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카이브, 코노스바 모바일 등 유저 마음 잡고 이미지 높여

[게임플] 유저 마음을 얼마나 잘 아느냐, 그리고 운영하는 게임에 얼마나 애정을 붙이느냐. 게임 운영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잡은 화두다.

특히 서브컬처 게임은 운영 이해도가 중시된다. 게임마다 방향과 감성이 조금씩 다르고, 캐릭터 및 스토리에 몰입하는 것이 유저들이 가지는 재미 중 하나다. 기본적인 게임 정보와 설정은 물론, IP 전체에 걸쳐 방대한 지식을 가진 코어 유저의 비중이 높은 분야다. 

서브컬처 게임이 성장을 거듭한 끝에 주류에 가까운 규모를 형성하자, 게임사의 이해도와 정성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투명하게 소통하고 게임을 함께 이해하는 노력이 동반될 경우 '시위 트럭'이 '커피 트럭'으로 변모하는 사례도 있다. 

넥슨은 한때 모바일 서브컬처 분야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관련 노하우를 가진 인력이 많지 않았고, 개발과 운영 양쪽에서 유저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명확한 이해 없이 서브컬처 개발을 추진했다가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M.O.E)'처럼 아픈 기억만 남고 사라진 과거도 있었다. 

그런 넥슨이 점차 달라졌다. 수년 전부터 서브컬처에 조예가 깊은 핵심 개발자를 영입하고, 실제 게임을 즐기는 인력으로 팀을 구성하면서 생긴 변화다. 변화가 피부로 와닿은 기점은 지난해였다.

코믹월드까지 찾아가 팬들에게 음료수를 나눠준 김용하 EPD
코믹월드까지 찾아가 팬들에게 음료수를 나눠준 김용하 EPD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는 과거 '큐라레: 마법도서관'을 개발한 김용하 EPD를 중심으로 개발이 이루어졌다. 과거 NDC에서 '모에론'을 주제로 단상에 올라 명강연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고, 커리어 내내 서브컬처에 대한 전문성을 강력하게 드러내 주목을 받은 개발자다.

2021년 일본에 이어 한국에 블루 아카이브가 출시되면서, 서브컬처가 소수 마니아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한 꺼풀 벗겨지는 계기가 탄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접속자와 화제성이었다. 장르 본고장으로 불리는 일본에서조차 2차 창작이 기록적으로 쏟아지면서 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로 최대한 많은 유저가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든 것이 주요했다.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를 비롯한 스토리 팀이 만들어낸 매력적인 이야기, 개성을 넘어 놀라움이 느껴지는 특징을 지닌 캐릭터들이 유저들의 애정을 잡아끌었다. 

높은 이해도는 운영으로도 이어졌다. 김용하 EPD와 차민서 PD가 서울 코믹월드 현장을 깜짝 방문해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고, 평소에도 꾸준한 소통과 유저 의견 반영으로 게임을 빠르게 발전시켰다. 핵심 개발자들의 애정이 곧 유저들의 애정에 닿은 것이다.

출시 100일 등 기념일에 성우들을 초청해 따로 방송을 구성하는 코노스바 모바일
출시 100일 등 기념일에 성우들을 초청해 따로 방송을 구성하는 코노스바 모바일

넥슨의 운영 호평은 자체 개발작뿐이 아니다. 외부 퍼블리싱 게임 역시 최대한의 이해도와 성의를 보여주면서 유저 만족도와 자사 이미지를 동시에 올렸다.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이하 코노스바 모바일)'은 실적에서 크게 기대받는 게임이 아니었다. 인기 소설이자 애니메이션 '이 멋진 세계의 축복을!(코노스바)'을 원작으로 개발됐지만 일본 현지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넥슨은 이 게임의 국내 및 글로벌 서비스를 지난해 8월 시작했다. 그리고 출시 타이밍에 발맞춰 코노스바 애니메이션 재방영을 다양한 매체에서 실시했다. 한국어 음성 더빙까지 작업했다. 최대한 많은 유저층을 만들어내려는 취지에서 나온 정성이었다. 물론 게임에서도 한국어 더빙을 지원했다.

운영 단계에 접어들자 유저 만족도는 더욱 올랐다. 간혹 이슈가 생기더라도 빠른 대처와 보상으로 해결 능력을 입증했다. 일본 서버에서도 없었던 무료 뽑기 이벤트, 기념일마다 이어지는 특별 감사와 선물, 유저들이 원할 때 이루어지는 재화 지원 등으로 좋은 운영의 표본을 보였다.

결국 코노스바 모바일은 지금까지 최고의 운영 만족도를 이끌어냈으며, 접속자 수도 기대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비록 획기적인 실적을 가져다주는 게임은 아니지만 넥슨의 이미지와 운영 신뢰도를 크게 올리는 소중한 계기를 만들어냈다.

한때 게임사가 기업 이미지를 챙겨도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제는 다르다. 유저들의 눈높이는 크게 올랐고, 서로간 정보 공유 속도는 매우 빨라졌다. 운영을 향한 신뢰는 차후 신작 서비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극적인 운영 변화를 보여준 넥슨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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