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과 패스 시스템, 템포, 콘텐츠까지 모든 분야에서 '재미' 재설계

[게임플] 가격은 무료가 되고, 재미는 더욱 고급스럽다.

폴가이즈는 지난달 21일 무료 플레이로 전환됐다. 닌텐도 스위치, 엑스박스 원, 엑스박스 시리즈 S/X, PS4/PS5, 그리고 PC 에픽게임즈 스토어까지. 상상 가능한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접근 가능하다는 것은 획기적인 장점이었다. 물론 크로스 플레이도 완벽하게 지원했다. 

무료화 이후 48시간 만에 2천만 명, 2주 만에 5천만 명 이용자도 게임 파급력을 입증하는 지표다. 전 세계 재흥행과 맞물려 국내 화제성도 커졌다. PC방 점유율 역시 꾸준히 올라 어느덧 20위권 전후로 접근했다.

오랜만에 직접 접속한 폴가이즈는 조금 낯설기도 했다. 상점을 열자 처음 보는 코스튬이 우수수 쏟아졌다. 시즌 패스와 업적 보상은 쉬지 않고 들어왔다. 특히 시즌 패스는 자연스럽게 사주고 싶을 만큼 구매 보상이 탄탄하다.

처음엔 다이빙 키와 잡기 키도 기억이 가물가물해 수상한 움직임으로 돌아다니다가 떨어지기 일쑤였다. 처음 보는 맵에서는 다른 캐릭터들이 빛의 속도로 추월해 지나가면서 "왜 이렇게 사람들 실력이 늘었지?" 라는 생각에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응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폴가이즈의 최대 장점이다. 가끔씩, 혹은 1년이 지나 접속해도 본래 그 맛을 찾아가는 속도가 빠르다. 열 판을 넘기지 않아 우승도 차지할 수 있었다. 원래 '롤 아웃'은 가장 자신 있는 맵이었는데, 그 감각은 여전했다.

탈락하더라도 크게 불쾌하지 않았다. 솔로 쇼에서 팀 대결이 사라진 것은 최고의 한 수였다. '내가 잘 했는데 억울하게 떨어져야 하는' 상황을 최대한 배제한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문으로 돌진'이나 '살금살금' 같은 눈치 맵에서 억울함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눈치와 타이밍도 결국 능력 중 하나이니까.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스쿼드 플레이가 재미있어졌다는 것이다. 각자 플레이 기록을 합산해 진출과 탈락을 가리는 만큼, 자신이 먼저 들어오고 나서도 팀원의 질주를 응원하는 맛이 있었다. 랜덤 매칭으로도 괜찮았고, 친구와 듀오나 스쿼드로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파티 게임이다.

육각 링은 아직 적응이 필요하다... 여기서 수많은 우승을 놓쳤다
육각 링은 아직 적응이 필요하다... 여기서 수많은 우승을 놓쳤다

폴가이즈가 달라진 것은 무료 접속만이 아니었다.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개편했다. 스트레스는 줄었고, 템포는 빨라졌으며, 우승과 보상으로 얻는 성취감은 커졌다. 

초보 유저 입장에서도 게임에 편하게 스며들 요소가 많다. 모든 구간에서 매칭이 굉장히 빨라졌고, 퀘스트도 우승보다는 플레이 자체에 중점을 많이 두기 때문에 서투르게 게임해도 많은 것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폴가이즈에 쌓인 맵은 방대하다. 같은 맵 중복 가능성이 줄었고, 같은 맵이라도 새로운 부가 옵션이 튀어나온다. 매번 색다른 경험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조작에 자신 없는 유저라도 경험이 쌓일수록 판단력을 이용해 좋은 성적을 거둘 여지가 늘어났다.

매일 접속해 한두 판 플레이하고 신규 코스튬만 구경해도 즐거운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코스튬은 귀엽거나, 우스꽝스럽거나, 때로 멋지다. 그런 신규 디자인이 며칠 간격으로 쉬지 않고 업데이트된다. 수익과 유저 만족을 동시에 잡겠다는 개발진의 노력이 읽힌다.

폴가이즈는 다시 대세 게임이 됐다. 퇴근 뒤 씻고 나서 가벼운 폴가이즈 한 판, 혹은 친구와 음성채팅으로 만나 듀오 한 판. 이 루틴이 일상 생활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게임을 최대한 가볍게 재설계한 결과다. 당장, 오늘 고질라 코스튬을 살지 말지부터 행복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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