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불통'으로 비판 나오던 게임들, 과감한 소통으로 돌아서

[게임플] 라이브 방송을 통한 유저와의 소통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과거 '일방통행'으로 점철된 게임계 운영 행태에 비해 극적인 변화다. 

2019년까지 국내 게임계에서 라이브 방송은 극히 드물었다.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유저 간담회를 여는 것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숫자가 제한되는 것은 당연했다. 수천 명, 혹은 수만 명 이상의 유저가 동시에 제공받는 방송은 업데이트 내용 소개 영상 정도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택트'가 떠오르면서 온라인 방송 빈도는 늘었다. 그러나 실시간 방송 비중은 여전히 높지 않았다.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쇼케이스 방송을 통해 많은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그중 상당수는 생방송이 아닌 사전녹화 영상을 일방적으로 송출하는 데 그쳤다. 현장감도 떨어졌고, 유저들은 자기 의견을 표출해도 운영진에게 닿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때 불통으로 비판 받던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디렉터는 이제 소통의 아이콘이 됐다
한때 불통으로 비판 받던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디렉터는 이제 소통의 아이콘이 됐다

게임계가 실시간 방송을 꺼린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높은 리스크'였다. 실시간으로 날 선 비판을 마주하면서 대답해야 하는 환경은 출연진의 피로도가 매우 높다. 그 과정에서 말을 실수할 경우 되돌릴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두려운 지점이었다.

2021년 들어서면서 "변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각종 게임에서 불거진 유저들의 항의와 트럭 시위가 이어지면서였다. 소통 부재로 인해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의 게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플레이 환경을 해치는 업데이트가 분노를 샀던 것이다.

논란 뒤 이어진 유저 간담회 중 대부분은 운영진과 유저 사이에 놓인 거대한 인식의 벽을 느끼면서 끝났다. 다수의 유저들이 어떤 게임을 바라는지, 좋아하는 게임의 형태는 어떤 것인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이는 쌍방향 소통이 필요하다는 문제 인식으로 이어졌다.

실시간 소통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파이널판타지14 레터라이브'
실시간 소통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파이널판타지14 레터라이브'

해외 온라인게임 중 이런 소통의 표준을 만든 선구자적 게임은 '파이널판타지14'였다. 2015년부터 주기적으로 '레터라이브'를 진행해 요시다 나오키 PD가 직접 출연하고, 내부의 세부 계획을 알리는 한편 실시간 유저 채팅과 교감하면서 의견을 수렴해나갔다.

이런 구조와 감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장본인이'로스트아크'의 금강선 디렉터였다. 실시간 채팅 반응과 함께 진행한 '로아온'에 더불어 디렉터 본인이 종종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중간 상황을 공유했다. 운영의 시작은 마음이 통하는 것이라는 원칙을 수립한 것이다.

홍역을 겪은 국내 게임계는 놀라운 속도로 실시간 소통을 늘려나갔다.  넥슨 게임들이 대표적이다. 실시간 방송을 전혀 하지 않았던  '메이플스토리'는 이제 강원기 디렉터를 또 하나의 인플루언서로 부를 만큼 라이브 소통에 익숙해졌다. '마비노기' 역시 18년을 통틀어 최초의 라이브 토크를 이달 실시하면서 최근 변화를 상징했다.

그밖에도 평균 이상의 운영을 보여주는 게임들은 실시간 방송을 기본적으로 활발히 진행한다.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도 대표적인 사례다. 매번 개발자가 출연해 실시간으로 차후 계획을 발표하고, 잘못된 업데이트로 여론이 좋지 않을 때도 적극적으로 나서 진화하고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수많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이 현재 라이브 방송 신설을 논의하고, 이미 준비 단계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갈등의 해소는 대화에서 출발한다. '기본'으로 자리잡은 실시간 방송 소통이 변화시킬 게임 문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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