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추가된 최상위 콘텐츠, 고민 끝에 더욱 진화한 아트 연출들

[게임플] 네오플의 정예 아티스트들이 '던전앤파이터(던파)' 신규 콘텐츠 비주얼을 구현하기까지의 과정을 낱낱이 공개했다. 

던파 ‘기계 혁명 : 바칼 레이드’는 지난달 27일 추가된 최상위 콘텐츠다. 최고 레벨인 110레벨을 달성한 12인 공격대가 공략 가능하며, 총 16개의 던전으로 구성됐다. 높은 난이도와 명성치가 요구되지만, 최신 레이드에 걸맞는 웅장하고 화려한 연출이 큰 관심을 이끌었다.

넥슨은 공식 홈페이지 속 던파 매거진 시리즈를 통해 각 파트 담당자들이 직접 바칼 레이드 제작 과정을 소개하고, 완성까지 있었던 고충과 뒷이야기를 밝히면서 유저와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트 담당자들의 이야기는 주목도가 남다르다. 개발사 네오플이 국내 최고의 '도트 명가'로 꼽힐 만큼 우수한 아트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 아트 제작노트에서는 폭룡왕과의 강렬한 첫 대면부터 폭룡왕이 머무는 천계 모습, 바칼을 모시는 매력적인 보스들과 천계 연합군 구현까지 다채로운 소개를 가졌다.

폭룡왕 바칼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유저가 많은 만큼, 위엄 있는 첫 등장 연출이 중요했다. 이를 위해 아트 팀은 바칼의 얼굴 위를 지나가는 유리조각에 바칼의 드래곤 형상이 비치는 것을 포인트로 잡았다. 

연출 의도에 맞춰 완성된 바칼의 도트에 유리조각의 위치와 속도를 설정해준다. 그리고 부서지는 유리조각의 속도에 맞춰 와인과 바칼의 기운을 뿌려주고 효과들이 어색해 보이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마지막으로 인게임 카메라의 움직임이 어떤 식으로 들어갈지 고려하며 시안 작업을 끝냈다.

바칼의 모션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표현한 부분은 무투파 캐릭터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역동성이었다. 외형 컬러 톤이 어둡기 때문에, 바칼의 실루엣만으로도 액션이 확실히 구분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했다.

바칼의 변신은 첫 등장과 더불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였지만, 플레이 템포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했다. 실내에서 실외로 필드가 전환되며 넓게 펼쳐진 바칼 궁을 배경으로 최종 전투를 맞이해야 하기에 사실상 두 번째 등장을 만드는 것과 같은 부담이었다.

2D 횡스크롤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시도로, 화면이 회전하는 연출과 화면 바깥으로 튀어나올듯이 다가오는 바칼을 표현했다. 눈빛에 불꽃 효과를 주어 바칼이 용으로 변하는 과정을 짧지만 강렬한 대비를 주어 완성했다. 도트와 이펙트의 협업이 만들어낸 명장면이었다.

바칼이 머무는 천계 배경은 크게 두 가지를 메인 키워드로 정했다고 밝혔다. "바칼에 의해 오랫동안 점령당한 천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바칼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문화와 양식 및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을까?"가 핵심 질문이었다.

성 내부는 바칼의 권력이 표면적으로 드러날 수 있게 석조 양식을 적극 차용했다. 부서진 건화문 입구 주위로 불타오르는 전장의 참상과 천계인의 강한 승리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그에 맞는 오브젝트를 구상했으며, NPC 배치도 고려해 동선을 맞춰 제작했다.

극대화된 천계의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밝은 미래의 천계와 대비되는 어두운 채도를 주 색으로 삼았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내부 표현을 위해 바칼의 궁을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높은 곳으로 오르는 듯한 동선을 만들기도 했다.

서사의 하이라이트 지점에서는 광활한 전쟁의 폐허를 담을 수 있게 카메라 해상도를 확장하고, 세부 디테일 표현을 줄여 전투가 가시적으로 보이도록 원경을 표현하는 연출 기법도 사용됐다. 찬란한 바칼의 시대가 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효과도 있었다.

기존 천계와 달라 보이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맵 구성도 작업을 통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궁의 모습을 미리 구상해 각각의 던전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또 전투 가시성을 위해 배경톤을 통일시켜 오브젝트가 튀어 보이지 않는 채도와 형태로 작업했다.

바칼 레이드 정보 표시를 향한 고민도 깊었다. 상황판에 던전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방과 상황을 보여줘야 하므로 굉장히 복잡한 형태의 레이드다. 표시할 정보가 많아 기존 레이드에서 상황판에 표시되던 공대원 리스트를 표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공대원 리스트를 아예 따로 분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화면을 가리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접고 펼치는 방식으로 만든 것. 최소 화면 사이즈인 800x600(4:3)은 공대원 리스트를 펼치면 상황판과 많이 겹쳐서 둘 중 하나밖에 볼 수 없지만, 1067x600(16:9) 와이드 모드에서는 상황판과 공대원 리스트 모두 펼쳐도 겹치는 부분이 없다.

바칼의 드래곤 변신 역시 상황판에 담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초기는 바칼의 불꽃으로 지도가 불타는 연출을 생각했지만, 다른 상황판 정보 가시성을 해치게 되어 짧고 강렬한 심볼 변신 연출을 택했다.

레이드 상황판에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정보의 가시성이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하나의 던전인지, 각 용들의 영향이 미치는 구역, 각각의 몬스터의 상태, 파티의 위치, 위험 상황의 표시 등 끝없는 고민 끝에 이번 상황판을 연출할 수 있었다.

그밖에도 아트 팀은 격룡 브루트와 사룡 스피라찌 등 바칼 주변의 보스들, 사룡의 독기가 스며든 땅 연출, 연합사령관 이리네의 설정 원화 등 다양한 정보를 공개했다. 도트 장인으로서의 면모를 뚜렷하게 보여준 제작노트는 다음 회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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