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독점' 완화하는 참신한 시스템... 근본적 안전 파밍도 마련

[게임플] 흔한 게임처럼 보였지만 흔하지 않다. '히트2'의 신선한 시도가 출시 전부터 눈길을 끈다.

히트2는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하는 모바일-PC 기반 신작 MMORPG로, 전작 '히트' 세계관을 이어가면서 공성전과 대규모 필드 전투 중심의 새로운 게임성을 준비한다. 그중에서도 ‘조율자의 제단’,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 등 독자적인 참여 시스템을 발표해 차별화를 드러냈다.

조율자의 제단에서 주목할 키워드는 'PK', 유저 상대 킬이었다. 공성전과 분쟁 중심 RPG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각자의 힘을 확인하고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는 한편, 돌발 변수가 이어지면서 유저와 세력간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시작점이다. 

그러나 PK는 무과금 및 신규 유저의 진입을 막는 장벽이 되기도 했다. 앞서 성장한 세력이 상급 지역 전체를 통제하고 사냥이 불가능하도록 학살하는 '사다리 걷어차기' 현상이 빈번히 발생했다. 히트2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성전을 표방한 이상, 라이트 유저의 성장 보호는 필연적인 과제였다. 

히트2가 제시한 PK 시스템은 이전에 보지 못한 안전 장치를 대량 달고 있었다. 첫째는 채널 분할, 여기까지는 RPG가 흔하게 쓰는 방식이다. 하지만 투표를 통해 채널별 환경이 달라지는 아이디어는 독보적으로 참신하다.

'HARD(하드)' 채널은 언제나 PK가 가능한 대신 경험치와 아이템 드랍률이 높다. 보스 몬스터를 처지하면 추가 보상도 얻는다. 1채널은 PK 가능 여부를 투표로 정한다. '가능'으로 정해지면 하드 채널처럼 보스 추가 보상을 얻는다.

재미있는 것은 2채널 이후다. 투표 결과에 따라 채널 환경을 정하는데, 어떤 규칙이 되어도 보스는 등장하지 않는다. 조율자의 제단을 통한 투표는 PK 유무부터 시작해 PK 패널티, 부활 방식 등 게임의 핵심 시스템까지 조정할 수 있다.

얼핏 보면 보스가 등장하지 않는 사냥터가 무슨 의미냐고 물을 수 있다. 또한 투표를 통해 PK가 정해지면 결국 보호가 어려운 것 아니겠냐는 의문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취지 그대로 돌아갈 경우, 최소한의 성장 루트가 보장된다는 결정적 장점이 생긴다.

그동안 PvP MMORPG들은 한 필드에 일반 사냥터와 보스 몬스터가 공존했다. 그중 보스는 보통 강력한 세력이 차지하게 되는 전리품이다. 후발 유저는 보스와 사냥터를 동시에 차단당하면서 성장이 막히는 경우가 흔했다. 그럴 때 남는 답은 과금뿐이었다.

반면 히트2의 투표 시스템은 소수의 최상위 집단이 모든 결정권을 틀어쥐고 PK를 설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넥슨에 따르면 투표권은 모든 유저에게 동등하게 주어지며, 과금 없이 인게임 플레이인 '일일 퀘스트'만으로 얻는다. 

시세가 매력적일 경우 거래소를 통해 투표권을 판매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투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일반 유저들이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방식이다. 투표는 일주일 단위로 실시되기 때문에 빠른 템포로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 

또한 모든 채널의 PK가 가능하도록 정해지더라도, 통제 세력 입장에서 보스 몬스터가 없는 채널까지 힘들게 개입할 메리트는 없다. 결국 다수의 유저들이 안전하게 사냥터를 통해 성장을 취하고, 기존 세력보다 훨씬 많은 유저가 떠오르면서 세력의 균형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히트2의 PK 투표와 채널 분화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고인물' 현상에 시달리던 기존 MMORPG에게 거대 전환점이 찾아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대한 많은 유저를 끌어들여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려는 소망은 모든 게임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 서버에 그런 순환이 가능한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서버 신설 및 이전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면서 소프트 리셋 효과를 노리는 것이 최선이다. 

히트2는 그동안 없던 시스템을 다수 꺼내들었다. 그 결과 흔해 보였던 공성전 RPG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완성되고 있다. 넥슨게임즈의 그간 노하우가 진정 '모두가 참여하는 RPG'로 재탄생될까. 8월 25일 정식 출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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