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화로 실적 여유 만든 리니지W, 장르 플랫폼 확대 발판 되나

[게임플] 엔씨소프트가 더욱 확대된 정체성을 제시했다. MMORPG를 넘어 'MMO', 멀티플레이의 대중화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얼어붙은 시장 속에서도 엔씨의 3분기 실적은 견고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1%, 영업이익 50% 증가다. 1년간 신작 출시가 없었는데도 전 분기 대비 매출 감소가 4%뿐이었다는 점도 탄탄한 실적을 반영한다. 

4분기 이후는 엔씨에게 있어 '검증'의 장이다. 지난해 11월 '리니지W'가 역사적인 초기 흥행을 기록했기 때문에 전년비 실적 감소가 확정적이기 때문. 가장 빨리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TL'은 내년 상반기에 나온다. 하지만 리니지M과 리니지W가 아직도 매출 최상위에서 견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여유가 보인다. 

리니지W는 엔씨 3분기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했다. 이장욱 IR 실장은 "베르세르크 콜라보와 기란 업데이트가 연이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출시 1주년 이벤트도 반응이 좋다"며 글로벌 IP와의 제휴 마케팅 성과를 안정 요인으로 꼽았다.

발표와 함께 놀라움을 샀던 '리니지W'와 '베르세르크' 컬래버레이션
발표와 함께 놀라움을 샀던 '리니지W'와 '베르세르크' 컬래버레이션

어느 게임이든 초기에 비해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엔씨에 따르면, 리니지W는 감소 속도가 기존 리니지M과 2M보다도 완만해 안정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리니지W 서비스 안정화의 비결은 더욱 넓어진 시장이 꼽힌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에 동시 출시하면서, 같은 월드에서 함께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한국, 대만, 일본 등 각국의 유저가 한 데 모여 협력과 경쟁을 펼치면서 전쟁 MMORPG로서 유지력이 더욱 견고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만 시장 성과는 눈부시다. 과거부터 리니지가 대세 게임이었던 지역이지만, 리니지W는 출시 후 대만에서 지금까지 부동의 왕좌를 지키고 있다. 지난 1주년 기념 디렉터스 토크를 대만 현지에서 크게 개최한 것도 이런 상징성을 담는다. 

또 한 가지 비결은 끊임없는 깜짝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화제성 공급이다. '베르세르크' 컬래버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소식이었다. 그밖에도 최근 대세 소주 브랜드로 불리는 '원소주'와 컬래버를 실시하고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열어 팬서비스를 겸하기도 했다.

엔씨가 준비 중인 새로운 세계관 'TL'과 '프로젝트E'
엔씨가 준비 중인 새로운 세계관 'TL'과 '프로젝트E'

엔씨는 리니지W 운영을 통해 시간적 여유를 가졌고, 그 사이 'TL'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PC와 콘솔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만큼, 일정에 쫓겨 내놓기보다 최대한 해외 유저들을 만족시킬 대작을 내놓는다는 것.

TL은 글로벌 퍼블리싱 주체를 곧 발표하고 전 세계 서비스를 원활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리니지와의 과금 요소 차이를 강조하면서, 글로벌 콘솔에 맞춘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서구권에서 통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내러티브와 액션 수준도 크게 높였다는 것이 엔씨의 발표였다.

해외 주요 게임사들과의 협업도 강화될 전망이다. 홍원기 CFO는 해외 대형 IP와 손을 잡고 MMO 개발이 진척되고 있음을 밝히면서 "곧 글로벌 파트너가 발표되면, 투자자들도 '엔씨가 이런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구나'라며 만족할 것"이라고 자신을 보였다.  

엔씨는 그밖에 콘솔 MMO 슈팅 'LLL' 등을 새로 발표하면서 RPG를 벗어난 장르와 시장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엔씨가 밝힌 새로운 방향성 '멀티플레이의 대중화'가 세계의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까. 2023년에 그 해답의 첫 장은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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