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케팅비 중 절반을 연말 '칼리스토' 출시에 투입"
해외 유명 스튜디오 대거 영입, '넥스트 배그' 결실 보이나

[게임플] 크래프톤이 후속 IP 보유를 위한 상차림을 마쳤다. 첫 메인 메뉴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이다.

크래프톤의 3분기 매출은 4,338억 원, 영업이익은 1,403억 원이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9%, 28.2% 줄어든 실적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서비스 중단이 다소 뼈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가 느껴지는 이유는 PC와 콘솔 플랫폼에서 나온다. PC 부문 매출은 오히려 최근 3년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배틀그라운드 PC 버전은 무료화 전환 뒤 17주 연속 스팀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일간 10만 가량의 신규 유저 유입이 매력적인 상품 구매로 이어지면서 역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출시부터 5년이 지난 게임이다. 초창기 전 세계 게임계를 휩쓸 만큼의 실적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견조한 실적으로 연착륙하면서, 그 다음을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벌고 있다는 점이 의미를 가진다.

'배틀그라운드 그 다음', 크래프톤이 서너 해 전부터 안고 있던 과제다. 산하 스튜디오에서는 PC-콘솔 플랫폼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새 먹거리를 준비해왔다. 실패도 있었지만, 개발이 완성 단계에 접어드는 흔적이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올해 12월 2일 먼저 출정을 나선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장기적으로 가지는 매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대형 IP를 새로 만들어낼 가능성이 보인다는 점, 이와 동시에 세계적인 인지도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점이 둘째다.

원래라면 둘은 공존이 불가능한 특징이다. 하지만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특이한 위치 덕분에 가능해졌다. 한 장르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세운 개발자가 독립 스튜디오를 차렸고, 이전 결과물의 정신적 계승작을 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SF호러 액션 걸작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를 개발한 글렌 스코필드는 EA와 결별한 뒤 칼리스토 프로토콜 개발을 시작했다. 크래프톤은 그가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할 때부터 전폭적인 협력과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북미 현지 개발자들에게 완전한 자율성을 부여해 원하는  만들도록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퍼런스콜 답변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연간 마케팅 비용 중 절반을 연말에 사용한다. 그 금액은 대부분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쓰인다. '익숙한 신규 IP'라는 카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기회다. 크래프톤은 그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고, 최대한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세계관 기틀을 다지면서 준비 중인 '눈물을 마시는 새'
세계관 기틀을 다지면서 준비 중인 '눈물을 마시는 새'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대형 카드인 동시에 전주곡이다. 크래프톤이 수년 동안 갈고 닦아온 '넥스트 배그' 프로젝트가 궤도에 들어서고 있다. 

실적발표를 통해 명시된 기대작은 하드코어 루트슈터 ‘프로젝트 블랙 버짓', 멀티플레이 슈터 '프로젝트 롬' 등이 있다. 북미 스튜디오 언노운 월드의 '서브노티카 2' 역시 기대가 오르는 차기작이다. 새로 인수를 발표한 스웨덴 스튜디오 네온 자이언트는 '디 어센트'에 이어 오픈월드 FPS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아트북 발간으로 세계관 구성을 진행 중인 '눈물을 마시는 새' IP 준비도 본격적이다. '프로젝트 윈드리스'라는 이름으로 국내외 개발 인력과 함께 캐나다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 실적을 위한 가벼운 게임이 아니라 글로벌 단위로 총력을 기울여 대작 오픈월드 액션 RPG를 만들겠다는 각오가 보인다.

향후 신작 대부분이 PC와 콘솔에 집중되어 있어 게이머 중심의 기대감이 높다. 국내 개발진에 연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외 알짜배기 스튜디오를 흡수해온 행보도 안정성을 높인다. 

크래프톤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첫 카드,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12월 2일 PC와 콘솔 현세대 및 차세대 플랫폼으로 모두 출시된다.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개발력 내실도 함께 키운 크래프톤이 보여줄 배틀그라운드 이후 미래가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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