로켓의 정체성은 무엇일지, 앞으로 브랜드로서의 게임 방향성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김대훤: 어떤 장르나 특정 재미를 말하기는 어렵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려 했을 때 내부에서 좌절하는 것들이 햇빛을 보게 만드는 회사 차원의 전략이다. 그저 '어떤 것'을 만드는 일을 노력하려고 한다. 특정 장르만 20년 넘게 경험한 분이 다른 것을 결합해 만들겠다고 한다면, 그런 분들에게 과감한 기회를 회사가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개발자가 정말 예리한 시각을 가지고, 유저들의 공력을 이겨낼 만한 창의적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등의 역량을 본다. 내부에서는 데이브뿐 아니라 굉장히 컨트롤을 요하거나 전략적인 게임도 있다. 유저 기대치를 과감하게 뛰어넘을 수 있는 색다름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패키지 게임을 만들 때는 굉장히 색깔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고, 대전 게임을 만든다면 색다름의 허들을 조금 낮춰서 봐야 할 수도 있다. 세상에서 인기를 끈 대전 게임들이 모두 완벽한 새로움으로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다. "넥슨이 돈 들여서 크게 주류 장르에서 하는 것 말고 다른 걸 가져와 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Q. 엔딩을 보게 되면 멀티플레이에 대한 유저 수요도 많았다. 혹시 준비 중인 계획은 없나?

황재호: 이 시점에선 준비하지 않는다. 다만 유저 요구가 많은 것도 안다. 게임이 더욱 성공하면 요구에 맞춰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Q. 과거 서비스했던 M.O.E에 대한 오마주가 종종 보인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황재호: 게임 속 덕후 캐릭터가 좋아하는 애니 세계관을 고민했는데, 내부에 IP가 있었으니 사용해볼 수 있겠냐고 문의하자 흔쾌히 허락해주어서 넣게 됐다.


Q. 차기작이나 민트로켓의 다음 게임들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

황재호: 지금은 버그 잡는 생각밖에 없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보다 이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을 구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쌓인 내공을 다음에 어떻게 활용할지는 차분하게 생각하는 것이 맞다.

김대훤: 꼭 인디게임 스타일을 생각하는 것만은 아니다. 내부에서 작업 중인 스타일이 굉장히 다양하다. 꼭 배고픔 속에서만 혁신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안정과 풍요 속에서 더욱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다. 넥슨의 탄탄한 울타리 안에서 더 많은 분들이 과감한 도전을 하길 원한다. 새로운 것이 완벽하게 마무리되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우리는 시간을 줄 수 있다. 

낭중지추라는 말을 좋아한다. 우리 회사에도 송곳을 가진 분이 많을 텐데, 주머니 속에 넣어서 얼마나 뾰족한지 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뾰족한 분들을 찾는 데 주력하고, 그들의 생각대로 나올 수 있도록 넥슨이 주도할 생각이다. 


Q. 나중에 추가될 후반부 콘텐츠는 어떤 식으로 전개되나? 더욱 심해로 가는 것인가.

황재호: 얼리액세스에서 빙하 구역이나 어두운 구역도 나오고, 약간의 판타지도 있는 게임이라 조금 더 다른 환경을 주고 싶었다. 게임 핵심 요소를 기반으로 한, 동시에 그럴싸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Q. 최근 다른 게임사들이 인디 큐레이팅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민트로켓은 그것과 다른 결로 읽히는데, 새로운 개발자들이나 인디 행사 게임 인력을 추가로 영입할 계획도 있나?

김대훤: 사정이 된다면 날카로운 시각을 가지고 참신한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분들과 같이 하고 싶다. 그런데 넥슨은 처음부터 내부에 그런 마음을 가지고 모인 사람이 많았다. 대작부터 시작한 회사가 아니라 특이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정신이 있다. 그런 분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시작하고 싶었다. 물론 외부의 좋은 개발자들과 협력하거나 함께 일하는 것도 꿈꾸고 있다.


Q. 데이브가 성공한 만큼 수익도 기대될 것 같다. 특별한 기대치가 있다면?

김대훤: 본전은 당연히 찾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하나의 IP화가 이루어질 잠재력도 충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넥슨의 소중한 자산 중 하나가 될 것이라 판단하고 더욱 많은 지원을 하려 한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황재호: 끊임없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테스트를 했고, 피드백을 날것으로 받아 소화했다. 스파링을 하듯 끊임없이 테스트를 한 결과 후반부부터 평가 점수가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 과정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세상에 나와보니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유저들에게 더욱 잘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김대훤: 넥슨이 좋은 IP가 있고 운영 잘 하는 회사라는 것은 업계에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넥슨은 개발사고, 계속해서 발명과 창조와 도전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해왔다. 드디어 실현되는 것 같아 뿌듯하고, 황 디렉터와 넥슨의 경영진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넥슨이 무언가 계속 창조하고 발전하고 도전하는 한국 대표 개발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뭔가 많이 하기는 한다'를 넘어 '기대된다'는 말을 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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