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17일 전 일방적 통보, 콘텐츠 물가 급등 어쩌나"

[게임플] 애플이 사전 논의 없이 앱스토어 인앱결제 비용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직격탄이 예고된다.

애플은 지난 19일, 애플 앱스토어 입점 개발사들에게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의 결제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인상 시기는 10월 5일이다.

주요 가격 인상 지역은 한국을 비롯해 칠레, 이집트, 일본, 말레이지아, 파키스탄, 폴란드, 스웨덴, 베트남 등이다. 그밖에 유로화를 사용하는 모든 유럽 지역도 대상에 포함된다. 수익금은 변동률에 따라 조정되며 세금 제외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애플 앱스토어는 앱과 인앱 상품 가격을 사업자가 세밀하게 정할 수 없다. 애플에서 책정한 티어 단위 가격 중에서 선택해 판매해야 하며, 기존 최소 가격인 0.99달러(1티어)은 1,200원이었다. 

한국 앱스토어에서 인상되는 1티어 가격은 1,500원으로, 인상률은 25%다. 그밖에도 2티어는 2,500원에서 3,000원, 5티어는 5,900원에서 7,500원 등 티어마다 약 20%~30%의 인상이 나타난다. 이대로 가격이 오를 경우 곧 소비자의 지출 증가로 이어진다.

애플은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업계 및 외신에서 꼽는 가장 유력한 이유는 환율 급변동으로 인한 달러 초강세다. 실제 비용 인상이 발표된 지역들은 달러 환율이 급등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엔화 가치가 특히 떨어진 일본은 평균 30%에 달하는 인상률을 보였다.

화폐 가치가 떨어진 지역에서의 수수료 수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강제로 끌어올리는 방법이 가장 쉽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기습적으로 인상이 발표되면서 사업자들의 원성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애플이 생신한 티어별 원화 가격표 중 일부
최근 애플이 생신한 티어별 원화 가격표 중 일부

인상 뒤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게임, 웹툰, 웹소설 등 인앱결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콘텐츠 분야다. 최소 가격으로 콘텐츠의 개별 구매를 제공해온 경우가 많다. 1,200원에서 1,500원으로의 인상은 소비자 입장에서 치명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묶음 상품 역시 인상 기준에 발맞춰 같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게임계 역시 유탄을 맞을 위험에 전전긍긍이다. 특히 저렴한 상품 위주로 많은 유저에게 서비스하는 전략을 취하는 '박리다매'형 게임 운영사들은 상품 구조와 내용물을 크게 개편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게임계 관계자는 "기존 정책만 해도 가격을 유연하게 정할 수 없다는 점 등으로 인해 ios 서비스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우리 의지와 관계 없이 강제로 가격을 올려 받아야 할 판국이라 당혹스러운 분위기"라면서 "기한을 코앞에 두고 이유도 말해주지 않는 일방적 통보는 부당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또다른 개발자는 "만일 달러 강세로 인해 가격을 조정한 것이라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을 경우 다시 인하해야겠지만 애플이 그럴 것이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면서 "외부 환경으로 인한 손해를 모두 소비자에게만 전가하려는 것으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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