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을 적신 감동 스토리' 로스트아크 첫 번째 대단원의 막 내려

[게임플] 지난 27일 로스트아크 팬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천공의 대륙 '엘가시아'로 향하는 문이 열렸습니다. (해당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엘가시아는 베아트리스, 니나브와 같은 라제니스 종족의 고향입니다. 마지막 아크의 비밀이 숨겨진 장소이자, 시즌2 '꿈꾸지 않는 자들의 낙원'의 대단원을 장식할 무대이기도 하죠.

엘가시아 스토리는 베른 성에 나타난 NPC '태양 기사단 라엘'과의 대화를 통해 '꿈꾸지 않는 자들의 낙원' 퀘스트를 수주하면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기자 또한 설레는 마음으로 업데이트 점검이 끝나자마자 베른 성으로 달려갔죠. 니나브는 파파를 통해 '속삭이는 작은 섬'으로 와달라고 전합니다. 파파를 타고 이동하면 될 듯한데 굳이 배를 타게 만드네요.

속삭이는 작은 섬에서 조우한 니나브는 카단과 함께 알비온을 타고 '아르카디아'가 지키고 있는 낙원의 문으로 향하자고 말합니다.

이동할 때마다 알비온에게 부탁하는 니나브의 모습과 니나브에게 부비적대면서 부탁을 들어주는 알비온의 모습은 정말 귀여웠어요.

낙원의 문 봉인이 해제되자 엘가시아로 향하는 길이 곧바로 열렸습니다. 알비온을 타고 가면서 자신의 고향을 신나게 자랑하는 니나브의 모습은 수백년 살아왔음에도 여전히 순수한 어린이와 같았죠.

엘가시아는 마치 마블 영화 '토르'에 등장하는 '아스가르드'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와 디자인을 자랑했습니다. 건축물과 기술력은 실린들의 문명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더 가공·발전된 느낌이랄까? 웅장한 분위기로는 로헨델, 베른 성을 압도했어요.

엘가시아에 도착하면 카단은 단독 행동을 하겠다며 헤어집니다. 예전에는 정말 무뚝뚝하고 친근함이라고는 정말 찾아볼 수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 조금씩 마음을 열어준 것인지 서로의 신뢰도가 어느 정도 쌓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카단이 떠나자 눈 앞에는 잘 생긴 라제니스가 니나브를 반깁니다. 그의 이름은 '아자키엘'. 니나브를 비롯한 5명의 '라제니스의 검' 중 한 명으로 엘가시아를 수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자신을 소개하네요.

이후 니나브와 함께 엘가시아의 수도 '아리안오브' 곳곳을 둘러봅니다. 니나브의 집도 구경할 수 있었어요. (니나브는 넓은 집이 있는 승리자였다는 사실에 자괴감도 들었죠.) 아늑했지만 오래 자리를 비운 탓인지 박물관과 같은 느낌도 들었죠. 

한창 구경을 하다가 라제니스의 검 원탁 회의가 소집되어 동행합니다. 여기서 엘가시아 전조 퀘스트에서 카마인과 마주한 라제니스가 '라우리엘'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니나브의 표정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5명의 라제니스의 검 중 한 명인 '디오게네스' 대신 '프리우나'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프리우나는 만나자마자 머리를 쥐어박고 싶어질 정도로 더러운 인성을 보여 기자에게도 첫 인상이 좋진 않습니다. 언젠가 꼭 싸워볼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한 자리에 모인 라제니스의 검들은 루페온의 신탁을 함께 마주합니다. 아크라시아를 위해 이번에는 함께 싸워야 한다는 니나브의 조언과 다르게 신탁에서는 그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말라는 메시지가 적혀있었죠.

이를 보며 루테란이 왜 엘가시아에서 위화감을 느꼈는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휘권을 가진 라우리엘이 수상해 보이는 것도 쉽게 알아챌 수 있었어요.

이제부터 엘가시아의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사실 판타지 영화 혹은 파이널판타지14,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대작 MMORPG를 즐겨왔다면 전개 과정의 분위기로도 어떤 내용인지 예측할 수 있는 전개습니다.

하지만 반전을 담아낸 던전 '카양겔'과 클라이막스 파트는 오로지 로스트아크만이 선보일 수 있는 연출로 눈을 호강시켰고 그로 인해 느껴진 감동은 MMORPG 경험 중 최고의 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베른 남부 스토리가 10점 기준 8점이라면 엘가시아 스토리는 감히 10점을 줄 수 있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10점을 주고 싶은 완벽한 전개와 마무리 그리고 감동이었거든요. 1차 CBT부터 동고동락했던 게임이라 감정이 깊어지기도 했죠.

로스트아크를 꾸준하게 즐겨왔던,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아마 엘가시아 스토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눈물을 흘린 타이밍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기자도 마찬가지었거든요.

그리고 그 눈물 포인트는 각자 다를테죠. 로스트아크 인기 인플루언서 '로마러' 유저는 "아크를 모두 모은 후 흘러나온 BGM과 핵심 NPC들이 순차적으로 클로즈업 되는 장면이 아직도 아른거린다"고 답했습니다.

기자의 경우 마지막 아크를 찾은 후 베아트리스를 만났을 때 처음 눈물이 나더라고요. 로스트아크에서 가장 좋아하는 NPC가 이스테르 스토리 이후 이용자들에게 흑막으로 지목받는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고 제발 흑막이 아니길 바랐거든요.

이스테르 스토리 이후 매번 차가운 눈과 목소리로 대했던 베아트리스가 흑막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긴장이 풀렸을 수도, 트리시온을 개방할 때 그녀가 따뜻한 눈길로 대한 덕분일지도, 감미로운 멜로디의 영향일지도 모르지만 여러 비밀을 접하면서 고조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습니다.

에버그레이스를 만나 3년 만에 '아크를 찾아서'라는 퀘스트가 완료되어 사라졌을 땐 그동안 로스트아크 커뮤니티 기자로 활동했을 때부터 시작해 게임 속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지금 이 자리에서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들이 뇌리에 스쳐 지나갔죠.

두 번째 눈물 포인트는 다음날 월드 퀘스트를 진행할 때였습니다. 니나브는 세상을 떠난 라우리엘의 방에서 자신과 베아트리스가 어렸을 때 라우리엘과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합니다. 둘은 라우리엘의 가르침 아래 자라온 것.

아무리 라우리엘이 수억 분의 1 확률로 찾아낸 올바른 미래를 위한 길이라 해도, 엘가시아를 수호하는 '라제니스의 검'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라 해도 라우리엘을 향해 파르쿠나스의 활시위를 당겨야했던 니나브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상상할 수 없었죠.

그리고 그 사진을 베아트리스에게 전달합니다. 사실 트리시온이 개방될 때 니나브와 베아트리스가 서로 만나 안아주는 장면이 그려졌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쉽게도 그런 장면은 연출되지 않아 아쉬웠어요.

사진을 본 베아트리스는 지금껏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눈물을 흘립니다.

라우리엘을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슬픔이겠지만, 이제는 베아트리스가 플레이어 앞에서 눈물을 보일 수 있을 만큼 마음의 거리를 좁혔다는 것을 의미하는 부분이라 기자도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생각해 보니까 호감도 '신뢰' 단계인데... 그것도 로스트아크에서 가장 먼저 신뢰를 달성한 NPC인데... 그 당시 호감도 신뢰 달성은 진짜 힘든 일이었는데... 이제서야? 역시 호감도 수치는 그저 보상을 위한 비즈니스 관계인가 봅니다. (눈물)

엘가시아 스토리를 마치고 12시간 이상 지난 지금도 여운이 가시지 않습니다. 리뷰를 작성하는 이 순간에도 7개의 아크가 모두 모여 트리시온이 개방될 때 삽입된 OST를 듣고 있죠.

이번 엘가시아 스토리를 총평하면 "개발팀이 이용자들에게 로스트아크와 함께 했던 좋은 시간, 아쉬운 시간, 불만 가득 했던 그 시간들에 대해 '고맙다'며 만족감 넘치는 보상을 주는 시간이었다"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베른 남부 이후 과연 그 연출과 감동을 뛰어넘는 스토리가 나올까?라는 의문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엘가시아를 보면서 개발팀이 "우리는 당신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어"라고 외치는 듯한 기분을 느꼈고 많은 이용자들의 평가만 봐도 그 목표는 성공적으로 달성됐습니다.

2022년 상반기 로드맵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는 엘가시아 애프터 스토리 이후 '플레체'와 '볼다이크'를 시작으로 스토리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스토리 마지막 부분에선 약 3년 만에 아만을 만나 짧막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만큼 그의 고향인 플레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아마 이제는 "엘가시아의 감동을 넘어설 수 있을까"라는 걱정보다 "엘가시아보다 더 큰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라는 기대감이 더 커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엘가시아 스토리는 게임에서 니나브, 카단, 베아트리스와의 신뢰가 더욱더 돈독하게 만든 만큼 현실에선 이용자들과 개발팀의 신뢰도 한층 더 강하게 만든 계기였다고 생각되는데요.

이 신뢰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강해지길 바라면서 다시 또 엘가시아 마지막 OST를 재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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