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개월차 히트2, 긍정적 성과 유지 중
향후 서비스에서도 초기 방향성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 있어

[게임플] 넥슨의 모바일 MMORPG, ‘히트2’가 정식 서비스 1개월을 맞이했다.

히트2는 출시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받는 신작이었다. 넥슨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모바일 MMORPG였고 'V4'로 MMORPG 제작 역량을 증명한 박용현 사단의 신작이었다. 무엇보다 넥슨게임즈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개한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둬, 기대치를 채울 필요가 있었다. 

지난 8월 25일 출시 이후 1개월이 지난 지금, 히트2의 매출 순위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을 선점했던 ‘리니지W’를 일순 밀어내고 매출 1위를 달성한 이후에도 줄곧 Top3 이내의 성적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 기반을 충분히 갖춘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히트2는 뚜렷한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게임이었다. 전작의 세계관과 특징들을 계승하고 대규모 공성전을 핵심 콘텐츠로 소개했으며, 특히 독특한 시스템을 곁들인 ‘선’을 지키는 MMORPG임을 강조했다. 

현재 성적을 감안했을 때 히트2의 전략은 성공적이다. 출시 전 우려됐던 신규 시스템의 부작용은 문제되지 않았으며, 성장 도중 불합리한 과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다. 실제로 시즌 패스, 더 나아가 반지 패키지 정도면 키키3 서버 기준 400~500위권에서 게임을 즐기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100% 만족스럽단 이야기는 아니다. 히트2는 전작의 특징 계승과 MMORPG의 재미, 대규모 공성전 요소를 강조했다. 다만 유저 입장에서 세계관과 캐릭터 외 공통점은 찾기 어렵고 다른 유저와 함께 즐기는 콘텐츠 역시 모호하게 느껴진다. 

1개월간의 히트2 플레이를 되짚으며, 게임에 대한 감상과 향후 조명이 필요한 방향을 살펴봤다. 

우선 히트2는 전작의 완전한 계승작이라 보긴 어렵다. 전작을 기억하는 유저 입장에서 두 게임간의 공통점은 세계관과 클래스 특징 정도다. 전작과 달리 액션에 중점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히트2는 후속작이 아닌, 원작 IP의 MMORPG 외전에 가깝다. 히트를 기억하는 팬에겐 신선함보다 아쉬움이 컸을 장르 전환이다. 

하지만 비교적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모바일 MMORPG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과도한 과금 유도다. 신규 콘텐츠에 돌입하려면 일정 수준까지 성장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과금하지 않으면, 진입 시기가 매우 늦어지거나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단적으로 히트2는 빈손으로 시작해도 되는 게임이다. 일반적인 유료 버프형 상품도 없고 장비 뽑기도 없다. 성장에 필요한 장비는 제작 및 사냥으로 획득 가능하다. 시즌 패스와 반지 패키지가 상당히 유용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선택일 뿐 없어도 성장에는 무방하다. 당초에 약속했던 합리적인 ‘선’을 지키며 성과를 거두는 부분은 게임에 대한 신뢰와 향후 방향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다만 40레벨 이후 성장을 통한 재미는 점차 줄어든다. 방치 모드로 부담을 한결 덜어냈지만, 여전히 레벨업에는 막대한 시간이 필요하다. 모바일 MMORPG 특성상 단점으로 지적하긴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뚜렷한 엔드 콘텐츠가 없는 현 상황에서 목적 없이 성장만 거듭하는 과정은 지루하다. 

이에 히트2는 공성전을 전개할 계획이나, 이 또한 대다수의 유저들에겐 해당 사항이 없는 업데이트로 보인다. 개발진이 발표한 공성전 입찰에 참여 가능한 길드 순위는 50위로, 이중 9개의 길드가 에테르를 기부한 순위에 따라 공성전에 참여하게 된다. 실질적으로 공성전은 상위 9개 길드만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뜻이다. 

때문에 무소과금 유저들은 후반 구간으로 갈수록, 히트2가 합리적인 게임이란 이미지를 갖기 어려워진다. 게임을 플레이할 순 있다. 하지만 대다수 유저들이 핵심 콘텐츠인 공성전에는 현실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 또한 파티 플레이 메리트가 적고 관련 콘텐츠도 부족한 상황이기에, 무소과금 유저들이 MMORPG의 매력을 느낄 기회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배경에서 28일 추가될 첫 번째 대형 업데이트 ‘잿빛의 흉터’는 장기 흥행 여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데이트는 공성전과 영지 보스, 길드, 편의성 개선 등 유저들이 건의했던 대다수의 사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중에는 길드 콘텐츠와 신규 시즌 패스 등 최상위권 이외의 대다수 유저들이 관심을 기울일만한 소식도 있다. 

신규 서버 ‘아르히’를 오픈하는 등 유저 유입은 꾸준히 이뤄지는 듯하다. 다만 MMORPG로서 히트2의 방향성을 유저들에게 명확히 어필할 필요는 있다. 게임의 근간이 기존 MMORPG와 차별화된 합리적인 ‘선’인데, 핵심 콘텐츠가 최고 수준의 경쟁을 요구하는 공성전이다. 게임이 두 가지 특징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히트2는 기존 모바일 MMORPG와 플레이 방식은 동일하지만 한결 여유로운 성장 방식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출시 전 발표와 인게임을 비교했을 때 모두가 만족하는 완성도는 아니었을지라도, 장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음을 순위로 증명했다. 

독특한 포지션과 시도로 변화를 준 게임이기에, 공성전과 파티 콘텐츠에 목말라하는 유저들을 위한 관리는 꾸준히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로드맵으로 길드 관련 업데이트와 서버간 월드 콘텐츠, 성장 부스팅 지원 등을 예고한 것을 감안하면 개발진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1개월간 히트2는 시장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내세웠다. 이제는 자리를 굳히기 위해 완성도를 보강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신규 콘텐츠와 더불어 게임이 처음 강조했던 방향성에도 무게를 두고 다음 행보를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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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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